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자료

[스크랩] 집단지성이 이끄는 보다 멋진 신세계

도깨비-1 2016. 3. 16. 11:23




집단지성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말입니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또는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집단적인 지적 능력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1910년 미국 하버드대 윌리엄 휠러 교수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해 얻은 개념입니다. 인터넷의 발달은 집단지성이 급속히 확산하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입니다.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갖춘 세계인이 모여 1,000만 단어 이상의 방대한 정보를 구축했습니다. 집단지성은 이외에도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요즘 기업들은 집단지성을 활용한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집단지성이 산업과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천문학자들이 달 연구에 일반인들을 참여하도록 한 사례가 있습니다. 

달 분화구는 태양계 생성 초기의 폭발 흔적을 갖고 있어서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지구의 우주환경을 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 자료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자가 수천만 개 이상의 달 분화구 모두를 연구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지름이 11m보다 작은 분화구에 대한 의견은 학자들마다 주장이 엇갈려 신뢰도 있는 평균값을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09년 쏘아올린 달 정찰 궤도탐사선이 촬영해 보내온 달 분화구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를 보고 달 전문가 8명과 일반인 1,000여 명이 분화구 개수를 파악하기 시작했죠. 일반인 그룹이 파악한 분화구 개수까지 포함해서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 값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집단지성으로 분자생물학의 난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과학저널 <네이처>에는 흥미로운 논문 하나가 게재됐습니다. 그 논문 제목은 ‘다중 참여 온라인 게임으로 단백질 구조 예측하기’입니다. 온라인 게이머 3만 7,000여 명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 논문은 최적의 단백질 접힘 구조를 만드는 게임 ‘폴드잇(Foldit)’을 즐기면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찾아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연구는 온라인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연구자가 일정한 ‘목표 구조’를 제시해주고, 게이머들이 그런 구조로 접히는 RNA의 염기분자 배열을 찾아내는 경쟁 게임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높은 점수를 받은 몇 가지 분자 배열 설계는 스탠포드대학 실험실에 보내져, 그 설계대로 RNA 구조가 만들어지는지 검증됐습니다. 그리고 그 검증 결과는 다시 온라인상의 게이머들한테 보고되어 이들이 가장 적합한 설계 규칙을 찾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사용되었습니다.

 

과학 연구에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 사례처럼 전문 과학자 몇 명이 아닌 수천, 수만 명의 ‘시민 과학자’들이 집단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까다롭고 복잡한 문제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답니다. 



미국의 한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된 지 사흘 만인 지난 11일 여객기를 다함께 찾자며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홈페이지에는 무려 300여만 명의 네티즌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는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지난 17일 이 웹사이트를 통해 수색된 지역이 2만4,000㎢에 이르고, 매일 비행기 잔해나 구명정, 기름띠 등 실종 여객기의 흔적을 담은 영상들이 홈페이지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재 290만여 개의 지역이 참여자들에 의해 태그된 상태며, 이들이 올리는 자료는 실무진들이 수색 지역을 선별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실종 말레이시아항공기 추적 사이트


최근 들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그 폐해가 심각합니다. 다들 스팸전화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집단지성을 활용한 스팸 탐지 애플리케이션을 깐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스팸 탐지 애플리케이션은 전화가 왔을 때 다른 이용자들이 등록해놓은 스팸 번호들 중에서 해당 번호를 검색한 뒤 일치하는 정보가 있으면 이를 10초 내로 알려줍니다. 본인 또한 새로운 스팸 전화를 받으면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 해당 번호에 대한 평가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SK텔레콤의 ‘T전화’는 이동통신사의 전용 플랫폼 내에 스팸 식별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입니다. 2012년 7월 서비스 개시 후 1년 반 만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한 네이버의 ‘후스콜’은 전화가 왔을 때 해당 번호에 대한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와 함께, 인터넷상에 해당 번호와 관련된 콘텐츠가 있다면 그 결과도 함께 보여줍니다. KTcs의 ‘후후’도 인기 몰이 중입니다. KTcs 측에 따르면 매일 신고되는 스팸 건수는 하루에 7만 건이라고 합니다. 월평균 스팸 식별 건수는 2억 건에 달하고요. 집단지성을 활용해 각종 사기 사건을 예방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는 얼마 전 집단지성을 활용한 ‘생활정보 지도 서비스(http://www.gmap.go.kr/madang)’를 개시했습니다. 이는 각 개인이 직접 경험한 생활정보를 지역별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교육이나 취업 등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끼리 위치 기반 커뮤니티를 구성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지역에 아이들이 놀기엔 위험한 장소나 불법 주정차 신고가 빈번한 장소가 있다면 이용자들이 이를 공유해 문제를 방지하거나 해결하는 것이죠.



생활정보 지도(커뮤니티 지도) 홈페이지



KAIST 전산학과 한동수 교수(실내위치인식연구센터장) 연구팀은 무선랜 신호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 참여형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 ‘카이로스’(KAILOS, KAIST Location System)를 개발했습니다. 카이로스는 사용자가 인터넷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건물과 무선랜의 정보를 입력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내 내비게이션 구축을 원하는 기관과 회사, 학교, 단체 등은 카이로스 홈페이지(kailos.io)에 건물 정보를 등록하고 카이로스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듯 유익함이 무척 크지만 인터넷 집단지성은 약점도 그만큼 많습니다. 냉정한 판단과 진실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부족한 상태라면 익명성을 악용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 정보를 올리는 등의 문제가 늘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경계하면서 발전적인 분야에 잘 활용한다면 집단지성은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과학․정치․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나 아닌 우리, 우리 아닌 모두가 만드는, 건전하고 올바른 집단지성이 제대로 힘을 발휘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출처 : 경제다반사
글쓴이 : 경제다반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