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명소

[스크랩] 인도네시아 발리

도깨비-1 2010. 2. 2. 17:45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섬이다

나는 외국에 취재 여행을 나갈 때 마다 다이버들이 아닌 친구들이나 가족에게 나의 행선지에 내해 거의 이름을 말하지 않거나 설명을 하지 않는다. 행선지 대부분이 그들로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곳이라 말을 꺼냈다 하면 설명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누가 어디로 가느냐고 묻기에 인도네시아로 간다고 하니까 그저 그렇고 그런 곳에 가는구나 하는 표정이다가 '발리'라고 부언하니 금방 표정이 변하면서 부러운 듯 나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인도네시아의 발리를 연관성 없는 다른 나라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제법 오래 전 일이기는 하지만 나도 '발리' 가 세계적 인 관광지로 소개되기 시작했을 때 발리가 별개의 작은 독립국인 줄 알았었다. 발리는 따로이 그 이름이 부각되어 있어서 지금도 인도네시아의 한 섬 인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아 이 이야기부터 꺼내보는 것이다.

 

발리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읽을 것

인도네시아는 전반적으로 역사가 깊고 고유문화가 강한 수많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발리섬은 그 문화가 깊고 독특해서 다이버라 해도 발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지식은 갖추고 떠날 필요가 있다. 이 점을 감안하여 본란의 후반에 발리를 중심으로 쓴 인도네시아 역사와 발리의 역사 및 문화를 상당량 모아 놓았으므로 다이빙 이야기가 아니어서 흥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읽어두는 것이 발리에 갔을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볼 때 발리섬을 말하려면 인도네시아를 먼저 설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함께 IMF시대

에 있으며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나는 인도네시아가 태국과 함께 외환위기에 봉착한 후진국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의 처지가 심각하게 되고 보니 인도네시아에 대한 나의 선입관은 움츠러들고 말았다.

 

인도네시아가 영해를 포함하면 미국만큼 이나 크고 석유를 비롯한 자연자원도 풍부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면서는 작고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의 IMF 한파는 더욱 을씨년 스럽게 느껴 지기도 했다.

본지가 인도네시아의 다이빙 사이트를 직접 취재해서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 이다. 첫번째 기시는 94년 5/6월 호(제41호)에 실렸던 재목 '인도네시아 마나도' 이다.

 

미국만큼이나 큰 나라 인도네시아

본지의 정기 구독자라면 마이크로네시아,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가 무엇인지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본지 과월호들에 소개된 태평양 섬나라 구획도에서 멜라네시아로 표시한 지역이 인도네시아 북동부 변경을 건드리며 지나간 것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의 연장선상에서 말한다면 인도네시아는 멜라네시아계 인종과 말레이계 인종의 합류지역 이다.

 

인도네시아의 표준시간

① Western Indonesia Time: GMT 시간보다 7시간 앞. 수마트라, 쟈바, 서부와 중부 칼리만탄

② Central Indonesia Time: GMT 시간보다 8시간 앞. 발리, 롬복(누사텡가라 제도 전부), 술라웨시, 남부와 동부 칼리만탄

③ Eastern Indonesia Time: GMT 보다 9시간 앞 이리안자야, 말루쿠

인도네시아는 적도를 가운데로 하여 북위 6도(말레이시아와 접촉) 남위 11도(호주와 접촉)의 폭(1,900km)을 유지하면서 동서(말레이시아에서 파푸아뉴기니 까지)로 5,100Km 펼쳐져 있다. 

 

약 13,700개의 크고 작은 섬의 총면적은 192만 평방 Km인데 영해를 포함하는 영토는 미국과 비슷하며 인도네시아의 서쪽 끝(사방)에서 동쪽 끝(메라우께) 까지의 거리는 대서양 지도에서 파리와 뉴욕의 거리만큼 이나 된다.

인도네시아의 표준시간도 3가지인데 시간차가 3시간이나 된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섬의 정착한 총수는 미지수이며 이름을 가진 섬이 6천개, 유인도가 1,000개 정도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도국가(archipelagic nation)이며 세계에서 해안선이 가장 긴 나라(80,000km 이상), 그리고 영해의 면적이 310만 평방km나 되는 나라 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개념에서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나라로 인구 1억 9천만명 이다.

 

인도네시아의 다이빙 사이트

열대바다에 놓여있는 방대한 인도네시아의 섬들은 모두 다이빙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그 소개가 처음부터 어려워지지만 정리된 다이빙 문헌에 준하면 쟈바, 발리, 누사텡가라 제도, 술라웨시, 말루쿠제도, 이리안자야 이렇게 네 구룹이 대표적인 다이빙 지역으로 말해진다. 수마트라, 칼리만탄(보르네오)에도 다이빙 사이트들이 물론 있지만 다이빙 관련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아서인지 주요 다이빙 대상지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항공 교통편이 제일 편하기로는 쟈바섬과 발리섬을 꼽으며 쟈바섬의 다이빙 사이트들은 수마트라섬과 만나고 있는 쟈바의 서쪽에 치우쳐 있다. 수도인 쟈카르타에 가까우므로 교통은 더욱 좋다.

 

 

참고로 싱가포르에 갔다가 다이빙을 하고 싶다면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빈탄(Bintan) 섬을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빈탄은 물론 인도네시아의 섬이다.

 

발리 다이빙을 특집으로 꾸미고자 하는 이 자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다이빙 사이트에 관해 더 이상 해설해 두기가 벅차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의 시간차만 해도 3시간이 되는 나라라는 것과 다른 섬의 다이빙 사이트에 가는 교통편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만 알아두자.

