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악인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논란..무엇이 문제인가>

도깨비-1 2010. 9. 2. 16:09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논란..무엇이 문제인가>
산악연맹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대한산악연맹(회장 이인정)이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완등했다는 오은선(44) 씨가 지난해 칸첸중가(8천586m)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5월 안나푸르나 등정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오은선 대장. 2010.8.26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오은선(44) 씨의 히말라야 칸첸중가 등정을 둘러싼 의혹들은 일부 해명되기도 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가장 먼저 의혹을 제기한 산악인은 김재수 씨. 김 씨는 오 씨가 작년 5월 6일 칸첸중가에 다녀온 지 12일만인 같은 달 18일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다.

   그는 "나는 의혹을 제기하지는 않았고 `정상 사진이 다르다'는 말만 했을 뿐이며 이 말이 흘러나가면서 번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을 밝힐 뿐이라고 전제하고서 ▲정상 사진이 다르다는 점 ▲오 씨가 정상에서 산소통을 보지 못했다는 점 ▲오 씨의 깃발이 한참 아래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을 풀어야 할 의혹으로 꼽았다.

   오 씨는 정상의 사진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 "같은 날, 같은 시기에 가더라도 사진이 크게 다른 경우가 있다"며 "악천후 때문에 정상에서 내려와 조금 아래에서 찍었다"고 말했다.

   거의 매시간 변하는 히말라야의 기상을 고려할 때 등정한 지 10년 전후가 지난 산악인들이 검증하기에는 버거운 부분이 있다는 점도 오 씨는 지적했다.

   실제로 연맹에서 열린 칸첸중가 등정자들의 회의에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오 씨와 같은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이 소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완등하는 기록의 과정에서 등정을 명백히 입증할 증거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오 씨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악천후라서 촬영할 수 없었다면 다음 등정자가 볼 수 있도록 물건을 남기거나 정상에 있던 물건을 가져오는 방법을 쓸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재수 씨는 자신이 칸첸중가에 올랐을 때는 산소통 2개를 봤는데 오 씨는 보지 못했다며 이를 오 씨의 등정에 의문을 품게 하는 두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산악연맹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대한산악연맹(회장 이인정)이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완등했다는 오은선(44) 씨가 지난해 칸첸중가(8천586m)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칸첸중가 정상을 밟지 못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는 오은선 대장. 2010.8.26 photo@yna.co.kr

   하지만 김 씨와 같은 날에 조금 일찍 칸첸중가에 등정한 노르웨이 산악인 욘 겡달이 정상 7∼8 아래의 바위 옆에 있던 산소통을 봤으며 셰르파가 이를 정상으로 옮겨놓았다고 증언했다.

   오 씨의 소속사인 블랙 야크는 "7∼8m 아래에 바위가 있었다는 겡달의 진술이 5∼10m 아래서 등정사진을 찍었다는 주장과 맞아떨어진다"며 "오히려 오 씨의 등정 사진처럼 정상 부근에 바위가 있다는 점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오 씨의 모교 수원대의 깃발이 정상 아래 20∼30m 부근에서 돌 4개에 눌린 채 발견됐다는 사실은 아직 원인이 불명확한 상태다.

   김 씨는 이 지점에서 정상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고 마찬가지로 깃발을 목격한 겡달도 산소 호흡기를 쓰고 30분을 더 올라야 했다고 밝혔다.

   이런 진술은 오 씨가 악천후 때문에 정상을 착각하고 한참 아래에 깃발을 놓아두고 내려갔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 씨는 "물통이나 카메라를 품속에서 꺼낼 때 안에 있던 깃발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깃발이 발견된 주변에는 암봉이 있어 정상이라고 착각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검증되지는 않은 얘기다.

   작년 말에는 오 씨가 방송 카메라에서 사라진 8천m부터 정상까지 586m를 3시간 40분 만에 올라 `초인적 스피드'를 냈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사라진 지점은 8천m가 아닌 8천400m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가 잃어버렸다고 말한 깃발이 등정사진에는 품속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 등정 여부에 대한 셰르파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8/26 22:59 송고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의혹 일지>
날짜 사건
2009년 5월6일 - 오은선 칸첸중가(8천586m) 등정
2009년 5월 6일 - 오은선 다울라기리Ⅰ(8천167m) 등정
2009년 5월18일 - 노르웨이 욘 겡달 칸첸중가 등정
- 김재수.고미영 칸첸중가 등정
- 스페인 에두르네 파사반 칸첸중가 등

- 폴란드 킹가 바라노스카 칸첸중가 등
2009년 5월 - 김재수씨 고봉 등정 집계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의 기록원에게 오
은선 등정사진 문제 제기
2009년 7월10일 - 오은선 낭가파르밧(8천125m) 등정
2009년 8월3일 - 오은선 가셔브롬Ⅰ(8천68m) 등정
2009년 11월 - 국내 산악인들 제보에 따라 국내 일
부 언론 의혹 보도
2009년 12월 3일 - 오은선 의혹 해명 기자회견
2010년 4월27일 - 오은선 히말라야 마지막 14좌인 안나
푸르나(8천91m) 등정
2010년 5월3일 - 오은선 홀리 여사와 네팔 카트만두에
서 면담
2010년 5월11일 - 오은선 히말라야 8천m 14좌 완등 기
자회견
2010년 8월21일 -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오은선 칸
첸중가 등정의 진실' 편 방송
2010년 8월26일 - 대한산악연맹 칸첸중가 등정자 6인
회의 소집
- 연맹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으로 보
기 힘들다" 입장 정리


(서울=연합뉴스)   2010/08/26 23: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