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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녀 행복은 부모하기 나름”…

도깨비-1 2007. 10. 24. 21:57
출처 : 여행/레저
글쓴이 : 국민일보 원글보기
메모 : '엄마 또 잔소리. 매일 매일…. 그 때마다 왕짜증. 하늘은 파란데 내 맘은 회색…. 칵 ○○○○.'

김현숙(47·서울 불광1동)씨는 지난 주말 아들(16·서울 ○○고 2) 방을 치우다 우연히 보게 된 낙서장을 보고는 움칫했다. 지워진 글씨들 때문이었다.

"혹시 '죽고싶다' 뭐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 걱정됐습니다. 모두 저 잘되라고 한두마디 한 건데. 그날 밤 학원에서 늦게 돌아온 아들 얼굴을 보니 '사흘 굶은 시어미상'이라는 옛말이 떠오르더군요."

그날 김씨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게임하는 아들을 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게임할 때야!' 속에선 부글부글 끓었으나 간식만 책상 위에 놓아주고 나왔다.

사단법인 행복가정재단 김병후 이사장은 "청소년기 자녀들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자녀들이 불행하길 바라는 부모는 결코 없지만, 불행하게 만드는 부모는 적지 않다"고 말했다.

행복가정재단이 최근 전국 7개 도시 1033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행복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청소년들은 가족관계(29.6%)를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밖에 나 자신에 대한 긍정적 생각(21.4%), 경제 외모 건강 같은 물리적 조건(19.8%), 친구와의 좋은 관계(19.7%)를 행복의 중요 요소로 들었다. 이 조사에서 3명 중 1명(35%)은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 이사장은 "행복감이 높아야 성취도와 자신감이 높아진다"면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기 바란다면 우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라"고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다음의 7가지만 실천해도 자녀의 행복지수는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첫째, 아이를 믿어주고, 실수를 하면 위로해준다. 아이가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직 잘하지 못할 뿐이라고 믿어준다. 부모가 신뢰할 때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둘째, 아이들이 어떤 잘못을 해도 화내지 말자. 부모가 화를 내면 꾸짖는 내용보다는 화를 퍼붓던 상황만 기억에 남아 오히려 분노를 배우게 된다.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그때는 아무말도 하지 말자. 시간이 지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 때 말하자.

셋째, 지치지 않도록 격려해준다. 특별히 격려할 것이 없다면 만들어 내서라도 격려해준다. 아이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넷째, 칭찬해준다.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점, 잘못한 점을 지적하면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감도 부족해진다. 칭찬할 때는 아이가 잘한 부분을 찾아내 구체적으로 한다. 칭찬을 많이 해줄수록 열등감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

다섯째, 참고 기다려준다. 세번 이상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잔소리다. 일주일 중 하루를 정해서 '오늘은 잔소리 하지 않는 날'이라고 선포해보자. 잔소리를 하지 않을테니 잘 할 수 있는지 보여달라고 하자. 알아서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주체성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섯째, 아이와 터놓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때만큼은 아이가 엉뚱한 얘기를 해도 화내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들어준다. 또 아버지의 말을 어머니가 전하거나, 아이의 말을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전하지 말고 직접 이야기하도록 한다. 논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힘도 기르게 된다.

일곱째, 함께 놀아준다. 농구, 컴퓨터게임, 쇼핑 등 아이와 함께 놀고 휴식하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일방적으로 언제 무엇을 하자고 지시하지 말고, 자녀가 부모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한다.

김 이사장은 이 모두를 한꺼번에 실천하면 좋지만 쉽지 않다면 요일별로 한가지씩 정해놓고 꼭 실천하는 '일주일 작전'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점검표를 마련해 그날의 과제를 제대로 실천했는지 체크하면서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몸에 배어서 저절로 이뤄지고, 부모 자녀와의 관계도 개선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