 

발리섬의 지오그라픽

인도네시아는 27개의 자치 주로 구분되어 있는데 발리는 하나의 독자적인 주이며 8개의 군으로 형성되어 있다.

 

발리섬의 면적은 5,633㎢이며 횡폭이 150km이다. 제주도 면적(1,825㎢)의 3배이며 인구는 3백만 명이다. 한국시간 보다 1시간 늦다. 

 

발리섬은 다섯 구역으로 나누어 설명하변 머리 속에 기억해 두기 쉽다. 다섯 구역은 행정구역은 아니며 지형적 위치에 따른 것이다. 열거하면 ①남부, ②중부(우부드와 그 주변), ③동부, ④북부(중북부의 화산지대 포함 ), ⑤서부 이다. (지도2와 3참조) 

 

남 부

주로 평원지대이며 삼각형 모양으로 끊어서 널다. 발리에서 가장 번창한 지역이며 인구밀도가 평방 당 1천명으로 가장 높다. 발리의 행정수도 덴파사르(Denpasar)가 이곳에 있으며 발리 국제공항 웅우라 라이 공항도 남부에 있다. 멋진 백사장과 리조트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서쪽에 쿠타(Kuta), 동쪽에 사누르(Sanur), 누사두아(Nusa Dua)가 관광객 집중지가 된다.

 

중 부 (우부드와 그 주변)

우부드 시를 중심으로 하는 내륙을 의미한다. 발리문화의 심장부로서 사원, 박물관, 미술관이 많으며 발리 댄스가 매일밤 공연된다. 미술품 공예품의 쇼핑지이다. 지대가 높아서 해변 쪽 보다는 기후가 시원하다.

 

동 부

동부는 발리 최고의 산이며 영산인 아궁산(Gunung Agung 3,412m. * Gunung은 산의 뜻)의 위용과 사원 단지인 베사키(Besakih)로 유명하다. 아궁산의 동쪽에 논밭이 발달해 있는데 농경지는 화산재 때문에 비옥한 땅이다. 1963년에 아궁산 분화구가 폭발하여 큰 재앙이 있었다. 동부로 오는 관광객은 바다를 보려는 사람들이다. 칸디다사(Candi Dasa), 파당바이(Padang Bai), 투람벤(Tulamben), 아메드(Amed)가 스쿠바 다이버들의 인기 지역이다. 남쪽으로 렘봉안(Nusa Lembongan), 세닝안(Nusa Ceningan), 페니다(Nusa Penida) 3개의 섬도 유명 다이빙 사이트가 된다. (* Nusa는 섬의 뜻)

 

북 부 (중부의 화산지대 포함)

평원지대이며 사람이 많은 남부에서 북쪽으로 올라 갈 수록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면서 점진적으로 기온도 낮아지는 시골풍경이 된다. 북부지방의 중심에 해당하는 곳에는 분화구가 만든 담수 호수들이 있으며 크기가 제법 커서 호수 가장자리에 아름다운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다. 동부의 아궁산 만큼은 높지 않지만 2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몇개 있다.

 

북부의 산악지방은 남쪽에서는 서서히 높아지다가 북쪽 해안이 보이면서는 우리나라의 대관령처럼 급경사를 보인다. 남북을 관통하는 주요도로가 세개가 있는데 북부도시 싱아라자에서 베두굴(Bedugul)을 경유해 넘어오는 도로의 정상지점은 해발 1,220m가 됨으로 북부에서 다이빙하고 바로 이 재로 올라갈 때는 감압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아마 나머지 두 고갯길도 못지 않게 높을 것이다.

 

나머지 두개의 남북 도로는 쿠부탐바한(Kubutambahan)에서 킨타마니(Kintamani)를 경유하는 길과 세리리트(Seririt)에서 푸푸안(Fupuan)을 경유해 안타사리(Antasari)에서 해안도로와 만나는 코스이다.

 

북부는 발리섬에서 가장 먼저 외세의 영향을 받은 곳이다. 싱아라자 항구가 이슬람과 중국인의 무역항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며 네델란드도 이곳부터 점령한 다음에 반세기가 지나서야 남부에까지 세력을 심었다. 네델란드 통치하에서 싱아라자는 2차대 전 직전까지 수도였다.

 

1924년에 취항을 시작한 쟈바와 발리칸의 정기여객선이 상아라자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발리의 관문은 북쪽이었다. 1930년대에 남쪽 쿠타에 호텔이 생기기 시작했고 1959년에 웅우라 라이 국제공항이 준공되면서 발리의 관광중심지는 남쪽으로 이동되었다.

 

그러나 남쪽이 너무 붐비자 최근에는 북쪽의 로비나(Lovina)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서 부

인구는 희박하며 산간지대가 많은 구역이다. 고대에는 서쪽 끝이 쟈바섬과 붙어 있었으나 지금은 발리해협이 되어 있다. 16세기에 쟈바에서 이슬람 세적에 밀려 도망쳐 온 힌두문화는 이곳에서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쟈바에서 선박편으로 길리마눅(Gilimanuk) 항구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서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부의 70% 면적이 발리에서 유일한 국립공원이다.

 

서부의 바투카우 산은 발리에서 두번째로 높다. 관광지인 상게(Sangeh) 원숭이 숲(Monkey forost)과 타나롯(Tanah Lot) 사원이 서부에 있다.

 

다이버의 관심은 최서북단에 있는 멘장안(Menjangan) 섬과 로비나 비치이다. 멘장안 섬이 다이빙 사이트로 아주 유명한데 필자의 여행에서는 공감을 못했다.

