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부동산
글쓴이 : 세계일보 원글보기
메모 : 최근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속칭 ‘깡통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공급업체가 관련 규칙을 들어 해약을 인정하지 않은 채 중도금·잔금의 연체료까지 계약자에게 부담시키고 있어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깡통 아파트’ 급증=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건설이 2004년 1월 분양한 서울 홍제동 K아파트는 45평형이 5억3030만원에 분양됐으나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현재 매매가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상 하락한 5억2000만원이다. 이 아파트 48평형과 56평형도 분양가보다 각각 1000만원 정도 싼 5억5500만원과 5억5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총 119가구 가운데 10여가구가 아직 미분양으로 남아 있어 가격 상승은 상당기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D건설이 지난해 3월 분양된 서울 홍익동 D아파트 31평형은 분양가가 3억4000만원이었으나 현재 매매가는 3억1000만∼3억3000만원. 분양가보다 최고 3000만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올 연말 입주하는 방배동 D주상복합아파트도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싼 가격에 거래되고, 내년 3월 입주하는 논현동 W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또 다른 K건설이 경기 군포시 당동에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32평형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싼 2억2500만∼2억3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다.
◆분양계약 해지요청 봇물=서울 홍제동 K아파트를 분양받은 역촌동 김모(43)씨는 입주를 미룬 채 최근 건설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김씨는 “분양 당시 ‘떴다방’까지 몰려 분양 후 큰 프리미엄이 예상된다고 선전해 분양을 받았으나 계약 후 가격이 오르지 않고 올 들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자 입주를 하지 않고 건설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방배동 D주상복합을 분양받은 송모(51)씨도 지난달 공급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공급업체가 분양계약서상 ‘해약이 불가능하다’며 해약해 주지 않고 있다. 송씨는 “공급업체가 해약을 거절한 채 중도금 연체료까지 물리고 있다”며 “불공정한 아파트 분양계약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와 관련된 상담도 급증하고 있다. 소보원에 따르면 지난 6월 27건에 불과하던 아파트 계약 해지와 관련된 상담이 7월에는 46건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고 8월에도 20일 현재 43건에 달한다. 소보원 관계자는 “아파트 계약 해지 상담은 매달 20여건에 불과했으나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7월부터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만 골탕=아파트 계약해지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관할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공급자와 소비자 간 계약으로 정부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02년 5월에 제정한 ‘아파트 표준 공급계약서’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을 1회 이상 납부한 경우, 공급자와 수요자 쌍방이 합의에 의해서만 해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파트 표준 공급계약서 제2조는 아파트 계약 해지에 대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1회 이상 납부한 경우 분양자(공급업체)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해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도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를 허용할 경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해약 요구가 크게 늘어 업체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해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한번 계약하면 계약금을 날리기 일쑤고 중도금을 1회라도 납부한 경우에는 해약이 안 돼 남은 중도금과 잔금의 연체료까지 물어가며 해당 아파트가 처분(매매)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전문가는 “아파트 분양계약으로 인한 분쟁이 늘고 있다”면서 “표준계약서의 개선과 분양계약과 관련한 분쟁을 원만하게 조정하기 위해 건교부 산하에 ‘아파트 계약분쟁 조정위원회(가칭)’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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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아파트’ 급증=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건설이 2004년 1월 분양한 서울 홍제동 K아파트는 45평형이 5억3030만원에 분양됐으나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현재 매매가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상 하락한 5억2000만원이다. 이 아파트 48평형과 56평형도 분양가보다 각각 1000만원 정도 싼 5억5500만원과 5억5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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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건설이 지난해 3월 분양된 서울 홍익동 D아파트 31평형은 분양가가 3억4000만원이었으나 현재 매매가는 3억1000만∼3억3000만원. 분양가보다 최고 3000만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올 연말 입주하는 방배동 D주상복합아파트도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싼 가격에 거래되고, 내년 3월 입주하는 논현동 W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또 다른 K건설이 경기 군포시 당동에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32평형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싼 2억2500만∼2억3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다.
◆분양계약 해지요청 봇물=서울 홍제동 K아파트를 분양받은 역촌동 김모(43)씨는 입주를 미룬 채 최근 건설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김씨는 “분양 당시 ‘떴다방’까지 몰려 분양 후 큰 프리미엄이 예상된다고 선전해 분양을 받았으나 계약 후 가격이 오르지 않고 올 들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자 입주를 하지 않고 건설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방배동 D주상복합을 분양받은 송모(51)씨도 지난달 공급업체에 해약을 요구했으나 공급업체가 분양계약서상 ‘해약이 불가능하다’며 해약해 주지 않고 있다. 송씨는 “공급업체가 해약을 거절한 채 중도금 연체료까지 물리고 있다”며 “불공정한 아파트 분양계약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와 관련된 상담도 급증하고 있다. 소보원에 따르면 지난 6월 27건에 불과하던 아파트 계약 해지와 관련된 상담이 7월에는 46건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고 8월에도 20일 현재 43건에 달한다. 소보원 관계자는 “아파트 계약 해지 상담은 매달 20여건에 불과했으나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7월부터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만 골탕=아파트 계약해지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관할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공급자와 소비자 간 계약으로 정부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02년 5월에 제정한 ‘아파트 표준 공급계약서’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을 1회 이상 납부한 경우, 공급자와 수요자 쌍방이 합의에 의해서만 해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파트 표준 공급계약서 제2조는 아파트 계약 해지에 대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1회 이상 납부한 경우 분양자(공급업체)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해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도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를 허용할 경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해약 요구가 크게 늘어 업체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해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한번 계약하면 계약금을 날리기 일쑤고 중도금을 1회라도 납부한 경우에는 해약이 안 돼 남은 중도금과 잔금의 연체료까지 물어가며 해당 아파트가 처분(매매)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전문가는 “아파트 분양계약으로 인한 분쟁이 늘고 있다”면서 “표준계약서의 개선과 분양계약과 관련한 분쟁을 원만하게 조정하기 위해 건교부 산하에 ‘아파트 계약분쟁 조정위원회(가칭)’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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