한담

아 내 . 36

도깨비-1 2007. 10. 16. 15:35
 


                      아 내 . 36


                         - 바람의 여정


생각하면

생각해보면

부끄럽거니와 또 죄스러워

지지리 복도 없는 당신

뒤로 넘어져도

그야말로 코가 깨진

모진 세월


자식이 무어라고

제 몸 망가지는 줄 모르고

그리 허망이 쓰러질 줄을 모르고,


무얼 어쩔 수 있다고

무슨 투사처럼 산 세월.

독립투사도 민주투사도 아닌

다만 살아있어야만 했던

당신


무얼 어쩔 수 있다고

무얼 어쩔 수 있었다고


복도 지지리 없어

남편 앞세운 모진 세월

눈물 반, 한숨 반

그래도 

농사중 제일 힘들다는

자식농사 다 잘 지어놓고

이젠 쉬어 갈만한 세월이었건만

뭐 그리도 바쁘신지


생각하면 할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지지리 복도 없는 당신 …


가는 길이라도

가는 곳이라도

쉽고 편안했으면


바람처럼

바람처럼

가벼웠으면

이젠

다 가벼웠으면



(2007. 10. 어느 어머니의 허망한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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