 

잘못 알려져 있는 발리의 다이빙 사이트

이번 여행은 발리에서 가장 큰 다이빙 회사인 바루나워터 스포츠(Baruna Water Sports)의 초청 FAM 투어로 이루어졌지만 처음에는 가기를 조금 망설였었다. 왜냐하면 수년 전부터 이따금 발리에 갔다가 다이빙을 하고 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발리 다이빙 사이트를 C학점 정도로 평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사람들은 발리 다이빙 사이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위치가 빗나간 다이빙 센터에 가서 다이빙을 했던 다이버들이거나 육상관광 차원에서 발리에 갔다가 다이빙도 했던 사람들이었다.

 

발리의 관광객들은 남부인 삼각주에 몰리게 되어 있다. 이곳에 아름다운 비치들이 많지만 다이빙 사이트들은 인기가 없는 곳이다. 좋은 다이빙 포인트들은 동쪽 해안도로를 타고 최소한 칸디다사(Candidasa)까지는 올라가야 있다 공항에서 칸디다사까지는 차가 잘 빠지는 늦은 야간에 두시간이 걸렸으므로 낮에는 훨씬 더 시간이 소요될 거리이다. 즉 육상 관광객들의 번화가인 남부 쪽에 묵으면서 동북부의 좋은 다이빙 사이트들을 공략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발리섬 동남측에 있는 중간 크기의 페니다 섬과 작은 부속 섬 렘봉안과 세닝안에도 많은 다이빙 사이트가 표시되어 있어 다이버의 시선을 끄는데 이 섬도 칸디다사 옆에 있는 파당바이(Padang Bai) 항구에서 떠나야 거리가 가깝다. 필자 일행은 페니다섬의 북변에서 다이빙을 하고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발리남부의 관광지에서 출항하여 세닝안 해협에서 다이빙했다는 다른 다이버들에게서는 실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조류가 워낙 강하고 불규칙하여 수중을 감상할 틈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다이버들은 진짜 드라마틱한 드리프트 다이빙을 이곳에서 맛보았다고 말한다.

 

이 외에 발리에서 좋다고 알려져 있는 다이빙 사이트로는 동북부와 서북부의 멘장안섬을 꼽는다. 따라서 스쿠바 다이빙을 목적으로 발리에 간다면 처음부터 칸디다사 정도까지는 동북 진한 곳에서 숙박지를 잡아야 한다. 바루나 워터 스포츠의 본사는 남부 쿠타에 있지만 발리 전체에 12개의 지점이 산재해 있어서 이동해 다녀도 계속 연결이 된다. 우리는 바구나 회사의 자매 회사인 푸리 바구스 칸디다사 호텔(Buri Bagus Candidasa)에 숙소를 정했는데 이곳에도 바루나 다이빙 센터가 있었다. 푸리 바구스 호텔은 해변에 임해 있는 전형적인 고급 리조트 호텔이었다.

 

칸디다사에 묵어도 그 주변에 있는 다이빙 사이트들을 모두 다이빙해 보기는 불능하다. 우리는 6박 7일 여행으로 4일간의 종일 다이빙을 했는데 결론부터 말한다면 3일은 다이빙해야 동북부의 대표적인 사이트를 맛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으며 그러려면 5박 6일의 여행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정이 짧으면 멘장안 섬 다이빙을 후 순위로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 이런 충고를 하는지 다이빙 포인트별 해설 난에 말해 두었다.

 

칸디다사에 묶으면서 하루에 3회 내지 4회의 다이빙을 한다면 4박 5일 일정의 이틀 종일 다이빙으로 동북부 쪽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와 페니안 섬 다이빙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명 다이빙 포인트의 종합적인 평가

우리 일행은 첫날 파당바이 비치에서 격식을 갖춘 다이빙 보트를 타고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페니다(Nusa Penida ※Nusa는 섬이란 뜻) 섬의 북쪽 해변에 가서 3회 다이빙 했고 제2일에는 아메드(Amed)에서 3회 다이빙을 한 다음에 투람벤으로 가서 난파선 야간 다이빙을 1회 했으므로 이날은 모두 4회 다이빙을 한 셈이며 제3일에는 투람벤에서 비치 다이빙 1회, 전날 야간 다이빙을 했던 투람벤의 난파선을 2회 모두 3회를 했다.

 

제3일 아침에 칸디다사의 푸리 바구스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와 낮에 투람벤 다이빙을 끝낸 다음에 저녁에는 로비나 비치에 있는 푸리 바구스 호텔에 다시 체크인 했다. 4일에 멘장안 섬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 였다.

 

우리가 다이빙한 포인트들은 한정된 일정 안에서 대표적인 포인트들만 들어가 보도록 안내 된 것이었으므로 가장 우수한 포인트들만 보았을 것이라고 믿어지는데 안내자의 의도 대로 정말 우수한 포인트들이었다.

 

차로 이동해 다니는 발리 다이빙

발리의 다이빙은 봉고차로 이동해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묵었던 푸리 바구스 호텔은 비치 호텔이지만 호텔 바로 앞에서 다이빙이 되거나 보트가 떠나지는 않으며 스노클링 하기는 좋다.

 

우리가 묵었던 간디다사의 푸리 바구스 호텔에서 파당바이 항구(페니다 섬으로 가기 위해)까지는 약 20분, 호텔에서 아메드까지는 40분, 호텔에서 투람벤 까지는 1시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된다. 투감벤에서 로비나 비치의 푸리 바구스 호텔에 가는 데는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로리나 비치에서 멘장안으로 다이빙 보트가 떠나는 선착장 까지는 1시간 정도가 걸렸다.

