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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메타)

도깨비-1 2017. 6. 24. 22:25

meta(메타)는 그리스어로 ‘넘어서, 위에 있는, 초월하는’ 등의 의미를 가진 접두사(prefix)인데, 이 접두사로 만들어진 대표적 단어로는 형이상학을 의미하는 metaphysics가 있다. 글자 그대로 보면 자연(물리계)을 초월하는 그 무엇인데, 이 단어는 기원전 1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안드로니코스(Andronicos)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철학을 정리하면서 만든 용어다.각주1)

meta는 영어에서는 about의 의미로 쓰인다. 가령 “meta model”이라고 말하면 모델 자체가 아니라 “다른 모델들에 관한 하나의 모델(a model ABOUT other models)”을 뜻한다. 영화업계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면 “meta-movie”가 된다. 언어의 meta-message는 ‘다른 메시지에 관한 메시지’이고 meta-communication은 ‘의사 교환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각주2)

단어에 따라 meta를 붙여 쓰기도 하고 ‘하이픈(-)’을 넣어 띄어쓰기도 하는데, meta가 만들어낸 단어들은 그 밖에도 무수히 많다. metaprogramming, metahistory, meta-philosophy, meta-epistemology, metalogic, metamathematics, meta-ethics, meta-ontology, metatheory, meta-economics, metadata, meta-knowledge, meta-information, meta-thinking, meta-criticism, metafiction, metacognition, metamemory, meta-emotion, meta-language, metamessage, meta-discussion, meta-joke, metarule, meta-strategy, metacomprehension, metamaterial, metabrand 등등. 이 가운데 몇 가지만 좀 살펴보기로 하자.

meta-knowledge(메타지식)는 지식에 관한 지식으로,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또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풍자가 윌 로저스(Will Rogers, 1879~1935)는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아니라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고 말했다.각주3)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Arthur Schlesinger, Jr., 1917~2007)는 1990년 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에 대한 무지와 미래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가에 대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각주4)

metadata(메타데이터)는 데이터에 관한 데이터(data about data)로, 데이터의 기본적인 정보적 특성일 뿐 구체적인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예컨대, 데이터 전송의 시간대, 발신자와 수신자, 이메일 제목,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 통화 위치 등이 메타데이터가 될 수 있다. 적합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태그(tag) 역시 메타데이터다.각주5)

meta-criticism은 비평에 관한 비평(criticism about criticism)이다. 이를 원용해 『한겨레』 기자 구본권은 메타언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비평에도 메타비평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도 메타언론이 필요합니다. 언론을 취재 영역으로 삼는 매체가 언론 종사자들에게 유용하면서 두려운 것처럼 독자들에게 ‘언론계의 움직임’을 보도하는 것이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각주6)

metafiction(메타픽션)은 포스트모던 소설가의 작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메타픽션이란 말은 작가 윌리엄 개스(William H. Gass, 1924~)가 1970년에 만든 말인데, 메타픽션의 전제는 이미 모든 종류의 발언이 나와 있고 양식에 대한 모든 종류의 실험이 이미 실시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퍼트리셔 워(Patricie Waugh)는 “메타픽션은 허구와 실재 사이의 관련성에 질문을 제기하기 위해 자의식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인공품으로서의 그 위치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허구적 작품을 가리키는 용어”라는 정의를 내렸다.각주7)

김욱동은 자의식적 소설, 자기반영적 소설, 내향적 소설, 비리얼리즘 소설, 자기도취적 소설, 자기생산적 소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온 메타픽션은 영화나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의 등장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이런 대중매체는 소설과 같은 문학보다는 비교적 객관적 진리나 사실을 충실히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진성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그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소설가들이 텍스트 외부의 실제 세계보다는 텍스트 내부 쪽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각주8)

조르주-클로드 길베르는 메타픽션이라는 용어를 영화, 팝, 패션에도 적용해 메타영화, 메타팝, 메타패션이 가능하다고 했다. 메타예술의 특성은 “창작을 할 때 그 창작품을 통해 윗세대의 창작 과정에 나타나는 창조의 메커니즘과 그 전개 과정에 대해 다양한 의문을 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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