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 . 36
- 바람의 여정
생각하면
생각해보면
부끄럽거니와 또 죄스러워
지지리 복도 없는 당신
뒤로 넘어져도
그야말로 코가 깨진
모진 세월
자식이 무어라고
제 몸 망가지는 줄 모르고
그리 허망이 쓰러질 줄을 모르고,
무얼 어쩔 수 있다고
무슨 투사처럼 산 세월.
독립투사도 민주투사도 아닌
다만 살아있어야만 했던
당신
무얼 어쩔 수 있다고
무얼 어쩔 수 있었다고
복도 지지리 없어
남편 앞세운 모진 세월
눈물 반, 한숨 반
그래도
농사중 제일 힘들다는
자식농사 다 잘 지어놓고
이젠 쉬어 갈만한 세월이었건만
뭐 그리도 바쁘신지
생각하면 할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지지리 복도 없는 당신 …
가는 길이라도
가는 곳이라도
쉽고 편안했으면
바람처럼
바람처럼
가벼웠으면
이젠
다 가벼웠으면
(2007. 10. 어느 어머니의 허망한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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