 

공항에서 야간에 칸디다사로 드라이브했던 기억과 낮에 다이빙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주행해 보았던 도로의 인상은 발리가 매우 청결하다는 것이었다. 도로가 좁은 것은 흠이었고 오토바이들이 많아도 차량이나 오토바이들이 서로 겁을 내지 않는 것 같아 불안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밖으로 내다보이는 들판이나 산 또는 지나가는 마을들이 다 의미가 있는 것들인데 사전에 지식이 없으면 그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예를 들어 아궁산은 바다 쪽의 평원지대를 발판으로 하여 웅장하게 우뚝 솟아 있는데 첫날에 사진을 찍어둘까 말까 하다가 그 다음날 다시 그 옆을 지날 때 촬영하려고 했더니 흐린 날씨에 가려 포토제닉 하지 못했다. 결국 못 찍은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 발리 문헌들을 조사해 보니 이 산은 의미가 매우 깊은 산이었다. 따라서 독자는 간단하지만 본란에 실린 발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라도 이해하고 떠나면 육상에서 보는 사물에 대해 흥미가 느껴질 것이다.

 

다이빙 사이트 해설

1. 아메드 A.  2. 아메드 B.  3. 아메드 C.

아메드(Amed)는 마을 이름인데 아메드 다이빙 사이트는 포구의 이름인 세메룩(Cemelult)을 따라 세메룩 다이빙 사이트라고도 불리어 진다. 칸디다사의 푸리바구스 호텔에서 약 40분 이내에 도착된다. 칸디다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으로 가다 보면 도로는 내륙으로 접어든다. 도로가 다시 바다와 만나기 직전에 쿨릭(Culik) 마을이 있고 이곳에서 우측 샛길로 빠져나가 좁은 길을 3km 동진하다 보면 아메드 다이빙 사이트가 나온다.

 

만곡의 각도가 크지는 않은 포구인데 집은 몇 채 안되지만 검은 자갈밭에는 수많은 주쿵(jukung) 보트들이 열 지어있다. 주쿵은 필리핀의 방카보트와 거의 동일하게 생긴 배인데 여기서는 이름이 다를 뿐이다. 이 작은 보트들이 다이빙 보트들이자 주민들의 고기잡이 배이다.

 

비치의 주차장은 한 일가가 구멍가게를 하면서 다이버들을 지원해 주는 일로 먹고 사는 생활의 장이었다. 종교의 율법이 4명의 아내를 가질 수 있어서인지 식구들이 많았으며 이들이 스쿠바 장비를 주쿵에 날라다 주고 다시 날라오고 한다. 자갈밭의 폭은 별로 넓지 않아서 다이버가 직접 지고 걸어가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인데 원주민들이 다 날라다 주므로 다이버는 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인건비가 워낙 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장비를 머리에 이고 날라다 주는 것은 이곳만의 관행이 아니라 투람벤(Tulambem)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메드의 그 민가집은 다이버들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간이 휴식처, 샤워, 화장실, 카메라를 담글 수 있는 수조 시설까지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다이빙했던 날에 세 팀 정도의 백인 다이버들이 그곳을 함께 이용했다.

 

주쿵은 한 척 당 2명의 다이버를 태우는데 겉보기에는 배가 작고 매우 좁아서 장비를 착용하고 입 출수 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의외로 쉽고 편했다. 막상 해보면 배 위에서의 장비 착용이 편하게 되며 뱃전이 낮고 배의 날개목이 수면에 있으므로 이에 의지하면서 장비를 수면에서 착용해도 편했다.

 

입수 장소는 조류만 없다면 배를 이용하지 않고 렁스위밍으로 왕복해도 될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조류에 신경 쓰지않고 마음 편하게 드리프트 다이빙을 하려면 주쿵은 필수적이었다.

 

아메트 비치에서의 하루는 심심치 않았다. 물속도 좋은데다가 밖으로 나오면 구멍가게 식구들이나 외국인들과도 어울리며 데화가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물속; 아메드 포구는 물속을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 한다면 걸어서 들어 갈 수 있는 바로 앞은 물속이 검은 모래밭으로 되어 있으며 금방 수심이 깊어져 오픈워터 교육에 알맞다.

 

기성 다이버들을 기준해서 말하면 포구의 왼쪽 외곽과 오른쪽 외곽이 다이빙 포인트인데 오른쪽 외곽은 한번의 다이빙으로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메드A, 아메드B로 구분했다. (* 어떤 안내서에는 아메드1, 아메드2 라고 구분했다) 아메드C는 왼쪽 외곽을 지칭한다.

 

아메드의 백미는 우측에 있는 아메드A와 아메드B이다. 포구의 우측 돌출부 쪽에서 다이빙했다가 아메드C에 가보면 우측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아메드 A나 B에 다이빙하게 된다. 아메드 A,B는 말했듯이 연결되어 있는 리이프이다. 언덕 육지 돌출부 아래의 물속이긴 하지만 리브어보드를 타고 먼 바다에 나갔을 때나 구경할 수 있는 변화있는 급경사 지형과 생명이 풍부한 바다 속이 마을 비치에 아주 가깝게 있다는 사실에서 놀랄만한 사이트였다.

 

육지에 가깝게는 5~6m 수심의 평지형 산호밭이며 이것이 기울어지다가 40여 미터 수심 속으로 급경사를 이룬다.

