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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6연승뒤 한 번 졌을 뿐이다

도깨비-1 2006. 3. 19. 21:07
뉴스: 6연승뒤 한 번 졌을 뿐이다
출처: 한겨레 2006.03.19 19:56
출처 : WBC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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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진정한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제1회 세계야구클래식에서 일본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2라운드까지 6전 전승과 무실책 경기로 세계를 놀래게 했다.

한국은 주최 쪽의 이해할 수 없는 대진방식으로 일본과 4강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1라운드부터 따지면 3번째 대결이다. 결국 한국에 두 번이나 패한 뒤 독기를 품고 대든 일본은 3번째의 설욕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애초 목표인 8강을 넘어 ‘세계 4강’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온국민을 감동시켰다. 경기 내용도 놀라웠다. 한국은 ‘1차 목표’인 대만은 물론 ‘숙적’ 일본을 1·2라운드에서 연거푸 격파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상대로 여기던 ‘세계 최강’ 미국의 벽마저 허물어뜨렸다.

김인식의 ‘데이머니즘’= 한국 ‘돌풍의 핵’은 김인식 감독의 ‘데이머니즘(DAMANISM) 야구’였다. 상대 전력을 정확히 분석한 ‘데이터(DATA) 야구’에 믿음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HUMANISM) 야구’가 더해지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거뒀다.

한국은 대회 시작 전에 김성한(전 해태 감독)·유승안(전 한화 감독) 한국야구위원회(KBO) 감독관 2명을 호주로 보내 전지훈련 중인 대만 야구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또 2라운드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미국 라인업의 장·단점을 파악해 ‘김인식 컴퓨터’로 전송했다. 여기에 이승엽·이종범·구대성 등 ‘지일파’와 박찬호·서재응·김병현 등 메이저리거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본과 미국 야구를 각자 ‘김인식 컴퓨터’에 입력했다. ‘인화’를 바탕으로 한 ‘김인식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 감독의 ‘데이머니즘 야구’는 선동열·김재박·조범현 등 개성 강한 코칭스태프도 하나로 묶어 세웠다. 투수교체 타이밍을 전적으로 선동열 투수코치에게 맡겨 신뢰를 표시했고, 김재박 코치의 ‘눈’을 믿고 선발한 ‘수비 잘하는 선수’들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물샐 틈 없는 그물망을 짰다.

철벽 마운드·무결점 수비= 한국 선수들은 2라운드까지 매경기 메이저리그 선수를 뺨치는 놀라운 실력을 뽐냈다. 2라운드까지 6경기 평균자책 1.33의 철벽 마운드, 미국·일본 등을 상대로 한 이승엽의 4경기 연속 홈런포, 박진만·이진영의 메이저리그급 호수비는 지구촌 야구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상대 팀 감독들은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와 투혼을 칭찬했다.

‘애국심’도 경기력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를 비롯해 다른 나라가 스프링캠프과 겹친다는 이유로 메이저리거를 차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한국은 박찬호·이승엽·서재응·최희섭 등 ‘국외파 스타’들이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게 해주겠다”던 ‘이치로 발언’은 한국 선수들의 타오르는 투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또 대만전 승리 이후 본격화한 ‘병역 혜택’ 추진도 선수들에게는 적절한 ‘당근’이었다. 반면 너무 빠른 병역혜택 발표가 선수들의 투쟁심을 앗아갔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불운과 과제= 우승까지 넘볼 태세이던 한국은 주최 쪽의 ‘이상한 대진 방식’의 희생양이 됐다. 대회를 주최한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은 예선 전적을 안고 싸우는 ‘라운드로빈 방식’과 4강에서 상대 조와 대결하는 ‘크로스토너먼트 방식’을 모두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일본과 3번이나 맞붙어야 했고, 가장 중요한 세번째 대결을 놓치며 땅을 쳤다. 이광권 <에스비에스(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야구에서 세번 붙으면 한번은 질 수밖에 없다”며 ‘이상한 대진방식’을 비난했다.

6전 전승을 달리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엷은 선수층에 울어야 했다. 좌완 구대성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투수로테이션에 치명적인 구멍이 생겼고, 김동주를 대체할 만한 ‘거포’를 찾지 못해 ‘클린업 트리오’ 구성에 애를 먹었다. 또 심정수 김한수 박재홍 등 ‘대표감’들이 줄부상으로 빠져 방망이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미국의 수백 분의 1, 일본의 수십 분의 1에 불과한 엷은 선수층으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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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9일 (일) 17:05   조이뉴스24
패장, 김인식 감독에 대한 외신 기자의 박수
<조이뉴스24>

패한 팀에 대한 인터뷰가 이럴 수도 있을까.

한국이 19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일본에 패해 6연승을 마감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된 후의 인터뷰였다. 그러나 인터뷰 분위기는 전혀 패한 팀의 인터뷰가 아니었다.

외신 기자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지고, 한국이 이렇게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이 계속됐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플레이와 성적이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는 반증이었다.

김인식 감독에 대한 첫 번째 질문도 ‘대회 참가국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 무엇이 이렇게 뛰어난 한국팀 성적을 만들었는가’였다.

김인식 감독은 “잘 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공을 돌린 후 오히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팀 가운데 가장 짜임새가 있는 강팀”이라고 말하며 특유의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는지 비슷한 질문이 또 이어졌다. AP 통신 기자였다. 그는 “한국선수들이 이토록 뛰어날 수 있는 이유와 왜 이렇게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오지 않는가”라고 물어보았다.

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혹시 한국에 가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묻고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보다 한국에 있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고 자신의 질문에 보충 설명을 달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은 “한국은 9년을 뛰어야 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는데 왜 메이저리그에 한국 선수가 없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치로에 대한 한국팬들의 야유에 대한 이유를 묻는 엉뚱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으나 김인식 감독은 오히려 “한국의 많은 팬들은 오히려 그동안 이치로를 응원해왔다”며 “이치로가 30년 발언으로 한국 팬들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노련하게 되받아쳤다.

추운 날씨에 피 마르는 경기를 펼친 탓인지 이날 김인식 감독의 몸은 더욱 불편해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김인식 감독이 자리를 일어나는 순간 어느 한 곳에서 박수가 시작되더니 인터뷰실에 들어찬 많은 기자들이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파란을 일으키며 대회 최고의 성적을 거둔채 무대 뒤로 퇴장하는 김인식 감독과 한국 팀에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

/샌디에이고=김홍식 기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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