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눈물’은 진심이었나…‘갑론을박’
등록 : 2014.05.19 10:46 수정 : 2014.05.19 11:34 / 한겨레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 발표 연설 말미 ‘의로운’ 희생자 이름을 거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의인들 언급하다 눈물 흘려
“국민들 공감할 눈물” vs “선거 위기라 ‘눈물 정치’”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실종자와 사망자를 더해 300여명에 이르는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이 진정성으로 녹아났다는 평가와 다시 한번 ‘눈물 정치’를 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이들한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고 말하는 도중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눈물을 떨어뜨렸다. 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서 생존자와 피해자들을 돕다 숨진 이들에 대해 “어린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이라며 ‘의인’들의 선행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세월호 승무원들 가운데서도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 등이라고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눈물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16일을 ‘국민 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눈물을 닦지 않은 채 담화를 마무리하고 춘추관을 떠났다.
박 대통령의 눈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큰 위기를 맞자 정당 대표 텔레비전 연설에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박 대통령의 눈물 덕분이었는지 당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대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박 대통령은 또 2010년 천안함 침몰 희생자 분향소를 찾았을 때와 지난 대선 유세 기간 도중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자신의 수행 보좌관 빈소에서도 눈물을 지은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뒤에는 독일을 국빈 방문했던 지난 3월 파독 광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장 최근에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눈물을 놓고 SNS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세월호 유가족들과 구출하다 희생된 영웅들 연설 중 눈물을 흘리시네요. 그 눈물의 깊이가 대한민국을 강하게 했으면 합니다”(@ko****),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눈물이었다. 자연스레 흘러내리는 눈물.. 유가족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이 느껴진다”(@le****)며 응원을 보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박근혜의 눈물은 지금것 선거가 위기일 때 보수 집결의 신호탄이다! ‘눈물 정치’를 거두라! 당당히 책임져라”(@so****), “눈물을 흐르는 채로 놔두고 연설문을 읽어갔네요 음…그 눈물이 진심의 눈물이였을까 의심이 돼요. 국민 시위를 연행해가고…자신의 눈물보다 국민의 눈물을 더 소중히 여겨주시길 바란다”(@na****)고 지적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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