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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정치 이슈화되면 관련국에서 악용할 소지"

도깨비-1 2015. 3. 24. 10:25

"사드, 정치 이슈화되면 관련국에서 악용할 소지"

입력 : 2015.03.24 03:00 | 수정 : 2015.03.24 07:51 / 조선일보 김봉기 기자

[황진하 국방위원장]

"美가 사드 배치하려한다면 직접 중국 등 설득하라고 정부가 요구해야 할 것"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 사진
새누리당 소속인 황진하〈사진〉 국회 국방위원장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THAAD)' 배치 논란에 대해 "이 문제가 정치 이슈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이는 정치권이나 국회에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 문제가 정치 이슈화되면 관련국에서 우리 정치권 내에서 누가 누가 어떤 입장인지를 확실히 알게 되고, 자신들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국내 정치권만 혼란스럽게 되는 역풍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논의를 위해 4월 초 열리는 여당 의원총회에 대해선 "찬·반을 따지는 의총이 돼선 내부 갈등만 증폭될 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의원들이 사드와 관련된 기본적 정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정부를 향해 조속히 결론을 내달라고 제언하는 식의 의총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사드는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문제인데도 이를 우리 정부가 미국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며 "정확한 팩트가 뭔지를 알도록 정보 공유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취하는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이미 중국 등 주변국의 사드 관련 반응은 다 나와 있지 않으냐"며 "이젠 전략적 모호성만으론 대처하기 어렵다.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적어도 정부에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 우리나라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과 자국민 보호를 위해 대비하겠다는 것을 반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다면 미국 역시 직접 나서서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을 외교적으로 설득하는 데 나서달라고 우리 정부가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황 위원장은 북한의 핵무기 소량화·경량화 문제에 대해 "현재 북한이 상당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일반적 판단이지만, 소량화·경량화 핵무기를 개발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며 "소량화·경량화 가능성을 점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이를 갖고 있다고 확정해 말하는 건 좀 무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이슈가 된 방산 비리 문제에 대해선 "관련자 처벌에 관용이 있으면 안 된다"며 "군은 국민적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견제, 감시, 단속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