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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 아파트 '불꺼진 집' 많다

도깨비-1 2006. 6. 1. 19:53
뉴스: 새 아파트 '불꺼진 집' 많다
출처: 매일경제 2006.06.01 16:44
출처 :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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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용인시 보정동 J아파트 36평형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 김 모씨는 속이 탄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여서 양도세 부담으로 싸게 내놓을 수도 없고 전세로 돌리자니 인근에 공급 과잉으로 세입자를 구하기도 힘들다.

김씨는 "시세보다 3000만원 정도 싼 3억3000만원에 내놨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며 "인근 죽전지구 같은 평형대보다 전세를 1억원 가까이 싸게 내놨지만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에 빈집이 쌓이고 있다. 다수의 무주택자가 올해 나올 급매물에 관심이 큰 반면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으로 싸게 내놓지 못해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보이는 것이다.

◆ 부산ㆍ경남 입주율 52%로 최저

= 올 들어 입주한 새아파트 3가구 중 1가구는 빈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입주한 전국 185개 단지 8만421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만6799가구만 입주해 입주율이 67% 선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호재가 있는 대전ㆍ충남이 1만556가구 중 8519가구가 집들이에 나서 입주율이 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ㆍ경북이 77%(7500가구 중 5774가구), 광주ㆍ전남 76%(3406가구 중 2591가구), 서울 74%(1만9851가구 중 1만4693가구)를 기록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최근 수년 동안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룬 부산ㆍ경남지역은 입주율이 52%(1만6849가구 중 8779가구)에 머물렀다.

경기ㆍ인천과 강원도가 각각 61%(1만9890가구 중 1만2224가구)와 56%(2879가구 중 1614가구)로 전국 평균에 못미쳤다. 그러나 연말까지 전국에서 17만6830가구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 같은 입주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ㆍ인천지역에서는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6만3031가구가 추가로 집들이에 나선다.

최근 미분양 물량이 급증한 부산ㆍ경남지역에서는 하반기 2만1045가구가 입주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도 연말까지 2만8570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계획이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입주 때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물량이 많았고 거래 공백으로 기존 아파트를 팔아 새 아파트로 옮겨가는 이전 수요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실수요자 거래 풀어줘야"

= 주로 부산 등 지방의 새 아파트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이 가라앉고 있는 이유는 새 아파트가 늘어나는 속도를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빈집을 싸게 처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고분양가와 세금 위주 부동산 정책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지방 수요를 위축시켜 빈집 증가와 기존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은행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5월 22일 기준 대전과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0.5%, 0.1%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정부가 거래를 어렵게 하면서 이사가 급감하고 결국 새 아파트 입주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수요자들의 거래라도 풀어줘야 지방 아파트 가격만 하락한다는 푸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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