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안도현의 절필(絶筆)에 대하여

도깨비-1 2013. 7. 12. 11:52

안도현의 절필(絶筆)에 대하여

 

 

 

2013 07월 11일 (목) 13:56:38

*정재학 편집위원 amistat@paran.com

 

안도현이 박근혜 나라에선 시를 쓰지 않겠다고 절필을 선언했다. 아마도 박근혜 나라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대엔 시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일 게다. 이 시대를 박근혜 나라라고 하는 좌파적 악의(惡意)에 입을 다물 길 없으나, 결론적으로 안도현, 그가 시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안도현이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선거 캠프에 참여하면서, 필설로 내뱉은 치졸한 사실들은 차마 시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런 자가 스스로 물러난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좌파가 정권을 잡는 일은 다시는 없을 테니, 좌파의 가슴에서 나오는 시를 두 번 다시 읽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시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논할 필요 없이, 안도현은 시의 세계에서 떠나야 한다. 시의 궁극에서 일탈한 죄를 참회하여야 하고, 시를 조롱한 그 사실을 온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진실과 정의를 수호하는 시인의 노력은 시공을 초월한다. 이육사가 그러하였고 윤동주 시인이 그러했으며, 만해 한용운 선생 역시 그러하였다. 그래서 그런 시인으로 인해 나라와 민족은 보존되었고, 시인은 그래서 자랑스러운 것이다. 

안도현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서 사람의 향기를 느낀다고 하였다. 그래서 지지한다는 것이었고, 거기에 몰입한 안도현은 민통당 선대위원장이었다. 그러므로 그대는 시인의 자리에서 이미 떠난 자였다. 

필자 역시 시인이지만, 나는 안도현과는 전혀 다른 감각을 문재인에게서 느끼고 있었다. 안도현은 문재인에게서 ‘향기’라는 후각적 심상을 받았다 하나, 나는 문재인에게서 ‘공포’라는 육감(六感), 여섯 번째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낮은 연방제, 국가보안법 폐지를 정책으로 내건 문재인과 민주당에서 붉은 색깔을 보지 못햇다면 안도현은 색맹이다. 낮은 연방제에서 미군철수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안도현은 난독증에 걸린 치인(癡人)이다. 국가보안법 사수(死守)를 외치는 애국지사들의 절규를 듣지 못했다면, 안도현은 맹아자(盲啞者)이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서 안도현은 시인의 감각으로 무엇을 느꼈는가? 28살 여자를 일주일 째 미행한다거나, 차를 들이받고 사는 집 호수를 알아내는 수법, 그리고 38시간을 감금한 것 등. 찾아온 아버지를 막아서는 일 등. 기자에게 침을 뱉고 무릎으로 급소를 치는 등. 더 가증스러운 것은 38시간 감금에 대한 반성 없는 대변인 논평이었다. 

“28살 여자가 38시간도 못 견뎌?”

안도현은 이 대목에서도 문재인의 향기를 느꼈다면, 그 향기는 무엇인가? 나는 피에도 향기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 향기는 피비린내가 아니겠는가? 

문재인의 주위에는 이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NLL을 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은 피의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오는 일이다. NLL을 수호하다 전사한 해군장병들이 흘린 피의 냄새가 아니겠는가. 금강산에서 사살당한 박왕자 씨의 피의 향기도 그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조건 없는 대화,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말하고 있다. 우리의 상처에서 다시 피가 흐른다. 

안도현, 그대는 그대의 시‘ 연탄재’에서, 남을 위해 타고 남은 하얀 연탄재를 발로 차는 분별없는 폭력을 증오한 바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없는 도발을 통해 북한의 폭력을 경험한 바 있다. 하얀 연탄재는 이 나라의 중흥을 이루고 간 선열들일 수도 있다. 휴전선 향로봉 고지 묻혀 지금도 땅 속에 있는 무명용사가 흘린 피다. 미얀마 아웅산 묘역에서 숨져간 우리 대한민국 사람일 수 있다. 아니, 서독에 광부로 간호사로 간 우리 형과 누님들일 수도 있다. 

국정원 여직원을 38시간 감금한 사람들에게서, 그대는 어떤 사람의 향기를 느꼈는가. 폭력의 향기? 피의 향기? 관용과 포용의 향기? 사랑과 진정의 향기? 말하라, 안도현! 

시인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사람을 잊은 시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은 북한동포의 인권을 위해, 단 한번도 북한인권법 통과를 협조한 적이 없다. 오히려 유엔의 결의에 반하여, 북한인권법 통과를 저지한 사람이다. 안도현, 그대는 북한동포를 잊고 있는가. 그러므로 그대의 시는 가짜다. 사람을 잊은 시를 썼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이제 그 더러운 입으로 시를 논하지 말라. 더러운 좌파정치에 몸담은 그대의 입으로 하얀 연탄재를 말하지 말라. 인간의 작은 권리마저 상실한 북한동포를 잊은 그대의 입으로 사람을 논하지 말라. 시를 말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