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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작사가는 윤치호" 자료 추가 발굴

도깨비-1 2013. 6. 21. 11:11

"애국가 작사가는 윤치호" 자료 추가 발굴

 

입력 : 2013.06.18 03:04

  • 김기철 기자/ 조선일보
  • '작곡 안익태, 작사 미상'의 애국가. 이 애국가 가사를 누가 썼는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윤치호설(說)과 안창호설(說)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윤치호가 애국가 가사를 썼다는 자료가 새로 발굴됐다.

    6·25전쟁 직후 미국에서 발간된 한국 소개 영문 소책자가 윤치호(1865~1945·사진)를 애국가 작사자로 밝힌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태평양출판사가 1954년 11월 발간한 '한국 입문(Introduction to Korea)'에 '애국가(Korean National Anthem)' 악보를 싣고 작곡자를 안익태, 작사자를 윤치호로 기록한 것.

    
	윤치호(왼쪽)와 '한국입문'에 실린 애국가.
    '한국입문'에 실린 애국가. 왼쪽 상단에 윤치호가 애국가를 작사했다고 밝혔다.
    이 책자는 한국 홍보용 자료로 제작된 것으로 이현표 전 주미 한국 대사관 문화홍보원장이 수집했다. 이승만 대통령 고문을 지낸 올리버 박사가 운영한 한국태평양출판사는 당시 한국 정부의 대미(對美) 홍보 창구 역할을 했다. 2000년대 들어 미국 LA종우서관이 펴낸 '세계명작가곡집'(1931년), 미국 적십자사가 펴낸 'National Anthems'(1952년) 등 윤치호를 작사자로 기록한 애국가 악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윤치호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치호설' 옹호론자들은 "윤치호는 1907년 애국가를 작사했고, 1908년 발행한 '찬미가'를 통해 보급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창호설' 옹호론자들은 "안창호가 애국가를 작사했으며, 도산이 평양에 설립한 대성학교에서 앞장서 보급했다"고 밝혀 왔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55년 윤치호 단독 작사설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11, 반대 2로 만장일치를 끌어내지 못해 유보됐다.

     

     

    [단독]애국가 작사자 윤치호, 정부는 이미 알고 있었다…증거발굴
       【서울=뉴시스】기사등록 일시 [2013-06-17 06:21:00] 최종수정 일시 [2013-06-17 08:46:45]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정부수립 이후 국가기관이 애국가 작사자는 윤치호(1865~1945)라고 명기한 자료가 발굴됐다.

    6·25동란 직후 한국의 실정을 미주 지역에 홍보하기 위해 한국의 공보처가 개설한 국가기관이 발행한 브로슈어다. 모두 36쪽 분량으로 '한국을 소개하고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나 미국의 지식인들을 위해서 무료로 배포한 자료'라고 밝히고 있다. 공보처의 공식 문건인 셈이다.

    한국 관련 기초정보를 담았다. H B 헐버트의 '세계문명에 한국의 기여'를 비롯해 '한국의 종교' '한국의 민담' '한국의 놀이' '어린이날' '한국의 YMCA' '이승만 대통령 약력' 등이다. '아리랑'과 '애국가'의 악보, 대형지도 1장도 함께 실었다.

    영어로 번역된 애국가(Korean National Anthem) 악보에는 작사자가 윤치호(Translated from the Korean words of Yun Chi-Ho)라고 돼있다. 작곡자는 안익태(Music by Eaktai Ahn)다.


    이 자료를 찾아낸 이현표(62·뉴데일리 논설위원·전 주미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씨는 "독일과 미국에서 한국 공보직을 수행하며 한국 관련 근대 서지에 관심을 갖고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던 중 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이 자료는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정부가 공식화한 최초의 애국가 자료로 작사·작곡자를 명문화하고 번역이 완벽하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자료를 재해석, 출판 등으로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를 검토한 애국가 연구의 권위자 김연갑(59·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씨는 "이미 뉴시스(2012년 8월12일 '애국가, 한국에서만 '작사자 미상'…발굴')를 통해 공개된 '랜드 오브 송-코리아(Land of Song-Korea)' 수록 '윤치호 작사' 표기 애국가 자료보다 앞선 기록으로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한국태평양출판사가 '코리안 리서치&인포메이션 오피스(The Korean Research and Information Office)'로 확대된 사실을 알려주는 자료이며 공보처가 작사자를 윤치호로 인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라며 "이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고 처리할 것인지는 연구자나 정부기관의 몫"이라고 짚었다.

    애국가 악보에 작곡자 안익태(1906~1965)만 밝히고 작사자는 공백 또는 '미상'으로 처리해온 관행이 사라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흥사단은 창립 100주년 기념도서 '당분간 나를 밝히지 마오! 애국가와 안창호'를 내고 18일 오후 2시 흥사단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흥사단 측은 "도산 안창호 선생을 애국가 작사자로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정부가 확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kafk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