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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롱베이 Ha Long Bay, 배 위에서의 하룻밤

도깨비-1 2013. 9. 2. 16:01
하롱베이 Ha Long Bay, 배 위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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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여행 
글쓴이 : 다음라이프 원글보기
메모 : 베트남을 여행하기 전에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역시 베트남 제 1 경승지라는 하롱베이였다.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꼭 찾아가야 하는 곳이다. 하롱베이는 베트남 북부의 만(灣)으로, 무려 3,0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섬들이 흩뿌려져 조각처럼 서 있는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지정한 자연공원이다.

하롱베이로 출발하는 작은 항구는 하노이에서 차로 3시간 이상 떨어져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관광객들이 아침 일찍 출발하여 반나절 하롱베이를 둘러보고, 다시 저녁 늦게 하노이로 돌아가는 원데이 투어를 한다. 그러나 왕복 6시간 이동의 압박을 견디며 후다닥 하롱베이에 발자국만 찍고 돌아오기 아쉽다면, 나처럼 하롱베이에서의 하룻밤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저 하롱베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에 찾아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선상숙박. 말 그대로 '배 위에서의 하룻밤'이다. 생각만 해도 설레지 않는가? (^^)

이른 새벽부터 출발한 하롱베이행 버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자란 잠을 청하며 뒤척이는 가운데, 버스 밖으로 아침이 번지는 베트남의 교외를 카메라에 담느라 동동거리다 보니 3시간은 순식간에 지났다.

하롱베이의 관문인 항구에 도착하자, 바다에 떠 있는 수백 척의 배들이 보인다. 작은 통통배부터 거의 크루즈처럼 거대한 배까지 다양한 종류의 선박이 정박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짐작할 수 있다.

내가 탄 배는 숙박이 가능한만큼, 덩치도 다른 배에 비해서 큰 편이었다. 1층은 객실이고 2층은 식당 겸 로비로 되어 있는데, 우리가 도착하자 마치 고급 호텔처럼 웰컴 음료를 내어왔다. 달콤한 아이스티를 마시며 천천히 배 안을 둘러본다.

배의 꼭대기에는 선베드가 줄지어 누워있다. 배가 유람하는 동안 이곳에 누워있으면 눈 앞에 파노라마로 하롱베이의 장관이 펼쳐질 것이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방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배 안에서의 숙박인데다, 요금이 비싼 것도 아니어서 시설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객실이었다. 킹 사이즈의 넓은 침대와 아늑한 침구. 거기다 가구들도 하나같이 깨끗하다.

거기다 진정한 감탄은 화장실에서 터져나왔다. 개별 화장실이 포함인것쯤이야, 예약하는 그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침실보다 더 세련되고 새것 같은 샤워시설이라니~ 차라리 크루즈였다면 이렇게까지 신기하지 않았을 텐데 이 아담한 선박 안에서 샤워까지 할 수 있다니 놀라움 그 자체. 변기와 세면대 역시 깔끔했다. 숙소에 대한 만족도는 엄지 손가락 들고 '좋아요'를 외치기에 충분했다.

섬이 곳곳에 있는 지형 특성상, 안개가 많이 낄 수 밖에 없는데 우리가 간 날도 역시 뿌옇게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그러나 하롱베이의 안개는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신비로운 운치를 더해주는 양념같은 역할을 한다. 안개를 옆구리에 끼고 오롯이 서있는 섬들은 마치 신선의 자태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작은 쪽배를 타고 안개를 헤치며 섬 사이 구불구불 길을 잇고 다니는 바다 위 행상인들 역시, 풍경 속에 녹아들어 하롱베이 그 자체처럼 느껴진다.

하롱베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의미. 하롱베이의 '롱'이 용을 뜻한다고 한다. 보석과 구슬을 입에 문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하롱베이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세월에 의해 깎이고 마모된 섬과 기암들이 바다 위에 펼쳐진 모습이, 가히 용을 떠올릴 법도 하다.

하롱베이 투어는 그저 '유람선'을 타고 풍경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깨알같은 액티비티를 숨기고 있다. 예를 들면 사진처럼 카약을 타고 하롱베이의 섬과 돌 사이, 숨어있는 동굴을 찾아 다니며 탐험을 하기도 한다.

하롱베이의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다가왔다 멀어지는 하롱베이의 섬들은 결코 웅장하진 않았지만, 그림처럼 신비로운 매력이 있었다. 안개로 인해 희붐한 시야 덕분에 마치 꿈 속을 헤매는 듯 몽롱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하롱베이가 그저 명상에 빠진 듯, 정적이기만 한 여행은 아니다.

풍경을 안주 삼아 한 잔 두 잔 술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흥이 돋고, 배 위에서는 파티가 펼쳐진다.

그리고 하롱베이에도 밤이 찾아왔다. 주변이 짙어지니 섬의 명암도 더욱 짙어지면서,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뿜어낸다. 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밤은 살짝 무서우면서도 흥분되는 묘한 기분. 빛이 사라지자 그야말로 '칠흑'같은 어둠이 깔린다. 바다의 밤은, 도시의 밤보다 더욱 위압적인지라 내일 아침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하롱베이의 일출이 보고 싶었지만, 다음 날 역시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여 제대로 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먼 하늘이 붉은 빛으로 살며시 물드는 모습만 겨우 봤지만 만족할 수 밖에.

실제로 보면 더욱 아름답고 몽환적인 하롱베이지만, 안개 덕분에 카메라에는 그 느낌이 전혀 담기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확실히 당일치기로 둘러보는 것 보다, 하룻밤 머무르는 것이 더 깊이 하롱베이를 음미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일정에 여유만 있다면, 배 위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을 보내며 유유히 하롱베이 위를 떠다니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울러 나의 하롱베이 둘째 날 이야기는 Get About 트래블웹진에서 만나보시라.

◆출처: Get About 트래블웹진 http://getabout.hanatour.com/

◆더 자세한 이야기: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6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