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지휘체계가 엉망이다” 거센 항의에…박대통령, 즉각 현장 실무진 다그쳐

도깨비-1 2014. 5. 5. 15:21

“지휘체계가 엉망이다” 거센 항의에…박대통령, 즉각 현장 실무진 다그쳐

등록 : 2014.04.17 18:34 수정 : 2014.04.17 21:19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자 한 실종자 가족이 일어나 이야기하고 있다. 진도/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진도 해상 여객선 참사] 실종현장 방문
35분간 질문·건의사항 듣고 답변
“희망 잃지 말고 구조 기다려달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이틀째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 현장에서 가족들의 건의사항을 들었다. 박 대통령과 가족들의 질의응답은 거센 항의와 격려의 박수가 번갈아 이어지면서 35분 동안 계속됐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에게 구조 현장 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알리겠다는 것과 사후 조처 점검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약속했다.

이날 낮 사고 현장 방문 뒤 오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 박 대통령은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을 만큼 참담하시겠지만 희망을 잃지 마시고 구조 소식을 모두 함께 기다려달라”며 “날씨가 좋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를 했다. 가족들에게도 정부가 가능한 모든 지원과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현장 상황을 알 수가 없다. 잠수부 투입도 약속대로 되지 않고 지휘체계가 엉망이다’라고 건의하자, 박 대통령은 “왜 현장 접근이 되지 않는지, 현장 상황이 어떤지를 가족분들이 누구보다 세세하게 들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고 스크린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선장과 선원이 먼저 빠져나왔다’는 가족들의 원망을 듣고선 “이번에 철저히 조사하고 또 원인 규명을 확실히 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체 안에 공기를 넣어야 한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가족들을 향해서는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것은 전부 시행이 되도록 지시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물러나야 한다”고 말해 가족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유족들은 ‘살아있다’고 온 문자를 직접 박 대통령에게 보여주기도 했으며, 박 대통령은 부모가 실종돼 홀로 남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여섯살 권지연양을 침통한 표정으로 쓰다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주무시기 전 지시사항이 이행됐는지 저한테 확인해 달라’는 한 가족의 요청에 “전화번호를 달라. 제가 확인하겠다”며 전화번호를 받은 뒤 현장을 떠났다.

앞서 박 대통령은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광주공항과 진도 서망항을 거쳐 해양경비함정 편으로 낮 1시37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약 20분 동안 함정 갑판에 나와 침몰 선박을 바라보며 사고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현장에서 “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하고, 물속은 더 추울 것이다.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며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구조요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석진환 기자, 진도/최우리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