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사설] '少數의 드러눕기'에 多數가 골탕먹는 대한민국

도깨비-1 2011. 7. 26. 16:42


[사설] '少數의 드러눕기'에 多數가 골탕먹는 대한민국

   2011. 7. 21 조선일보 사설
 

   2014년까지 9770억원을 들여 완공 예정이었던 제주도 해군기지가 지난달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뭍에서 원정 온 해군기지 건설 반대단체 30여명이 공사 차량 밑에 드러누우며 육탄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공사부지 입구에 천막과 비닐하우스를 짓고 숙식(宿食)하고 있다. 2~3명이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서며 공사 차량의 출입을 막는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량의 대부분이 해상교통로, 그중에서도 제주 남방해역 항로를 이용한다. 해군은 이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해 대형함정이 주둔할 수 있는 해군기지 건설을 1990년대 초부터 추진해 왔다. 2007년 강정마을의 유치 신청과 제주도민 과반수가 찬성한 여론조사를 거쳐 기지 건설이 결정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했었다.
   지난 3월부터 다른 지역에서 몰려든 반대단체 사람들은 "제주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미군 핵 추진 항공모함의 기항지가 될 것이며, 중국이 이를 위협으로 간주해 제주 해군기지를 공격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동맹국의 항공모함을 우리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60년 전 우리와 총구를 맞댔던 북한의 동맹국 중국이 소련제를 개조한 첫 항공모함을 내년쯤 배치하고 10년 후에는 핵 추진 항모까지 서해에 띄울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걱정거리로 여기지 않는다.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의 35m 높이 크레인에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지난 1월 6일부터 196일째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며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작년 12월 회사 측이 1800명 직원 중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된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 6월 27일 노사합의로 일단락됐다. 김씨가 철회를 요구하는 정리해고자 400명 중 300명가량은 회사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희망퇴직 절차를 밟았거나 밟는 중이다.
   김씨는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다가 1985년 해고당했다. 한진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그 4년 후다. 따져 보면 한진중공업과 무관한 외부 인사가 200일 가까이 남의 회사 중장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셈이다. 야당과 좌파 시민단체들은 김씨를 응원하기 위해 소위 '희망버스'를 두 차례 한진중공업으로 몰고 와 경찰과 충돌했고, 오는 30일엔 수만명을 동원하는 3차 '희망버스'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외눈박이처럼 정치적 목표만 바라보는 이들 눈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사를 살려내야 할 한진중공업에 남은 임직원 1400명의 입장이나 7월 말 휴가철 대목을 1년 동안 기다려 왔던 영도구의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아예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