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팬들 마저 울려 버린 남진의 고백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1040510380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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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연예
글쓴이 : 엔터미디어 원글보기
메모 : " 어이, 진아, 자네도 참.
데뷔한지 어느새 강산이 다섯 번 변할 시간이 지났네 그려.
그 세월, 뭐 가수로서는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아.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지.
그런데 인생은, 사람으로서는 그렇게 잘 살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예전을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너무나 많지만,
아쉽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잘 살면 되지 싶네.
45년 동안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팬들에게 보답하자면 앞으로 누구보다 멋진 마무리를 해야 될 거야. 무엇보다 즐거움도, 희망도, 용기도 주는 뜨겁고 끈끈한 노래를 찾아서 열심히 부르다 멋지게 떠나자고! 오케이!"
-KBS < 승승장구 > 남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일세를 풍미했다는 남진 씨의 인기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요즘으로 치면 가수 비 정도? 아니, 나훈아 씨와의 라이벌 구도가 팬들 간의 경쟁이 전설로 남은 H.O.T와 젝스키스에 버금갈 정도였다니 비를 넘어서고 남을 인기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사실 내 머리 속의 남진 씨는 그저 나훈아 씨와 자웅을 겨루던 다소 느끼한 풍모의 트로트 가수일 뿐이었다.
아마 남진 씨가 주로 활동했던 60~70년대가 트로트와 통기타 가요로 현저히 양분되던 시절이라서 그렇지 싶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별 편식 없이 여러 장르의 음악을 두루 들었던 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장르가 극과 극으로 달랐던 것. 특히나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트로트는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따라서 이른바 세시봉 류를 즐겨 들었던 나로서는 남진 씨의 매력이 무언지 알 길이 없다. 더구나 '님과 함께'나 '가슴 아프게'라는 노래를 알고 있긴 해도 엘비스 프레슬리를 카피한 무대를 보게 되면 질색을 하고 채널을 돌리곤 했으니까.
그런데 KBS < 승승장구 > 를 통해 만난 남진 씨는 내가 알던 남진 씨가 아니었다. 우리나라 가요의 한 획을 그을 빼어난 이력을 지녔지만 '단지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라는 겸손함을 보였으며, 시종일관 유쾌한 입담과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 게다가 여전한 열정과 틈틈이 기타를 튕기며 들려준 노래들은 가히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한 마디로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밝고 긍정적인 웃음 하며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관리 잘 된 모습이 감탄스러웠지만, 오래 전 끊임없이 줄을 이었던 스캔들이며 사생활과 관련 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꾸 오버랩 되는가 하면 대를 잇기 위해서인지 내리 딸 넷을 두셨다는 사실 또한 떠올라 심기가 영 불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보는 순간 그런 편견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게 아닌가. 그렇다. 세상 태어나 한 점 실수 없이 사는 이가 어디 있겠나. 그러나 스스로 지난날을 반성하고 온고지신으로 삼아 남은 일생을 열심히 살 결심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남진 씨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던 건 그의 말이 진심어린 고백이었기 때문일 게다. 김태원 씨가 MBC < 황금어장 > '무릎팍 도사'에서 남긴 명언처럼 마음의 중심인 심금에서 나온 말이기에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 승승장구 > 이후 남진 씨의 불후의 명곡 '빈잔'을 들으니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정취가 새록새록 느껴졌다. 부디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좋은 노래 들려주시길, 그리고 내내 지금처럼 존경하고 싶은 어른으로 자리 매김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데뷔한지 어느새 강산이 다섯 번 변할 시간이 지났네 그려.
그 세월, 뭐 가수로서는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아.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지.
그런데 인생은, 사람으로서는 그렇게 잘 살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예전을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너무나 많지만,
아쉽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잘 살면 되지 싶네.
45년 동안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팬들에게 보답하자면 앞으로 누구보다 멋진 마무리를 해야 될 거야. 무엇보다 즐거움도, 희망도, 용기도 주는 뜨겁고 끈끈한 노래를 찾아서 열심히 부르다 멋지게 떠나자고! 오케이!"
-KBS < 승승장구 > 남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아마 남진 씨가 주로 활동했던 60~70년대가 트로트와 통기타 가요로 현저히 양분되던 시절이라서 그렇지 싶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별 편식 없이 여러 장르의 음악을 두루 들었던 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장르가 극과 극으로 달랐던 것. 특히나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트로트는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따라서 이른바 세시봉 류를 즐겨 들었던 나로서는 남진 씨의 매력이 무언지 알 길이 없다. 더구나 '님과 함께'나 '가슴 아프게'라는 노래를 알고 있긴 해도 엘비스 프레슬리를 카피한 무대를 보게 되면 질색을 하고 채널을 돌리곤 했으니까.
그런데 KBS < 승승장구 > 를 통해 만난 남진 씨는 내가 알던 남진 씨가 아니었다. 우리나라 가요의 한 획을 그을 빼어난 이력을 지녔지만 '단지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라는 겸손함을 보였으며, 시종일관 유쾌한 입담과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 게다가 여전한 열정과 틈틈이 기타를 튕기며 들려준 노래들은 가히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한 마디로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밝고 긍정적인 웃음 하며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관리 잘 된 모습이 감탄스러웠지만, 오래 전 끊임없이 줄을 이었던 스캔들이며 사생활과 관련 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꾸 오버랩 되는가 하면 대를 잇기 위해서인지 내리 딸 넷을 두셨다는 사실 또한 떠올라 심기가 영 불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보는 순간 그런 편견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게 아닌가. 그렇다. 세상 태어나 한 점 실수 없이 사는 이가 어디 있겠나. 그러나 스스로 지난날을 반성하고 온고지신으로 삼아 남은 일생을 열심히 살 결심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남진 씨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던 건 그의 말이 진심어린 고백이었기 때문일 게다. 김태원 씨가 MBC < 황금어장 > '무릎팍 도사'에서 남긴 명언처럼 마음의 중심인 심금에서 나온 말이기에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 승승장구 > 이후 남진 씨의 불후의 명곡 '빈잔'을 들으니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정취가 새록새록 느껴졌다. 부디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좋은 노래 들려주시길, 그리고 내내 지금처럼 존경하고 싶은 어른으로 자리 매김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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