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벌(沙伐) ․ 3
- 가을 들판
寒露․霜降
아침저녁의 한기가 깊은
가을 들녘입니다.
볏 잎들 사이
거미줄에 걸린 이슬방울이
영롱한 아침나절
햇살이 참 곱다 싶습니다.
벌판을 가로지르는 바람아래
열병식을 하듯
고개 숙인 벼 이삭들
물결이
어느 물결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이보다 넉넉할 수 있을까요
살랑살랑
이는 바람
오늘은 사벌들도 넓지요
그저 그 들판 가에
서있기만 하여도
저 끝자락
건너다 보기만하여도
좋으시지요?
벼메뚜기, 고추잠자리
논길을 뛰어다니던
그 아이들
그 재잘거림.
그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여기 어디
저기 어디
가을이 깊어
그리움이 깊어
더 넉넉한 모래 벌
오늘은 더 넓은 들판입니다.
(2007, 10, 16 - 딸아이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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