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세월호 유족들, 특검 요구…“수습은 뒷전…언론플레이”

도깨비-1 2014. 5. 5. 14:26

세월호 유족들, 특검 요구…“수습은 뒷전…언론플레이”

등록 : 2014.05.03 14:02 수정 : 2014.05.03 14:50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유족들이 1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주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려고 팽목항을 찾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다. 이들은 사고 수습과 구조에 혼선을 빚고 있는 정부 당국을 비판하며 행진을 벌였다. 진도/공동취재사진

“진실 왜곡…생색 내는 행태에 사기극 보는 것 같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이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김아무개씨 등은 3일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이런 내용이 담긴 호소문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줬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회의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정부를 믿고 기다렸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암초니 뭐니 하더니 선장을 제물로 내세우고 과적이 문제라고 하며 언론플레이만 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생활안정대책을 유포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전 국민 장례축제’ 처럼 생색을 내는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다.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이 뒷전이 되어 버렸다”고도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아이들을 버려두고 탈출해서 나타나지 않는 교사와 길 잃은 학부모들에게 대안이나 위로조차 하지 않고 책임회피만 하는 단원고 교직원들을 보면 비통한 마음”이라며 교육청과 교직원들에 대한 원망했다.

이들은 “학교 정상화도 필요하지만, 고유 업무를 망각하고 책임회피만 하는 교직원들에게 남은 아이들을 맡겨두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 믿을 수 있는 분들이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지난 2일 40여명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뜻을 같이했다. 이 땅의 국민으로서 내 새끼를 잃은 엄마 아빠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각자 두 손으로 “나약한 부모의 마음을 지켜주세요”, “내 아이를 돌려주세요“라는 등의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초등학생 때부터 10년 가까이 단짝으로 지내다 사고로 숨진 단원고 2학년 박아무개(17)양과 김아무개(17)양의 발인식이 이날 오전 7시30분께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두 학생을 포함해 안산지역 장례식장에서는 단원고 학생 7명의 장례가 치러졌다.

이로써 세월호 침몰사고 단원고 희생자 197명 가운데 179명(교사 4명 포함)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됐고, 이날 오전 현재까지 학생 65명은 실종된 상태다.

희생된 학생들을 애도하는 조문객 발길은 이날도 계속됐다. 공식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지 5일째인 이날 오전 시간에만 4천명 이상이 다녀가 임시분향소와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누적 조문객 수는 30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