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철순 등)

[스크랩] 한국야구는 아직 김경문이 필요하다

도깨비-1 2011. 6. 14. 09:48
한국야구는 아직 김경문이 필요하다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10614074804665

출처 :  [미디어다음]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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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OSEN=이선호 기자]지난 주초 광주구장에서 만난 김경문(53) 전 두산 감독은 이미 사퇴를 결심한 듯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못해 미안하다"고 허허로이 웃엇다. 그리고 "어떻게 해설들을 그렇게 잘할까. 나같으면 힘들어 못할 것이다"고 말했고 "1000경기 출전이 무슨 소용인가. 부질 없는 것이다"고도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퇴장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만큼 뚜렷한 야구색깔을 가진 감독도 드물었고 실제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김경문 야구의 근간은 허슬과 화수분야구로 귀결지을 수 있다. 악착같은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는 허슬야구는 그의 브랜드나 다름없었다. 허슬야구에는 근성, 치열한 경쟁, 팀을 위한 희생과 배려, 자발성, 강력한 리더십이 요체이다. 이런 허슬야구는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로 이어졌다.

조범현 KIA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사퇴를 아쉬워하며 한국야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는 와중에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허슬야구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웠고 기동력과 근성의 야구를 펼쳤다.

리더십은 강렬했다. 주전들의 안주를 용납하지 않고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무명의 선수들을 과감하게 주전으로 기용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젊은 선수들은 주루와 수비, 공격에서 악착같은 플레이로 보답했고 성적으로 이어졌다. 두산이 올해 7위에 처져 있으면서도 관중동원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구단이 된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시들했던 야구의 인기도 허슬야구의 부상과 함께 르네상스를 일으켰다.

김경문 감독은 떠나는 과정도 쿨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팀을 위해 용퇴했다. 앞선 7년 동안 세 번의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6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가장 부진한 성적이 5위였다. 우승을 못했지만 스스로 물러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올해 1등을 목표로 출발했으나 7위로 떨어지고 선수단 분위기가 극도로 침체에 빠지자 옷을 벗었다. 그는 "사퇴를 계기로 두산이 똘똘 뭉쳤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떠나면서도 두산의 재도약을 기원했다.

김경문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할 것이다. 아마도 지난 7년 반의 세월을 반추하면서 새로운 야구를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찍 퇴장하기엔 아까운 지도자이다. 팬들은 그의 용퇴를 아쉬워하면서 새로운 김경문 야구를 보여줄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한국야구는 여전히 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