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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FOCUS] "특별법은 다르겠지"…결과는 기대 이하

도깨비-1 2014. 9. 3. 10:00
[토요 FOCUS] "특별법은 다르겠지"…결과는 기대 이하
일반법으로 해결 가능한데도 무턱대고 특별법부터 만들어
위헌 심판중인 성매매특별법 특검제도 이름값 제대로 못해
기사입력 2014.08.29 15:43:38| 최종수정2014.08.29 19: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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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8세 나영이가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조두순은 나영이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조씨 형량은 고작 12년. 사회에 던져준 충격이나 통념보다 법은 조두순에게 관대했다. 류여해 사법교육원 교수는 "해당 검사가 특별법에 있는 조문을 모르고 일반법으로 범인을 기소했는데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며 "특별법이 너무 많아짐에 따라 검사도 일일이 해당 법안을 찾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 2. 18대 국회에서 이종혁 의원 등이 발의한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조치법안`이 이슈였다. 이 법안은 저축은행 경영진 과실과 금융감독당국 감독소홀ㆍ뇌물수수 등 총체적인 불법 행위가 밝혀지면서 피해 서민들에 대한 예금 구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발의됐다. 그러나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다가 결국 폐기됐다. 충분히 일반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도 `특별법`부터 찾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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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특별` 남발로 인한 폐해는 법 제정과 법 집행 사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수치적으로도 `특별법` `특례법`이 최근 너무 많아졌다는 점이다.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과 특례법을 의결한 건수는 1948년 제헌 국회 이래 지금까지 총 664건. 1940년대 1건에 불과했지만 1950년대 5건, 1960년대 45건으로 늘었다가 1970년대 23건, 1980년대 19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1990년대 65건으로 증가한 뒤 2000년대 268건, 2010년대에는 현재까지 238건에 달했다. 특히 국회는 올해에만 `특별법` 24건을 의결했다. 올해 의결된 법안들을 살펴보면 특정 지역을 위한 법안부터 특정 종사자를 위한 법안까지 다양하다.

특별법ㆍ특례법이 남발되는 이유는 사회적 현상이 복잡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오랜 논의를 거치지 않고서도 의원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민법 하위법인 상법은 1조에 `상사에 관하여 본법에 규정이 없으면 상관습법에 의하고 상관습법이 없으면 민법 규정에 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별법이 우선이고 대원칙인 일반법은 후순위인 셈이다.

사실 특별법 가운데 충분히 일반법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도 상당하다. 지난해 5월 국회 문턱을 넘은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어린이가 사용하는 공산품ㆍ전기용품 등에 대해 안전관리 잣대를 두자는 취지지만 특별법안 대신 약사법, 의료기기법, 화장품법 등을 개정해 안전 규정을 보강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 특별법ㆍ특례법 중에는 재정이나 세제 지원을 수반하는 것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창업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 감면 기간을 4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개인택시 차량 구입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2015년 12월 31일까지 면제하는 등 세제 지원 혜택을 담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과도한 세제 지원을 제한하는 것이 당초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세제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변질돼 버렸다.

특별법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헌법에도 위배되는 사례도 있다. 법이 양산되는 과정에서 모호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결과적으로 애초에 보호하려 한 법익조차 훼손되는 결과까지 가져온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2조 5항은 처벌받는 아동ㆍ청소년 정의를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의를 모호하게 규정해 위법행위 처벌 대상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별법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목소리도 높아 현재 `성매매 특별법`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어 헌법재판소로 올라가 위헌심판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60)은 "특별법 형태로 제출되는 법안들은 상당히 특정 계층을 위한 맞춤 법안이 많다"며 "나라 전체 이익이나 백년대계에서 봤을 때는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장은 "한쪽 의견을 받아들여 한번 특별법을 제정하면, 다른 쪽에서는 `왜 우리는 안 되느냐`는 불만을 불러 특별법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낳는다"며 "이를 막으려면 균형 감각을 갖추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검사 제도도 이름값을 제대로 못한다는 점에서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국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이 논의되고 있다. 특검은 사안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정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 고위층 등이 수사 대상에 올랐을 때 수사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실시한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특검이 발동되면 역대 12번째가 된다.

하지만 지난 11차례 특검은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로 요약될 만큼 평가가 박하다. 국민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BBK 특검 당시 주가 조작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그러나 특검은 수사 대상자였던 이 전 대통령과 식사하는 형식을 빌려 3시간만 조사를 하고 무혐의 처리해 수사 의지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검에 참여한 적이 있는 법조인 A씨는 "특검은 기본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판단하는 자리고, 큰 줄기를 잡는 사람"이라며 "판사든 검사든 색깔이 있는 사람은 안 된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부에 흔들리지 않는 강단과 수사 의지를 지닌 사람을 특검으로 임명하는 게 핵심"이라며 "10년차 전후로 수사 능력이 출중한 검사들을 파견 받아도 수사 의지가 없으면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경제부 = 김기철 기자 / 정치부 = 이상덕 기자 / 김명환 기자 / 원요환 기자 / 최희석 기자 / 사회부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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