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박지성 외

[스크랩] <태극전사 '이동국'의 존재 이유…'희생'>

도깨비-1 2009. 9. 6. 13:44
뉴스: <태극전사 '이동국'의 존재 이유…'희생'>
출처: 조이뉴스24 2009.09.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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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빛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묵묵히 제역할을 다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지만 진한 여운이 남았다. '라이언 킹' 이동국(30, 전북)이 그랬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친선경기. 한국은 박주영-이정수-설기현의 골 퍼레이드에 힘입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선제골과 쐐기골의 주인공 박주영과 설기현에 쏠렸다. 이동국은 분명 '주연'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동국은 빛났다. 이동국은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동국은 호주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45분 동안 이동국은 단 한 개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기록'으로만 보면 이동국은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열정'과 '투혼'을 발휘했다. 이동국은 '희생'을 선택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던 '슈퍼스타'였지만 지금은 한 발 물러서 중심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후배들을 돕는다.

호주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포효하는 사자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태클도 서슴지 않는 이동국의 투지는 볼 수 있었다. 자신의 골 욕심보다는 팀 동료에 기회를 주려는 모습도 팬들의 눈에 들어왔다. 기다리며 골을 노리던 이동국은 없었고 한 발 더 뛰며 기회를 만드는 이동국은 있었다.

전반 8분 상대 수비수를 악착같이 따라 붙으며 코너킥을 만들어내던 모습, 11분 넘어지면서까지 동료에게 패스하는 모습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동국을 볼 수 있었다.

축구 전문가들 역시 '희생'을 선택한 '조연' 이동국의 모습을 칭찬했다. 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움직임이 파라과이전보다 좋았다. 본인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호주 수비수들의 시선을 유도해 다른 선수에 기회를 내주는 역할을 했다. 박주영과 중복되는 움직임도 없었다. 이동국은 다른 공격수들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이날 이동국의 플레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정무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좋아졌다. 활동폭이 넓어졌고 몸싸움도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동국도 자신의 '희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지만 이동국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이 주문한 '투쟁적' 모습도 충실히 이행했다.

경기 후 만난 이동국은 "경기에 만족한다. 처음보다 편안했다. 힘도 좋아졌고 몸상태도 좋아졌다. 감독님이 투쟁적인 모습을 요구해 공격과 수비를 함께 열심히 했다.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하는데 중점을 뒀다.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의 모습은 이제 없다. 하지만 존재 이유는 분명 있었다. 더 이상 주연은 아니지만 '희생'하는 조연 이동국 역시 아름답다.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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