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

기 도 - 바람의 흔적

도깨비-1 2008. 8. 5. 19:06
 

   祈禱

         -바람의 흔적


바람 같은 세월           

무슨 흔적 있으랴만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보면

당신 가까이 있음을 알겠습니다.

조금은 늦고, 또 조금 일러

서로 만나지 못해도

빗물에 젖어 흔들리는 가로수에서도

당신임을 믿겠습니다.

가고 오는 것이 세월이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엇갈린 삶이라 해도

누굴 탓하고, 무얼 탓하리.

한 세월에 같이 숨 쉬고 살았음만으로

고맙고, 또 고마워도 좋을 일

내 당신 그 간절함의 눈망울을 기억할 수 있다면,

야속한 세월 속에서 당신 잊지 않고 있을 수 있으면

어느 세월엔가 손잡을 수 있겠지요

내 당신 알고, 당신 내 안다면

일렁이는 파도에서도 당신임을

맑게 게인 하늘 한쪽 조각구름에서도

내 모습 당신 모습 찾을 수 있겠지요.

바람 같은 세월

바람 같은 세월 속에서도.


조금은 기다렸답니다.

응답하실 줄 알기 때문에,

당신 근처 서성이기도 했답니다.

부지런한 삶을 사는 당신임을 알기에

바람은 내 잠든 사이에도

여기서 거기까지

거기서 여기까지

불어오고 불어갔음을

믿고 또 본답니다.

간절함이 하늘 닿으면

간절함이 하늘에 닿을 수 있다면

여기 당신, 저기 당신

바람처럼 시공을 넘나들 텐데

사소한 인연도 간절함 이라면

당신은 하늘에 닿고

또 땅에서 넘치리.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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