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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손학규·문재인·유시민의 그때 말·요즘 말

도깨비-1 2011. 11. 17. 17:14


[사설] 한·미 FTA, 손학규·문재인·유시민의 그때 말·요즘 말


 2011. 11. 14 조선일보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범(汎)야권의 대표적 대선 주자들이고, 요즘 그들은 야권 단일화 작업과 관련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이 세 사람은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할 때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거나 지지했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주당 손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 대표는 2006년 12월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학생 아카데미에서 나란히 FTA 찬성 특강을 했다. 손 대표는 "한·미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전략"이라면서 "사회 지도층이 적극 나서서 2007년 3월까지 FTA를 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유 대표는 "통상국가로 성공하기 위해 세계 자본주의의 본토로 진출해 보자는 것이 바로 한·미 FTA"라고 했다.
   2007년 4월 2일 한·미 FTA가 타결된 직후 손 대표는 "한·미 FTA 체결로 맞게 되는 기회와 도전을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복지부 장관이었던 유 대표는 MBC 뉴스에 출연해 "최선을 다한 협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만족한다"라며 "FTA 찬성은 경제학도로서 소신"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한·미 FTA가 타결될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사실상 정권의 이인자였다. 그가 실장 재직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FTA 반대론자들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를 독소조항이라고 문제삼자, "ISD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투자자 보호제도로 정착된 것"이라면서 "ISD가 독소조항이면 국제사회가 독(毒)에 감염돼 있다는 말밖에 안 된다"는 반박자료를 냈다. 문 이사장은 지난 6월 출간한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상을 철저하게 국익을 따지는 장사꾼의 논리로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우리가 교섭에서만큼은 미국에 주눅들지 않고 최대한 우리 이익을 지켜내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썼다.
   그랬던 손 대표가 요즘 "FTA는 서민·중산층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에 비준에 반대한다"고 말하고, 유 대표는 지난 7월 야권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FTA에 찬성했던 데 대해 반성문을 쓰라는 요구를 받고 "아직도 원망의 대상이 되는 정책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이사장도 지난달까지 "미국과의 FTA는 안 된다는 식의 근본주의적 반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얼마 전부터 "현 상태에서 한·미 FTA 비준은 반대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세 사람은 한·미 FTA 공동저지라는 기반을 다져 올 연말에 야권 통합을 성사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5년 전 자신들이 했던 말을 눈앞의 이해타산 앞에서 손바닥처럼 뒤집는 사람들끼리의 합의가 이해타산이 달라지면 또 어떻게 변할지 누가 알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