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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야구는 구라다 시즌2] 류현진에게 담배 끊으라구요?

도깨비-1 2013. 10. 8. 14:09
[야구는 구라다 시즌2] 류현진에게 담배 끊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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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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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프롤로그작년. 야구 열풍이 뜨거웠다. 그 인기에 슬쩍 숟가락을 얹었다. <야구는 구라다>. 모 포털 사이트에 60회 정도 연재됐다. 멈춘 지 수개월. 걸음을 다시 시작한다. 품격은 기대 마시라. 거칠고, 생경한 글이다. 칼럼이라는 이름도 버겁다. 친구와 술자리 넋두리 쯤? 억측과 구라가 대부분이다. 그냥 즐기시라.(필자의 변 (辨))

잔인한 달이 4월이라고? 아니다. 10월이 진짜 잔인한 계절이다. 적어도 투수한테는 그렇다.

봄에는 아직 싱싱하다. 겨우내 좋은 것 많이 먹고, 스프링 캠프 때 운동 열심히 해서 빠른 공 팽~팽~ 뿌려댄다. 그러다 한여름 지나고, 지치고 힘들 때 찾아오는 계절이 가을이다.

몸만 그런가? 피 말리는 단기전 승부. 한번 실수에 평생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이 남기도 한다.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에서 이선희가 김유동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뒤 덕아웃에도 못들어가고, 불펜에 쭈그리고 앉아 훌쩍이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그 뿐인가. 김일융(1984년) 이상훈(2002년) 채병용(2009년).... 가을의 악몽을 경험한 이들이다.

BK의 경우는 잔인함의 극이었다. 2001년 월드시리즈. 티노 마르티네즈, 데릭 지터, 스캇 브로시어스에게 연거푸 홈런을 얻어맞았다. 그것도 9회말 동점 홈런, 연장 끝내기 홈런이었다. 하필이면 투 아웃 이후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역대 최고의 명승부였다며 침을 튀겼다. 하지만 그에게는 영원히 지우고 싶은 순간이리라. 브로시어스에게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 털썩 주저 앉아버린 BK의 모습은 우리에게 가장 비극적인 Fall Classic이었다.

류현진이 PS 첫 등판에서 죽을 쒔다. 3이닝 4실점. 수비에서는 두 번이나 버벅거리며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규 시즌 때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죽을 맛이다. 수많은 비판과 지적질의 대상이 됐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결정구가 없다', '타자를 압도하는 패스트볼이 없다', '역시 신인은 어쩔 수 없다', '어디 아픈 것 같다' 등등...와중에는 이런 댓글도 있었다. '류뚱. 이제 제발 담배 좀 끊고 몸 잘 만들어서 직구 스피드 좀 올리자'.

조목조목 다 맞는 말이다. 어디 하나 틀린 구석이 없다. 체인지업 연거푸 3, 4개 커트 당하고 별 수 없이 빠른 볼 밀어 넣다가 적시타 맞았고, 브레이킹 볼의 예리함도 떨어진듯 어정쩡해 보였다. 그렇다고 왼쪽 타자에게 던진 슬라이더도 소름 돋을 지경은 아니었다. 평소답지 않게 표정 변화도 많았고, 긴장한 기색도 역력했다. 왜 이래? 연기파 투수답지 않게.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줄 말은 그런 게 아니다. 따끔한 충고도, 예리한 의문의 제기, 명확한 해법의 제시도 아니다.

그는 이 잔인한 계절에 이제 한번 나왔을 뿐이다. 앞으로 더 험난한 챔피언 시리즈, 월드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자기는 죽을 쒔지만 팀은 이기지 않았는가. 이겼으면 됐지 뭐. 던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다음에 잘 던지면 되잖아. 이 순간은 가장 편하게,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최선이고, 정답이다.

매팅리 감독은 "앞으로도 류현진은 계속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대인배'라고 감동한 팬들도 있다. 대인배라니.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시즌 내내 잘 했던 투수다. 마땅히 계속 기회를 받아야 한다. 한번 삐끗했다고 "다음부터 신중하게 기용하겠다"고 하면 그게 더 팔불출이다.

물론 담배 끊으면 좋다. 달리기 할 때 숨도 덜 차고, 가래도 덜 끓는다. 간혹 지나치게 식욕이 왕성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지만, 뭐 어떠랴 많이 버는데. 그 까짓 햄버거 콤보 메뉴 하나쯤 더 먹는다고...하지만 이 타이밍에, 그게 그에게 꼭 필요한 말은 아닐 것이다.

다시 2001년으로 돌아가 보자. 애리조나 D백스 밥 브렌리 감독이 연 이틀 충격적인 홈런을 맞고 터덜터덜 마운드를 내려가는 BK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한마디 던졌다. ""Put your head up (고개 들어).""

이제 우리가 그에게 해야 할 말이다. 괜찮아. 류뚱. 다음엔 잘 될 거야. 절대 기 죽지마.

백종인 / 칼럼니스트 前 일간스포츠 야구팀장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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