 

특이한 것은 물고기의 수와 종류가 넘쳐 나는데다 경산호와 연산호가 균형을 이루며 존재하고 더욱이나 연산호 중에서도 바다 맨드라미 산호(제주도 연산호를 보고 우리나라 학자들이 명명한 이름)가 많이 눈에 뜨이는데 놀랐다. 연산호가 많으므로 해서 바다 속의 컬러는 수채화처럼 살아났으며 거기에 더하여 풍부하고 종류 많은 열대어들은 세계 다른 곳에 이만한 다이빙 포인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시야도 20미터 이상으로 좋았으며 수면은 늘 잔잔한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류는 중간 정도의 세력으로 흘렀고 불규칙하게 상승류가 나타났다.

 

발리에서는 수류가 불규칙한 곳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도양의 물과 태평양의 물이 만나면서 혼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메드의 산호나 해면의 종류, 물고기들의 종류를 일일이 열거할 능력은 없으나 한마디로 이렇게 멋진 포인트가 발리에 있었는데 발리 남부에서 다이빙했던 사람들의 평가절하 때문에 발리 수중세계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생각이 강하게 떠올랐으며 다음 날 투람벤 다이빙을 하고 나서는 이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4. 투람벤의 난파선 리버티 (Liberty Wreck)

투람벤(Tulamben)은 아메드에서 10km 북상하는 해변에 있다. 비치 주차장의 양측에 바다를 바라보는 단층 건물들이 서너개 있는데 이것들이 식당이거나 다이빙센터 또는 숙소를 가진 리조트들이다.

 

바루나 워터 스포츠가 안내해온 다이버들은 주차장과 붙어 있는 식당을 휴게실처럼 이용하면서 비치 다이빙을 하게 된다.

 

주차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설명하면 해변은 일직선형이다가 오른쪽으로 400미터 거리에 바다 쪽으로 돌출된 육지가 보인다. 그 돌출부가 비치 다이빙에 애용되는 쿠부코너(Kubu Comer)이다. 난파선은 주차장의 왼쪽 해변으로 올라가야 한다. 리조트나 다이브 센터들이 육지 돌출부가 만들어 주는 포구형 해안으로부터 400미터 떨어진 일직선 해변에 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 유명한 난파선 리버티 포인트에 가깝게 있기 위해서인 것 같다.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리버티 난파선이 있다.

 

리버티호에 입수하려면 주차장에서 300여 미터의 자갈밭을 결어가야 하는데 장비의 이동은 동네 사람들이 머리에 이어다 주므로 힘들 것이 없다.

 

리버티호의 역사

(The history of Liberty Wreck)

리버티호는 1918년에 건조된 미 육군의 무장 화물선이었다. 길이 120미터 폭 17미터 6,200톤 급이다. 1942년 1월 11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필리핀으로 화물을 싣고 가던 중 룸복섬 남서쪽 10마일 해협에서 일본의 잠수함 공격을 받았다. 리버티호는 즉시 침몰할 정도는 아니어서 미 군함에 의해 발리로 예인 되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침수가 심해 목적지까지 예인이 불가능해지자 투람벤 해변에 좌초 시켜놓았다. 나중에 살베지 하자는 계획이었다.

 

리버티호는 1963년 아궁산이 폭발할 때까지 이곳 해변에 놓여 있으면서 수면 밖으로 보이던 배였다. 그러나 아궁산 폭발의 여파로 땅이 흔들려 물속에 드러눕게 되었다. 해변과 나란히 누어있으며 뱃머리 쪽이 북으로 놓여 있다.

물속; 우리는 낮에 리버티를 잠수하기 전에 그 전날 밤 야간 다이빙으로 먼저 리버티를 만났었다. 야간 다이빙은 낮에 지형을 익혀둔 다음에 했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야간에 보았기 때문에 얼떨결에 보고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기간 중에 야간 다이빙을 한번은 해야 한다는 목표가 이동해 다니는 다이빙의 특성상 순서가 짜맞추어지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다. 자갈밭 비치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오리발 뒷걸음으로 5m 정도만 물로 걸어가 엎드리면 몸이 잠겨진다. 여기서 20도 서쪽으로 30미터만 헤엄쳐 가면 즉시 난파선과 만난다.

 

바닥은 검은 화산모래이며 수심이 3~4m 밖에 안된 곳에서 깊은 수심으로 급강하 한다. 그 모래 경사면에 기대어 있듯 쓰러져 있으므로 일단 난파선 다이빙의 시작이 매우 수월하다. 이 얕은 수심에서 난파선의 벌어진 틈을 뚫고 들어가면 복잡한 구조물은 29미터 수심까지 헤벌어져 있다. 이 배는 길이가 120미터 짜리 이므로 한두번의 다이빙으로 다 보기 어렵다. 배의 선수와 선미 쪽은 비교적 원 모습이 살아있고 중간부분은 많이 쪼개져 있다.

 

평소 조류가 약한 것으로 되어 있다. 만약 조류가 강하거나 급히 출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도 해변이 아주 가깝기 때문

 

에 마음이 놓인다. 또한 난파선의 얕은 쪽과 되돌아 가는 모래밭에도 구경거리가 많으므로 안전감압시간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필자는 추크와 홍해에서 난파선들을 다이빙해 보았다. 홍해의 난파선은 해양생물이 들러붙지 않고 깨끗했으며 추크에는 아름다운 난파선들이 많기로 세계적이지만 수심이 깊다는 것이 약점이라면 약점이었다. 또한 추크의 난파선들은 들러붙은 해양 생물들은 풍부한 편이라고 하지만 물고기들의 풍부함 면에서는 리버티에 뒤진다. 그러나 난파선 숫자와 규모면에서는 단연 추크가 세계적이다.

