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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승짱의 번트는 기막힌 발상

도깨비-1 2006. 6. 19. 09:21
하라,"승짱의 번트는 기막힌 발상"

2006년 6월 19일 (월) 09:03  OSEN

[OSEN=이선호 기자]"기막힌 발상이었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30)의 기습번트 안타에 찬사를 보냈다. 이승엽은 지난 18일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6회말 2사 1,3루에서 3루쪽으로 허를 찌르는 스퀴즈번트를 댔다. 홈런 타자의 기습번트에 라쿠텐 내야진은 허를 찔렀고 동점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요미우리 3루주자 스즈키 다카히로도 허를 찔린 게 문제. 홈으로 대시하지 않고 3루로 귀루하는 어이없는 주루미스를 저질렀다. 주루 능력이 뛰어난 스즈키의 실수로 순간 요미우리 덕아웃은 깊은 절망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하라 감독은 경기 후 "이승엽의 기습번트는 사인이 없었다. 점수를 내는 좋은 방법이었다. 발상이 기막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라 감독은 "역시 3루주자가 들어오지 않은 게 문제다. 코치도 마찬가지다. 번트를 생각하고 있어야 했다"며 엄한 비판을 내렸다.

결국 팀은 이 상황에서 스즈키가 홈인을 못해 1-2로 패하고 말았다. 스즈키는 경기 후 "머리속이 비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준비 부족이다.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머리를 조아린 것은 스즈키뿐만 아니었다. 니시오카 3루 주루코치 역시 "세이프티번트에 대비하라고 말하지 못한 내 책임이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서 23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이 기습번트를 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도쿄돔 구장에서 이승엽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홈런킹 이승엽의 번트 한 개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sunny@osen.co.kr

<이승엽, 홈런보다 더 빛난 번트>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9일 일본 언론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전날 라쿠텐전에서 터뜨린 23호 홈런보다 기발한 발상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 번트에 더욱 집중했다.

이승엽은 이날 1-2로 뒤진 6회 2사 1,3루에서 떨어지는 커브에 3루쪽 기습 번트를 감행했다.

이는 철저히 잡아 당기는 자신을 막기 위해 '시프트'(shift) 수비를 펼친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키기 위한 영리한 플레이였다.

'이승엽 시프트'란 유격수는 2루 뒤로, 3루수는 유격수쪽으로 옮겨 1,2루간에만 3명을 포진시켜 이승엽의 타구를 막겠다는 작전이다. 라쿠텐의 노무라 감독은 3연전 내내 이승엽이 나오면 이런 수비를 펼쳤다.

홈런도 좋지만 현재 요미우리의 공격으로 볼 때 일단 동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후 2003년까지 1천143경기를 뛰는 동안 희생번트가 6개에 불과했던 이승엽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동점을 위해 '기교'를 부렸다.

이승엽은 상대의 허점을 노리고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번트를 댔다. 3루쪽으로 흘러가는 번트에 좌투수 가와모토 야즈유키는 역동작에 걸려 타이밍을 놓쳤다. 유격수쪽으로 치우쳤던 3루수 페르난데스가 허겁지겁 뛰어와 볼을 낚아챘으나 이미 이승엽은 1루에서 세이프된 뒤였다.

이 상황이 일본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3루 주자 스즈키 다카히로가 홈으로 쇄도하지 못하고 어처구니없게 3루에 머물렀던 것이다.

결국 이 때 점수를 뽑지 못해 1-2로 패한 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은 득점에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을 택했다. 아무리 얘기를 못 들었다지만 3루 주자나 3루 주루 코치가 번트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큰 문제"라며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스즈키는 "머릿속이 텅 비어 몸이 굳었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죄했고 니시오카 주루코치 또한 "주자가 머뭇거리게 만든 내 책임이 크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승엽은 "스즈키에게 귀띔이라도 해줄 걸 그랬다"며 오히려 그를 감쌌다. 그는 오제키가 베이스를 지나쳐 홈런 무효를 야기했을 때도 그를 옹호했다.

요미우리 계열의 '스포츠호치'는 전날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플라이를 놓쳐 역전을 허용한 2루수 기무라의 수비와 스즈키의 주루플레이 등을 싸잡아 비난하며 '이런게 과연 70년 역사의 요미우리 야구냐'며 혹평했다.

동료들의 넋나간 플레이로 이승엽의 활약은 벌써 두 번이나 빛을 잃었다. 하지만 세밀한 야구에 강한 일본 선수들 앞에서 절묘한 번트로 도리어 그들을 한 수 가르쳤고 실수를 감싸주기도 했다.

요미우리의 4번타자 이승엽이 야구에 있어 진정한 '거인'(巨人)으로 성장한 듯한 모습이다.

cany9900@yna.co.kr

(끝)

 

 

 

이승엽 '기습번트 득점 실패는 내 책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이 시즌 23호 홈런에다 절묘한 기습번트까지 성공시키고도 팀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또 한번 보여주었다.

18일 펼쳐진 라쿠텐 골든이글스 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 1점 차이로 뒤지고 있던 요미우리는 6회말 공격에서 2사 1·3루의 황금찬스를 맞이했다. 타석에는 1홈런 포함 2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던 4번 타자 이승엽. 이승엽은 3루 방향으로 절묘한 기습번트를 성공시켜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3루 주자였던 스즈키 다카히로가 3루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 득점 실패. 1타점도 날아갔다. 결국 요미우리는 1-2로 석패했다. 이에 대해 3루 주자였던 스즈키는 산케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해 몸이 반응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며 자신의 실수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뜻밖의 번트로 3루 주자가 놀랐나 보다. 먼저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성공했을 것"이라며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오제키 다쓰야의 '누 공과' 사건으로 홈런을 잃어버린 후에도 오히려 오제키를 염려했던 바로 그 사려깊은 모습이었다.

한편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의 기습번트는 가장 성공확률이 높았던 공격이었다. 주자나 3루 코치 모두가 그 상황에서 대처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의 패배로 요미우리는 최근 12경기에서 10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maxmlb@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