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

사벌(沙伐) ․ 3

도깨비-1 2007. 10. 16. 15:25

사벌(沙伐) ․ 3

  - 가을 들판


寒露․霜降

아침저녁의 한기가 깊은

가을 들녘입니다.


볏 잎들 사이

거미줄에 걸린 이슬방울이

영롱한 아침나절

햇살이 참 곱다 싶습니다.


벌판을 가로지르는 바람아래

열병식을 하듯

고개 숙인 벼 이삭들

물결이 

어느 물결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이보다 넉넉할 수 있을까요


살랑살랑 

이는 바람

오늘은 사벌들도 넓지요

그저 그 들판 가에

서있기만 하여도

저 끝자락

건너다 보기만하여도

좋으시지요?


벼메뚜기, 고추잠자리

논길을 뛰어다니던

그 아이들

그 재잘거림.

그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여기 어디

저기 어디


가을이 깊어

그리움이 깊어

더 넉넉한 모래 벌

오늘은 더 넓은 들판입니다.

 

  (2007, 10, 16 - 딸아이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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