 

 

투람벤의 난파선 리버티호는 다이빙하기가 쉬우면서 매우 교과서적인 난파선 모습을 하고 있다. 얕은 수심에서부터 적당히 깊은 수심까지 잠겨 있고 위험한 구석방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게 적당히 해체되어 있으나 선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크기도 작지 않다.

 

연산호 경산호 등 부착생물도 많지만 무엇 보다도 물고기의 종류와 수가 많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도감의 전시장 같은 아콰리움 이다. 필자는 항상 와이드뷰의 수중사진을 우선적으로 촬영 하는데 그것은 이런 사진이 다이빙 포인트의 전체적인 감각을 독자에게 전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버티호를 잠수하다 보니 물고기들을 클로즈업하기가 매우 쉬운 곳임을 깨닫게 되었다. 적당히 큰 중간 크기의 고기들도 와이드 엥글 렌즈에 가까운 촬영거리를 허용해 주고 있었다. 필자는 물고기 사진을 주목표로 촬영장비를 준비하지 않았는데도 다른 곳에서라면 포착하기 쉽지 않은 물고기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만약 물고기를 목표로 잠수한다면 수확이 클 것이다. 또한 쿠부코너 포인트도 물고기 사진촬영이 쉬었는데 본란의 수중사진 편집이 다른 때와 달리 물고기에 비중을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 비디오그라퍼는 더욱 멋진 물고기들의 영상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리버티호의 물고기들이 다이버를 겁내지 않는 것은 워낙 많은 다이버들이 드나들어 다이버들에게 적응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이브마스터가 물속에서 허연 병 같은 것을 집어 들었는데도 그것이 피쉬피딩을 시작하려는 먹이통인 줄 알고 수많은 고기떼들이 모여들었다. 모여드는 고기들도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보는 담셀피쉬(자리돔 종류) 같은 작은 고기들이 아니라 중간크기 이상의 고기들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만약 이곳에 다시 간다면 물고기들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모래펄을 뒤지는 고기들의 장면들을 마음껏 촬영해 오고 싶다.

 

자료에 따르면 이 120m크기의 난파선에 400종의 암초고기가 살며 연중 이곳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회유성 어족도 100여종이 된다. 또 신종 어류가 가끔 발견되는 곳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따라서 물고기 책이나 도감을 만드는 프로 사진가들이 이곳에 자주와 묵는다.

 

발리섬 부근에서는 거대한 개복치(Mola-Mola 또는 Sunfish)가 나타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재수 좋으면 리버티호에도 나타난다. 목격자에 의하면 중간 크기의 열대어들이 개복치의 몸을 청소 시키더라고 했다.

 

우리가 다이빙했을 때는 시야가 거의 20미터 정도로 불만이 없었는데 6월에 다이빙했다는 어떤 저자는 시야가 12~15미터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 여자와 싸웠던 이야기; 리버티호에서 야간 다이빙을 했을 때 일이다. 우리는 얕은 수심에서 손바닥 길이보다 조금 큰 바다가재를 잡아 모래바닥에 끌어내 놓고 촬영을 즐겼다. 가재는 촉수가 끊어지거나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자기 집으로 도망갔다.

 

다이빙을 끝내고 나왔는데 식당 옆집인 다이브숍의 적은 백인 여자가 나와 무어라고 우리에게 종알댔다. 우리가 바다가재를 괴롭혔으며 무식한 행동을 했다는 것인데 그 꾸중이 점잖지 못했고 매우 모욕적이었다. 나는 우리가 잘한 일은 아니지만 기술이 있어서 바다가재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촬영만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기분이 상한 유필호씨가 언쟁을 시작했다. 당신네들이 그 정도로 자연보호주의자라면 여기서 다이버들을 난파선에 들여 보내는 장사도 하지 말아야 옳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주인인 듯한 백인 남자가 여자를 끌고 안으로 사라졌다. 우리의 다이브마스터도 흥분해서 가세했다. 다이브마스터는 여기는 ‘My Land’ 라고 강조했다. 어드밴스드 교육과정에 있는 독일 여자라고 다이브마스터가 귀뜸해 주었다. 지금 한창 교과서적인 사고방식에 젖어있어 바다의 로맨티스트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날 저녁 우리는 기분이 매우 언짢았고 착잡했다.

 

5. 투람벤 쿠부코너 (Tulamben Kubu Corner)

투람벤 비치의 리조트들이 있는 주차장에서 우측 해변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육지 돌출부가 나와 있다고 했는데 주차장 위치에서 이 다이빙 포인트에 접근하려면 자갈밭을 걸어갈 수도 있지만 차량을 이용해 뒷길로 돌아 그 쪽 해변 자갈밭에 일차 접근한 다음에 거기서부터 70여 미터 더 걸어가서 입수한다. 주민들이 장비를 입수지점까지 날 라다 준다. 다이빙 센터나 식당 같은 것들이 없는 조용한 해변이다.

 

이곳은 아메드 포구의 오른 쪽과 비슷하게 생긴 지형이라 할 수 있는데 민가가 없는 것이 다르다. 

쿠부코너는 매우 좋은 곳이지만 보트 없이는 불안한 비치 포인트이다.

리버티 난파선 포인트에서 수백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육지 돌출부. 이곳은 비치 다이빙 포인트이다. 포인트 이름이 쿠부코너 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코랄 월(Coral Wall)이라고도 불리우는 것 같다.

아메드A와 B가 해변의 우측에서 바다 쪽으로 돌출된 육지 아래의 다이빙 포인트이듯이 쿠부 코너(분명한 이름은 아니다)는 일직선 해변이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돌출되면서 간이형 포구를 이룬 다음 돌출부 코너 쪽에 매우 급수 높은 직벽 다이빙 사이트를 만들고 있다.

