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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右派 역사 교과서 필자 뒷조사하는 민주당 의원

도깨비-1 2013. 6. 13. 09:41


[사설] 右派 역사 교과서 필자 뒷조사하는 민주당 의원


   조선일보 2013. 06. 13.

 

   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한국학중앙연구원 권희영·정영순 교수가 지난 5년 맡아온 강의와 휴강·보강 실태부터 연구실적·연구비·수당, 해외출장 내역까지 시시콜콜한 자료를 연구원에 요구했다. 권 교수는 보수 성향 학술단체인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이고 정 교수는 이 학회 임원으로 좌편향 역사 교과서를 비판해 왔다. 권 교수는 최근 민주당과 일부 좌파 매체가 '극우(極右) 교과서'라고 비판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중 한 사람이다. 연구원은 지난 5일 관련 자료를 김 의원에게 제출했다.
   민주당과 좌파 인사들은 권 교수 등이 집필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지난달 국사편찬위 검정을 통과하자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 활동을 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4·19 혁명을 '학생운동'으로 깎아내렸다"고 비판했다. "제주 4·3 사건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반란이나 폭동으로 규정했다"고도 했다.
   교학사는 "교과서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 같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수정·보완을 거쳐 오는 8월 최종 합격 여부가 발표 날 때까지는 내용을 알 수 없는데도 이들은 마치 교과서를 직접 본 것처럼 이런 주장을 폈다.
   현재 중·고교 현대사 교육은 좌파 성향 학자들이 쓴 교과서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일부에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뒤 교학사에 항의 전화를 걸고 교학사의 다른 교과서들까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해 왔다. 김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80여명 교수 중에 두 교수만 찍어 연구비와 해외 출장 내역까지 요구했다. 김 의원 측은 "두 교수가 강의와 연구를 소홀히 하고 대외 활동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이나 민주당은 야당 성향 국립대 교수나 국책 연구기관 학자들이 강의나 연구는 뒷전이고 바깥 활동에 몰두한다고 이들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적이 있나.
   김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는 두 교수를 압박해 한국현대사학회의 좌편향 교과서 비판 활동을 움츠러들게 하고 교학사 교과서 출간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금성출판사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가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적으로 묘사해 그토록 논란을 빚고 시민 항의가 빗발쳤어도 국회의원이 집필자 뒷조사에 나서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