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식

술 조금 마셨어도 2~3시간 후에 수유해야

도깨비-1 2009. 8. 5. 15:43
아기를 낳은 뒤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늘고 있다. 모유 수유율은 2000년 약 10%에서 2008년 약 35%로 늘었다(대한소아과학회 조사). 그만큼 모유 수유와 관련된 과장된 속설도 많다. 인터넷에는 '모유 수유 중 금기사항', 등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수없이 떠돌아다닌다. 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맞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흔히 받는 모유 수유 관련 질문 7가지를 뽑아 올바른 대답을 들었다.

모유 수유 중 맥주나 커피 마셔도 되나요?

알코올은 모유 분비를 억제하므로 산모 체중 1㎏당 0.5g 이상 섭취하면 안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맥주 355mL(한 캔), 소주 60~70mL (한 잔 반) 정도이다. 어떤 술이든 가끔 한 잔은 괜찮지만, 지속적인 음주는 곤란하다. 아주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1시간 이내에는 모유를 통해 알코올이 나올 수 있으므로, 2~3시간 후에 수유해야 한다. 하루 한두 잔의 커피는 괜찮다. 그러나 카페인 때문에 아기가 보채고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커피를 마신 뒤 24시간 이내에 아기가 예민해지면 커피를 끊어야 한다.

▲ 모유가 영아의 두뇌 발달, 알레르기 예방, 건강한 인격 형성에 이상적일 뿐 아니라 출 산 후 회복, 산모의 유방암 예방 등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모유 수유율이 크게 늘고 있다./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
매운 음식을 먹어도 되나요? 호박은 삼가야 하나요?

매운 음식을 금하지는 않지만, 간혹 고추·마늘·양파 등 자극적인 식품의 냄새나 맛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설사하거나 배가 아파서 심하게 울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은 후 24시간 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그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호박즙은 산모들이 부기를 빼는 데 도움된다며 많이 마시는데, 호박은 이뇨 성분이 있어 수유모의 소변량을 늘리고 모유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모유 수유 중 파마나 염색해도 괜찮을까요?

해도 된다. 파마약이나 염색약이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는 없다.

모유 수유 중 부부관계를 가지면 자연 피임이 되나요?

하루 10회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면 피임 효과가 높지만 100%는 아니다. 아기가 젖을 빨 때 엄마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프로락틴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한다. 이유식을 먹이지 않는 상태에서 4~6시간 간격으로 모유 수유만 하고, 산모의 생리가 재개되지 않았다면 임신 확률은 2% 이하이다.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야간 모유 수유를 거르면 임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피임을 고려해야 한다.

모유는 6개월이 지나면 영양분이 없어지나요? 영양제를 먹으면 도움이 되나요?

모유는 먹일 수 있을 때까지 먹이는 것이 좋다. 단, 6개월이 지나면 모유 성분만으로는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할 수 없으므로 이유식을 함께 먹여야 한다. 미국소아과학회는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만 할 경우에는 비타민 D와 철분이 결핍될 수 있으므로 영아에게 비타민 D와 철분 보충을 해주도록 권장한다. 엄마가 철분제나 종합비타민을 먹는다고 즉시 모유에 섞여 나오지는 않지만, 적정량의 영양제 섭취는 산모의 건강 유지를 위해 권장한다.

모유 수유 뒤 아기가 설사를 해요

모유 수유하는 아기의 변은 대개 묽기 때문에 진짜 설사와 구분을 잘 해야 한다. 생후 3개월까지 된 모유 수유 아기의 하루 정상 배변 횟수는 0~6회다. 이 횟수 내에서 변을 보면 다소 묽어도 설사가 아니다. 그러나 묽은 변이 7회 이상 계속되면 설사, 장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또 아기가 젖을 빨 때 처음 나오는 모유(전유)는 지방 성분이 적고 물·탄수화물이 많은 반면, 나중에 나오는 모유(후유)는 지방이 많다. 따라서 전유만 조금 먹다가 마는 아기는 대변이 묽고 자주 볼 수 있다. 엄마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수유모의 수분섭취가 많아지므로 모유량이 늘어서 아기가 설사할 수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니다.

출산 후 몸무게가 늘 수도 있나요?

모유 수유를 한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분만 후 첫 두 달은 인위적인 체중 감량을 삼가야 한다. 식이조절을 통한 다이어트는 모유 영양소에 불균형을 가져오므로 아기 건강에 나쁘다. 운동은 모유의 양이나 성분에 영양을 미치지 않으므로 분만 2개월 이후부터는 체중 조절을 시도해도 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2009.08.04 23:35 입력 / 2009.08.05 04:1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