 

아메드에서는 이 정도 거리라도 주쿵 보트를 이용해서 드리프트 다이빙을 했는데 여기서는 보트없이 비치다이빙을 실시하고 있었다.

 

나는 의구심이 들어 정말 보트없이 하느냐고 물었다. 다이브 마스터는 이곳은 조류가 없어서 늘 비치다이빙을 한다는 대답이었다. 우리 다음에 도착한 백인들과 일본인 다이버들도 순수 비치 다이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도 자갈밭에서 물로 들어서기는 쉬웠다. 물에 들어서자 검은 화산재 모래밭이 45도 경사로 깊숙이 떨어지는 지형인데 시야는 20m이상으로 상당히 맑았다. 경사면 7m 수심의 비탈에서 일본 여성강사가 두명의 동족 남자 다이버를 교육시키고 있었다. 모래 비탈에는 아무런 생물도 보이지 않았다.

 

우측(육지 돌출부 쪽)으로 헤엄쳐 가니 모래 비탈과 산호초 지대가 사막과 숲이 만나듯 비탈을 따라 얕은 수심에서 깊은 수심 방향으로 선을 그으며 부딫치면서 밑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었다. 아궁산이 폭발할 때 화산재가 액체가 흐르듯 골짜기형 지형으로 흘러내려서 부채꼴 형태로 산호초를 덮은 것이 이곳의 모래밭이고 그 경계면에서 시작되고 있는 산호초 바위지대는 높이 때문에 화산재로 부터 살아남은 곳이었다.

 

17미터 수심에서 사막의 경계선을 넘으니 숲으로 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그 지점은 그러니까 조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육지 돌출부의 표구형 보호지대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경계선이라 할 수 있었다.

 

동쪽(우측)으로 조금 헤엄쳐가니 정말 멋진 직벽이 나타났다. 이곳도 경산호 연산호가 어우러져 있고 물고기가 풍부했으며 직벽의 굴곡이나 생물상은 A급이었다.

 

발리는 정말 멋진 곳이 해변에 많구나! 하고 감탄하는데 무엇인가 이상했다. 헤엄치는데 힘이 안 들었던 것이다! 조류가 제법 있다는 뜻 아닌가?

 

나중에 지도를 보고 안 것이지만 그 직벽은 외해쪽으로 발달하다가 코너를 만들며 다시 해변과 나란해 진다. 나는 25m 수심을 유지하며 직벽 옆을 따라 갔는데 더 나아갈수록 조류는 점점 더 강해졌다. 쯧쯧! 이건 잘못된 게 분명했다.

 

깊은 수심 쪽의 고르고니언 산호를 촬영했던 나는 일행들 보다 조금 뒤쳐져 있었고 다이브마스터와 일행들은 15m수심 정도에 떠서 앞서가고 있었다.

 

마음이 켕기기 시작했는데 다이브 마스터가 어디에 무지무지하게 크고 색깔이 특이한(보라색) 고르고니언이 있다고 했으므로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위를 올려다보니 20여 미터 앞서간 다이브 마스터가 바다 쪽으로 돌출된 벼랑 위에서 밑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이 실루엣으로 보였다. 그는 조류에 밀리지 않으려고 지형 물체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곳이 코너였다. 코너에 이르자 조류는 더욱 강해졌고 그 무지무지하게 크다는 부채산호는 내가 떠 있는 수심보다 훨씬 아래 쪽에서 바다 쪽을 향해 직각으로 뻗은 다음 확 펼쳐져 있었다.

 

잔압을 보았다. 100기압이었다. 되돌아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부채산호를 향해 아래로 하강했다. 일반 고르고니언 산호보다 색깔이 색다른 이 부채산호는 정말 컸다.

 

피사체가 올려다 보이는 위치에서 수심계는 35미터였다. 되돌아 가는데 써야 할 공기를 퍼먹고 있다는 생각에 구도고 모델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세번 셔터를 누른 다음에 세차게 직벽을 차고 올라갔다.

 

"산호가 크면 뭘 해? 모델의 비교 크기가 있어야지!" 나는 후회하며 무조건 되돌아가는 방향을 잡았다. 

공기를 아끼기 위하여 절벽 위로 올라가 10여 미터 수심을 유지하며 핀킥을 했는데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힘 안들이고 편하게 100기압의 공기를 쓰면서 온 길을 나머지 100기압이 채 안되는 공기량으로 조류를 거슬러 되돌아 간다는 것이 의심스러워졌다. 특히 젊은 다이버들 보다 훨씬 더 공기의 여유를 갖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나로서는 마음이 편할 이 없었다.

 

나는 귀환을 시작했을 때 다이브마스터와 만 신호를 했었고 나머지 일행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수중 경적기를 여러번 누르면서 후퇴했다. 내가 절벽 아래에 있는 줄 알고 그 위에서 마냥 기다리지나 않을까 해서였다.

 

마음이 급해지다 보니 니코노스 RS카메라는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니었다. 나는 비교적 주기적으로 다이빙을 해왔기 때문에 조류가 없거나 드리프트 다이빙 같이 힘쓸 필요가 없는 다이빙에서는 젊은 사람과 거의 비슷하게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조류를 만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이브마스터가 옆에서 따라오고 있었으므로 나는 신중하게 생명체가 없어 보이는 바위를 끌어당기면서 전진했다. 순전히 핀킥의 힘만으로 가는 것은 공기계산이 더욱 나오지 않았다. 다리에 힘을 가할 때마다 인체가 요구하는 산소량은 급격히 증가한다.

