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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취재파일] 삼성 vs LG, 세계를 놀라게 한 TV 기술 대결

도깨비-1 2013. 9. 13. 14:10
[취재파일] 삼성 vs LG, 세계를 놀라게 한 TV 기술 대결
http://media.daum.net/v/20130910171807887

출처 :  [미디어다음] 경제일반 
글쓴이 : SBS 원글보기
메모 : 시작은 삼성이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IFA에서 먼저 포문을 연 회사 말이죠. IFA는 1월 라스베이거스 CES와 함께 세계 양대 가전 박람회로 불립니다. 하지만 신제품은 대부분 CES에서 소개하고, IFA에는 그 신기술로 만든 제품을 들고 나와 마케팅을 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IFA에서 신기술을 공개하면 경쟁사들도 아이디어를 얻어서 내년 제품에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막 하루 전, 삼성이 '세계 최초' 기술을 공개한 겁니다. 바로 65인치 UHD 곡면 TV입니다. 지금 가장 많이 팔리는 LED TV를 휜 다음에 4배로 화질을 높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단한 건가 싶으실 텐데, 대단한 것 맞습니다. LED TV는 유리가 주재질이라 상당히 두꺼울 수밖에 없는데, 이걸 휜 다음에 화질을 높이기 위해 발광체 등등 부품을 그 곡면에 4배 이상, 하나의 흠이 없이 박아 넣은 겁니다. 천하 고수가 모인 무술대회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최신 검법을 선보인 뒤에, 으쓱하며 "어이, 상대할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 직후, LG 전시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올 초 CES에서 공개했던 제품들만 놓여 있었습니다. 이대로 IFA가 개막하면 삼성에 밀리는 모양새가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LG는 '세계 최대'로 맞섰습니다. 77인치 세계 최대 UHD 곡면 OLED TV를 밤새 가져다 놓은 겁니다. 위 사진이 삼성 발표 때고, 밑에 사진이 그 다음 날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글자들이 바뀐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LED가 현재 기술이라면, OLED는 미래기술입니다. 유리를 쓰는 LED와 달리 플라스틱을 쓰기 때문에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고 또 가볍습니다. 당장 이 제품만 해도 두께는 7-8mm 밖에 안되고 무게도 30kg 대입니다. 화질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OLED 특유의 자연스런 색감이 돋보였습니다. 다른 나라 회사들은 50인치대 OLED도 겨우 만들까 말까한데, 4배 화질에 77인치를 곡면으로 휘었으니 또 대단합니다. "어이 삼성, 봤나?"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 TV는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뒷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삼성과 LG는 박람회 때마다 몇 가지 비장의 신무기를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수를 보면서 어떤 제품으로 대응할지 결정한다는 것이죠. 전날 삼성의 UHD 곡면 TV를 보고 LG에서는 밤 늦게까지 회의를 했습니다. 77인치 UHD OLED를 공개하느냐 마느냐 갑론을박이 이어진 끝에 공개하기로 했고 밤샘 진열 준비를 한 겁니다.

아마 경쟁업체들은 깜짝 놀랐을 겁니다. 그런데 놀란 이유가 두 회사가 단순히 한 발 앞선 기술을 내놔서가 아닙니다. 진짜 진검 승부는 넉 달 뒤 CES입니다. 삼성-LG는 "이 정도는 보여줘도 괜찮다. 넉 달 뒤엔 더 놀랄만한 기술을 보여주지"라고 선언한 셈입니다. 지금 기술도 못 따라가겠는데 새 기술이라뇨, 경쟁자들이 놀랄만도 하죠.

물론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전자업계에서 방심은 금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국내 두 회사가 라이벌 의식을 갖고 건전한 경쟁을 펼치는 한, 방심을 할 새가 없을 겁니다. 현장에서 지켜보니 LG나 삼성이나 힘들긴 하겠지만 맞수는 맞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CES에서 과연 이 두 회사는 어떤 기술을 또 선보일까요. 오늘 밤도 두 회사 연구소의 불은 꺼지지 않을 겁니다.

P.S) 그런데 이 두 회사 때문에 크게 굴욕을 당한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일본 소니 이야긴데요. 다음 편에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
김범주 기자news4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