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철순 등)

30년만에 반지 낀 '불사조' 박철순 "감개무량하다"

도깨비-1 2011. 4. 3. 00:03

30년만에 반지 낀 '불사조' 박철순 "감개무량하다"

 


2011-04-02 14:02 잠실=CBS체육부 박세운 기자

 

프로야구 출범 30년째에 정상 등극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프로야구가 처음 막을 올린 1982년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던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의 우승 주역들이 2011시즌 개막에 맞춰 한 자리에 모였다.

김영덕 초대 감독을 비롯해 이광환 코치, 22연승 신화를 창조한 '불사조' 박철순, 한국시리즈 첫 MVP 김유동, 초대 주장 김우열, 간판타자로 활약한 윤동균 등 원년 우승의 주역들은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과 LG 트윈스의 개막전을 앞두고 30년만에 우승 반지를 수여받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두산은 경기를 앞두고 프로야구 출범 30년을 기념해 원년 우승 멤버들에게 챔피언 반지를 전했다. 30년만에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낀 '레전드' 모두 감격적인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김영덕 전 감독은 "30년만에 이렇게 초대해 줘 영광이고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고 박철순도 "정말 감개무량한 자리다. 1982년 당시 우리의 전력은 최하위권이었는데 우승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원년 우승의 주역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영광이 가득했던 30년 전의 추억을 회상했다. 가장 기억이 나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김우열은 "1982년 4월5일 춘천이었다. 당시 삼미에게 5-8로 밀리다 9-8로 뒤집었다. 다시 9-11로 역전을 당했지만 결국 우리가 12-11로 이겼다. 마치 우승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며 짜릿했던 순간을 생생히 전했다.

김유동에게는 역시 한국시리즈가 가장 인상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9회에 때린 만루홈런은 평생 잊지 못할 홈런이다. 그때의 환호성과 영광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때처럼 기분좋았던 날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개시를 앞두고는 의미있는 시구 행사가 벌어졌다. 두산의 영원한 프렌차이즈 스타 박철순이 시구자로 나섰고 현재 두산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 감독이 홈 플레이트에서 공을 받았다. 시타는 초대 주장인 김우열이 맡았다. 박철순은 시구 전 "원년 때 주툭기였던 몸쪽 공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해 김우열을 긴장시키기도.

다행히(?) 주특기를 발휘하지는 않았다. 박철순은 김경문 감독의 미트를 향해 정확히 공을 던졌고 김우열은 헐리웃 액션이 가미된 헛스윙 동작을 펼쳐 2만7,000명 만원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셋은 시구 후 서로를 감싸안으며 뜻깊은 행사를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