祈禱
-바람의 흔적
바람 같은 세월
무슨 흔적 있으랴만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보면
당신 가까이 있음을 알겠습니다.
조금은 늦고, 또 조금 일러
서로 만나지 못해도
빗물에 젖어 흔들리는 가로수에서도
당신임을 믿겠습니다.
가고 오는 것이 세월이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엇갈린 삶이라 해도
누굴 탓하고, 무얼 탓하리.
한 세월에 같이 숨 쉬고 살았음만으로
고맙고, 또 고마워도 좋을 일
내 당신 그 간절함의 눈망울을 기억할 수 있다면,
야속한 세월 속에서 당신 잊지 않고 있을 수 있으면
어느 세월엔가 손잡을 수 있겠지요
내 당신 알고, 당신 내 안다면
일렁이는 파도에서도 당신임을
맑게 게인 하늘 한쪽 조각구름에서도
내 모습 당신 모습 찾을 수 있겠지요.
바람 같은 세월
바람 같은 세월 속에서도.
조금은 기다렸답니다.
응답하실 줄 알기 때문에,
당신 근처 서성이기도 했답니다.
부지런한 삶을 사는 당신임을 알기에
바람은 내 잠든 사이에도
여기서 거기까지
거기서 여기까지
불어오고 불어갔음을
믿고 또 본답니다.
간절함이 하늘 닿으면
간절함이 하늘에 닿을 수 있다면
여기 당신, 저기 당신
바람처럼 시공을 넘나들 텐데
사소한 인연도 간절함 이라면
당신은 하늘에 닿고
또 땅에서 넘치리.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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