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 지난 12일 육성군 오전 훈련을 지도하던 중 매니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김상, 한국에 큰일이 난 모양이에요. 1분에 한 번씩 김상 휴대전화가 울려요. " 부재중전화가 수 십통이나 와 있었다.
이승엽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날이다. 여기저기서 내게 자초지종을 물으려고 전화가 빗발쳤다. 1·2군이 발칵 뒤집혔다. 이승엽이 2군에 온다는 소식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나는 이미 16일 하라 감독으로부터 " 후반기부터 1군에 있어달라 " 는 지시를 받은 상태. 우치다·시노즈카 타격코치를 보좌해 이승엽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까지 봐달라는 얘기에 큰 부담을 갖고 있었다.
요미우리 1군 코치들은 이승엽이 그동안 통증 때문에 왼 손을 덜덜 떨면서까지 출장을 감행해 왔다고 귀띔했다.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이 아는 것보다 더 아팠고, 더 힘들었음이 분명했다.
이승엽은 " 아픈 나보다 다른 선수가 뛰는 것이 팀을 위해 낫겠다 " 면서 2군행을 자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엽은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울렸다. 용병 선수가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해 통증을 참아 왔고, 한계에 이르자 너무나 미안해 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후반기에 복귀했다. 여전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 팀의 주축 선수인 만큼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위협이 된다 " 는 하라 감독의 당부가 있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에게 " 잘 치든, 못 치든 중요하지 않다. 타율도 신경쓰지 마라. 중요할 때 한방씩만 쳐주면 된다 " 고 부탁했다.
이승엽은 부상 사실을 털어놓은 뒤로 마음이 한결 편해진 느낌이다. 나보다 한 수 위인 그에게 기술적 조언은 필요없다.
그저 " 언제까지 올라갈 수는 없다. 올해 경험이 더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지바 롯데 시절보다는 낫지 않은가 " 라고 말해줬다.
이승엽은 22일 훈련이 끝나고 내가 지도했던 육성군 야수 7명을 불러 근사하게 저녁을 샀다.
요미우리 간판 선수들은 육성군은 커넝 2군 선수들과 자리할 기회도 없다. 그러나 이승엽은 등번호도 없는 어린 선수들을 따뜻하게 대해줘 이전부터 인기가 높던 터였다.
이승엽은 육성군 선수들에게 "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 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했다.
또 " 야구에 대한 사랑이 깊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 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쳐다볼 수도 없었던 대선배가 저녁자리를 만들고 조언을 아끼지 않자 어린 선수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몸과 마음을 추스른 이승엽이 1군에 복귀에 타격훈련을 재개하자 코치들과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기대보다 상태가 좋자 아베는 " 됐다! 괜찮다! " 고 소리쳤다.
23일 훈련 때는 와타나베 구단 오너까지 이승엽의 컨디션을 살펴봤다. 이승엽에 거는 기대가 상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다.
얼떨결에 1군에 올라온 나는 홈경기와 야쿠르트·요코하마 원정경기를 위해 1시간 이상씩 전철을 타고 다녀야 한다. 길이 낯설고 귀가가 늦어지면 어떤가. 이들과 함께 우승을 위해 뛸 수 있는데.
요미우리 코치 연수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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