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야기

아파트에 부는 ‘복층 바람’

도깨비-1 2010. 11. 29. 11:50

최근 들어 주택 분양시장에 '복층형' 바람이 불고 있다. 복층형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에 2개 층을 터서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복층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복층 주택공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복층형은 최상층 공간에 주로 활용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양이 잘 안되는 1∼2층을 복층형으로 설계, 분양에 성공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공급한 충남 연기·공주의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퍼스트프라임'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연립주택 '월든힐스' 일부 가구에 대해 복층형 설계를 도입, 수요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이에 따라 GS건설, SK건설, 현대엠코 등 건설사들도 복층형 설계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세종시 퍼스트프라임 복층형 인기
LH는 이달 초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 세종시 '퍼스트프라임'의 전용면적 59㎡부터 149㎡까지 6개 주택형에 차별화된 복층형 아파트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대형 펜트하우스에서나 볼 수 있던 복층형을 이례적으로 전용면적 59㎡와 84㎡ 등 중소형에 적용한 것. 청약 결과 A-1블록 복층형은 청약경쟁률이 2.17대 1, A-2블록의 복층형은 3.62대 1을 기록했다. 이번 퍼스트프라임의 평균 경쟁률(특별공급 및 일반공급 포함)이 평균 2.1대 1이었음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끈 셈이다.

퍼스트프라임은 복층 평면을 대부분 박스 타입의 저층에 배치해 밀도가 낮은 주거공간을 실현했다. 4층짜리 저층인데도 승강기를 설치, 단독주택형 아파트로 설계됐다. 1∼2층의 복층형은 별도로 지하중층이 있어 개인공간과 테라스를 활용해 마당 용도로 사용토록 했다. 3∼4층 복층 타입은 옥상 다락방이 제공돼 창고나 거실공간으로 이용 가능하고 옥상의 테라스는 3층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LH는 앞서 올해 상반기에 공급한 성남 판교신도시의 연립주택 '월든힐스'를 테라스와 가구 내 엘리베이터 설치 등 기존 연립주택과 차별화된 고급주택으로 설계했다. 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사용하고 단·복층 구조로 독립성을 갖춘 설계가 눈길을 끌었다. 월든힐스의 B5-1블록에서 공급된 복층형 주택은 청약경쟁률은 무려 8.67대 1을 기록했다.

■민간건설사 복층모델 내년부터 본격 공급
복층구조 아파트 도입을 위한 민간 건설사들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최근 전용 72㎡의 아파트의 저층을 복층으로 설계한 '복층세대 평면'을 개발, 저작권 등록을 했다. 1∼2층을 합친 전체 면적이 전용 84㎡가 된다. 1층에는 안방, 주방, 거실, 욕실을 배치하고 2층은 자녀방과 화장실로 꾸몄다. 층별로 별도의 출입 현관도 마련했다. 현대엠코는 내년 상반기에 분양할 예정인 경남 진주 초장지구 엠코타운에 이 복층형 설계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단지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GS건설은 '1층 복층형 다락방 평면'을 내놨다. 1층 거실 위쪽으로 거실면적만큼 공간을 추가로 마련한 것이다. GS건설은 이 복층형 주택을 서울 흑석뉴타운 흑석3구역에 도입할 예정이다.

SK건설은 최근 '1∼2층 복층 특화평면'을 개발하고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1층과 2층이 연결된 복층형 구조로 1층 특정 부분의 천장을 터서 층고가 5m인 펜트하우스형 거실로 구성한 것이다. 2층은 33㎡ 안팎의 소형주택으로 활용하며 원룸형, 재택근무형, 2∼3가구 동거형 등의 평면으로 구성된다.

/jjack3@fnnews.com조창원기자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0.11.28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