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박지성 외

박지성 '실력' 이영표 '실수' 그들이 맞잡은 손

도깨비-1 2006. 4. 18. 21:53
박지성 '실력' 이영표 '실수' 그들이 맞잡은 손

해외 사진사이트에 소개된 박지성과 이영표가 맞잡은 손, 누리꾼 '감동'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

‘한 장의 사진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는 말이 있다. 사진 한 장이 당시 현장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동시에 감동까지 안겨준다는 이야기다. 17일 두번째 맞대결을 펼친 박지성과 이영표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는 이같은 사진이 소개돼 화제다.

17일 저녁 9시 21분 경(한국 시각). 축구 본고장에서 뛰고 있는 한국 프레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과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이하 토트넘) 사이에 명암이 엇갈렸다. 박지성은 이날따라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서 상대팀 붙박이 왼쪽 풀백인 이영표와 맞붙었고 전반 36분, 그의 실수를 맨유의 두번째 골 어시스트로 연결했다.

박지성은 이영표에게 미안했던 것일까. 자신의 어시스트를 골로 낚아낸 루니와 가벼운 인사만 나눴을 뿐 표정이 밝지 못했다. 오히려 이영표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영표는 홈팬들의 쏟아지는 야유에도 그런 박지성의 손을 잡아줬다. 서로 손길을 통해 묵묵히 체온을 느꼈다. 손잡음으로 서로 포옹한 셈이다.

17일 저녁 열린 경기에서 박지성이 이영표의 실수를 골 어시스트로 연결한 뒤,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있다.[화면캡처=www.backpageimages.com]

경기에서는 이영표의 실수와 이를 놓치지 않은 박지성의 실력만 기록됐다. 하지만 스포츠 정신 이전에 두 선수 사이에 끈끈하게 흐르는 정, 그 둘의 ‘손으로 한 포옹’을 생생하게 잡아낸 해외 사이트의 사진이 국내에 소개돼 누리꾼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포옹’ 현장을 포착한 해외 사진사이트는 www.backpageimages.com. 사진에서 박지성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이영표의 옆을 지나며 그의 허리춤으로 자신의 손을 슬며시 가져간다. 이영표도 인상을 쓰고 있지만 그런 박지성의 손을 맞잡는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 대부분도 감동적이라는 반응이다.
다음이름 ‘날쌘돌이’님은 “정말 이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며 “이영표의 실수 때문에 토트넘의 욜 감독이 화났던데 아무리 스포츠라도 박지성이 미안했을 것이다”고 짐작했다.


‘포세이돈’님은 “어제 경기를 보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두 선수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 그 모습에 국민이 응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허밍’님은 “다른 나라에서 다른 팀으로 뛰다 보니 저렇게 손만 잡은 것 같다”며 “독일 월드컵에서 서로 활짝 웃으며 칭찬하고, 포옹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런 장면이 많았으면 한다”고 남겼다.

‘노란병아리’님도 “눈물이 난다”며 “지금 잡은 손길이 독일 월드컵에서 서로에게 어시스트를 해주는 손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경기 직후 가진 짤막한 인터뷰에서 이영표는 “(공을)걷어냈어야 했는데 실수였다. 지성이가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경기가 끝나고 지성에게 ‘잘했다’고 했고 지성은 ‘수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