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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은 중국편이다-강철환

도깨비-1 2010. 6. 25. 16:43

김일성 김정일이는 사람이 어째 그러우? 인민들을 저렇게 못살게 굴고 사회주의를 해도 사람들은 먹여야 되는 거 아니오? 지들만 배불뚝이 해서 천하의 나쁜 놈들." 18년 전북한을 탈출해 중국땅을 처음 밟았을 때 조선족 아줌마들이 마구 쏟아내는 위대한 수령에 대한 비난 목소리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북한을 다녀온 중국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김 부자(父子)를 비난했다. 그 현실을 보고 누군들 화가 나지 않았을까.

북한을 아는 중국인들 치고 김정일을 정상으로 보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북한을 잘 모르는 남한의 좌파들보다는 중국인들이 훨씬 더 북한을 정확하게 알고 잘 대처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후진타오·김정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남한 사람들은 결국 중국은 북한 편이라고 하지만, 탈북자 출신인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중국은 두 번이나 북한과 다른 길을 택했다. 1992년 김일성 부자(父子)의 만류에도 한·중 수교를 단행함으로써 북한 전체를 쇼크상태에 이르게 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는 "당시 모택동과 등소평의 오랜 전우였던 김일성이 그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아 앓아누울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1997년 황장엽 비서가 북한을 탈출했을 때 김정일은 황 비서 송환을 위해 국력을 총동원해 중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은 황씨를 북한으로 보내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북한 내부에서는 황장엽 망명사건보다 중국이 김정일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북한은 더는 중국을 혈맹(血盟)국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고 중국의 반대에도 독자적인 핵개발을 단행하게 됐다.

기자는 중국은 김정일 정권의 한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고 한반도의 통일은 남쪽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국이 전적으로 대한민국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대량 아사(餓死) 사태가 벌어지면서 북한 주민 수만명 이상이 중국으로 탈출했다. 옌지(延吉) 기차역에는 북한 꽃제비들로 우글거렸고 어디를 가나 북한인들이 널려 있었다. 중국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대한민국이 나서서 굶주림으로 탈출한 북한주민들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했다면 그들은 거부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문제에 한국정부는 관심이 없었고 김정일이 오히려 중국을 압박해 탈북자들의 강제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중국은 한국이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하지만,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1998년부터 시작된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은 다 망한 김정일 정권을 살려주었고 핵과 미사일을 만들게 했다. 중국도 포기한 김정일 정권을 남한이 도와주면서 오히려 중국이 황당한 입장에 놓인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2만명이 넘지만, 중국에서 한국 공관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찾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대사관 문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에 끌려가기도 했다.

중국은 결국 중국 자신의 편이다. 중국이 미국 견제를 위해 북한을 이용해도 이제 같은 편이 되기에는 너무 달라졌다는 것이 북한에서 살아본 많은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다. -강철환 (동북아연구소연구위원)-

출처 : k-hite
글쓴이 : 菊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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