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편집자에게] '怪談의 바다' 사이버 안보 안녕한가

도깨비-1 2010. 6. 2. 11:05

[편집자에게] '怪談의 바다' 사이버 안보 안녕한가

   -엄소영/한국외대/조선일보/2010.06.02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26일 천안함 조사 결과를 우리 국민의 28%는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에 대해 "완벽한 증거물이 나왔는데도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있어 곤혹스럽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이러한 28%의 불신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이번 사태를 둘러싼 불신의 시작으로 돌아가 보자. 재미있게도 거기엔 늘 같은 사람들이 있다. 처음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자 굳이 '좌초설'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이후에는 '피로파괴설'을 제기했고, 어뢰에 의한 침몰로 기울자 그다음에는 '자작극설'을 제시하면서 계속해서 북한을 대변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추천 합조단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씨는 지난달 26일 모 교회에서 '어뢰에 쓰여 있던 1번'글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신 위원은 과거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이 미국의 자작극일 뿐 아니라 서해교전도 미국의 자작극이었다고 주장한 전력이 있다.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의 말을 믿을 것인지, 아니면 5개국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믿을 것인지 그것은 국민의 몫이다.
   몇몇 네티즌들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일방적인 불신을 표시하더니, 심지어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이르렀다. 대중들이 정보와 닿기 쉬운 인터넷 공간을 통해 우리 군에 대한 '비하'와 국론분열을 일삼고 있다. 대선 직전에도, 촛불의 광기가 덮었을 때에도, DDoS 사이버테러 때에도, 인터넷은 출처 없는 유언비어들과 거짓말로 가득했다. DDoS 테러는 정부의 자작극이라는'자칭 전문가'들의 얼토당토않은 주장들이 우습게도 번져나갔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이런 내용들의 상당 부분이 북한을 옹호하고 대한민국의 정부와 체제를 위협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국가안보는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그 누구도 대신 지켜줄 수 없다. 사이버 안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인터넷이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자유의 바다라고 해도 사이버 안보를 해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사실 왜곡과 거짓 유포의 운동장이 돼선 안 된다. 이제라도 유언비어 살포와 의도적인 국론분열을 그만두고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