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민 무상의료' 하겠다는 홍준표의 무리수
입력 : 2013.04.25 03:02 /조선일보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면서 그 이유로 의료원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들었다. 경영 정상화 노력을 거부하고 제 이익만 챙기는 노조 때문에 나랏돈이 줄줄 새는 걸 막으려면 진주의료원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신 이 같은 '서민 무상의료'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대책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도 1종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병원을 이용할 때 입원비가 무료다. 외래 치료비는 1000~2000원에 불과하다.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2종)가 부담하는 입원비도 전체 금액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최소한의 돈이나마 받는 것은, 정부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소한 질환에도 무작정 입원하거나, 공짜로 약을 이것저것 받아 쌓아두고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저소득층의 '의료쇼핑'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그런데 경남도가 내놓은 이번 '서민 무상의료' 대책은 이 최소한의 견제장치마저 없애겠다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홍 지사 얘기대로 본인부담금을 완전히 없애면 입원 일수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생길 게 불 보듯 뻔하다"면서 "이번 정책은 (경남도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홍 지사가 또 다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모순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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