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상주이야기

[스크랩] 상주...목가리 관음보살 입상

도깨비-1 2007. 9. 26. 23:00

 

관음보살 뵈러 가는 길

 

문경 가인강산님 댁에서 새벽길을 나섰다. 오늘은 예천이 목표었으나 어제 미쳐 답사하지 못한 목가리 관음보살로 방향을 잡았다. 목가리 이정표 부근에서 고추를 따는 촌부에게 여쭈었더니 '원터'마을 뒷산에 계신다고 하셨다. 목가리라는 동명에 걸맞게 원터는 목가적안 풍경이 펼쳐진 작은 마을이었다.


 

달맞이 꽃이 아직 밤으로 착각 꽃잎을 열고 있는 선새벽 6시 20분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집 마당으로 들어섰다. 무척 놀라시는 표정이 역력하신 두분이 관음보살 위치를 알려주셨다. 예전 같으면 간첩으로 오인 군경이 출동하지 않았을까?


 

참으로 맘에 쏙 드는 전각인다. 허세도 치장도 배제하고 이마을 사람들의 심성을 빼 닮았다. 어쩌면 문화행정에서 소외된 민초들의 항변으로도 보인다. 비스듬히 서 있으면 어때? 동네사람들에게는 영원히 오늘을 지켜주시고 내세로 인도하시는 미륵불이며 아미타불이다.

 

"상산지 《고적조》에 " 송현 길 가까이에 있으며 3간 기와집 가운데 큰 석불 한 구가 안치되어 있고, 그 옆에는 큰 샘물이 바위 구멍 사이로 용출하는데 그 사방과 밑은 마치 함(函)과 같이 다듬어져 있으며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줄지 않고 겨울에는 더운물, 여름에는 찬물이 솟아 샘 아래로 흘러 10여부락의 논에 물을 공급하여 농사를 지으므로 예부터 대정원이라 일컬었다" 라는 기록으로 보아 과거길로 서울가는 길목에 자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 불상이 있던 곳 인근은, 상주목 관내 23개소 원(院)의 하나인 송원(松院)이 있었고 속칭 원터라고 부르던 곳이다. 이 불상은 마을주민들이 미륵계를 조직하여 1년에 한번씩 제를 올려 공양해 왔다."...상주시청

 

놀랍게도 눈의 멸실이 심하다. 이러한 현상은 경북북부지방에서 보이는 특징으로 기자신앙이 코가 아니라  눈에 믿음이 더 강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무성의, 무검증, 탁상행정의 표본인 문화재청 설명과, 현장소에 있는 보살입상 문화재 안내문을 읽어 보기 바란다.  

 

이 부처는 전체적으로 비례가 맞지 않으나 머리에 쓴 보관은 다른 부처에서 찾아보지 못한 양식이며 중앙에 부처 1구를 조각한 것 등 특이점이 발견된다. 불상의 양식과 불상 주변에서 확인되는 자기편과 기와편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관음보살이 위치한 곳은 개인 과수원 한켠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앞에 석탑 1기가 있다. 얼핏보아 2기 석탑과, 1기 석등 옥개석 부재가 혼재한 것 같다.

 

고려초 이곳은 한양 가는 길목으로 문전성시를 이룬 절집이었겠지만 옛영화는 바라지 않더라도 이따금 찾아오는 탐승객이 그리운 듯 마냥 손을 놓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2007.08.04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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