 

나는 보통 때 상황이 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러 다이브마스터나 적은 강사의 옥토퍼스를 빨아보기 잘한다. 신체적성이 뒤지는 데다가 나이가 많아 공기가 더 괼요하다는 예비상식을 주변 다이버들에게 알려 놓기 위해서 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다이브마스터를 그릴게 훈련시켜 놓지 않았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이브마스터의 옥토퍼스를 달라고 한다면 그가 현실 이상으로 이머젠시를 느낄 것 같아 공기지원을 요구하지 않았다.

 

여하튼 모래밭에 가까워 질 수록 조류가 약해져 마음이 가라앉았는데 이 때 잔압을 보니 400 기압이었다. 열심히 되돌아 나오지 않았으면 예상했던 대로 문제가 생길 수 있었던 공기량이었다. 마음이 안정되자 나는 은근히 울화가 치밀었다. 참으로 우수한 다이빙 포인트였는데 조류 때문에 허겁지겁 후퇴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나는 못다 소비한 필름을 소진 시키려고 모래밭 경계지대의 리이프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조류도 없고 출수 지점도 가까워 안심이 되는 지점이었다.

 

여기서 알게 된 것은 이곳 모래 경계 지대의 10~15m 수심 속은 수많은 다이버들이 리이프로 드나드는 길목이라 고기들이 잘 도망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아, 여기도 암초 고기들을 가깝게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재미있는 포인트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나에게 남아 있는 공기는 그 조건을 오래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양이 못되었다.

 

출수하고 나서 유필호씨의 잔압계를 보니 내 것 보다는 많았으나 나누어 마실 정도는 못되었다. 모두들 힘들게 헤엄쳐 나온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다이브마스터에게 "이 사람아! 나 패닉에 걸렸었다구!"하고 말했다. 다이브마스터는 '이렇게 조류가 있어 본 적이 없다' 는 투로 말했고 조금 뒤에 그가 아는 백인 다이브 마스터들이 출수하자 자기네들 끼리도 조류가 강했다 화제를 삼았다.

 

절벽 코너에 있는 그 큰 부채산호와 기타 다른 중간 크기 부채산호들을 볼 때 하루 중 언젠가에 조류가 없고서는 그 생물이 그렇게 크게 자랄 수 없는 것이다.

 

이 포인트는 물속은 정말 추천할 만 하다. 그러나 현지인의 관례에 쫓아가지 말고 보트(주쿵) 다이빙을 요구해야 한다. 근처 해변에 주쿵들이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요청하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이곳의 특성을 이용하면 야간다이빙 포인트로 괜찮다. 우선 입출수가 쉽다. 직벽을 타고 멀리 나가지 않고 경사진 모래밭에서 가까운 거리의 리이프만 돌아보고 다시 모래밭 쪽으로 와서 그 곳의 산호와 바위틈들만 들여다 보아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 조류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얼마나 강한지 리더가 예민하게 판단하면 더 멀리 나가도 된다. 초반전에 약하게 느껴지는 조류는 외곽 쪽에 강한 조류가 있다는 신호이다. 

 

멘장안섬(Menjangan Island) 멘장안 섬은 발리의 서쪽 끝 북쪽에서 본섬에 가깝게 붙어 있는 작은 섬이다. 멘장안으로 떠나는 선착장은 라부안 라랑(Labuan Lalang) 이라는 곳에 있다. 본섬에서의 거리는 8km이며 보트로 30분 걸린다.

 

섬은 무인도 이므로 선착장 구역에 두개(?) 정도 밖에 없는 식당에서 도시락과 음료수를 구입해야 한다. 멘장안섬은 사슴(fleer) 섬 이란 뜻인데 섬에 야생 사슴이 살고 있다. 이 사슴들은 본섬 사이를 헤엄쳐 이주해 다니기도 하는데 건조한 초원지대(savannah) 성격인 멘장안섬에서 주로 생활한다. 

 

섬의 크기는 걸어서 1시간이면 둘레를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이며 전반적으로 평평한 지형에 불모지 형태이다. 발리섬의 서북부가 국립공원이라고 했는데 멘장안섬도 국립공원에 포함된다. 그래서인지 여기에는 공원당국이 만들어 놓은 감시초소(ranger post)가 두개 있다. 감시인이 상주하는 것은 아니며 관광객의 쉼터가 된다.

 

멘장안섬은 지리적으로 본섬의 지형에 호위 되어 있는 형태라 조류가 강하지 않고 바람이 조용해 수면도 늘 잔잔하다.

 

이미 말한 내용인데 우리는 동부 칸디다사에 묵다가 마지막 날 다이빙을 멘장안에서 하기 위해 숙소를 로비나 비치에 있는 푸리 바구스 호텔로 옮겼다. 멘장안섬 다이빙을 하려면 더 가까운 페무테란(Pemuteran)에 숙소를 정하라는 안내서도 있다. 로비나비치의 호텔에서 라부안 라랑 선착장까지는 1시간 정도가 걸리므로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우선 호텔이 마음에 들었고 북쪽에서는 가장 크고 서구화된 도시 싱아라자(Singaraja)가 근처에 있는 것도 도시형 관광을 원하는 경우에는 유리할 수 있다.

 

로비나비치의 푸리 바구스 호텔에서부터는 그 지방에 있는 바루나 워터스포츠 지점이 우리를 인계 받았다.

 

6. 멘장안섬의 엥커 난파선 (Anchor Wreck)

첫 다이빙을 이곳에서 했다. 시야는 25m정도였다. 얕은 수심에 떨어져 핀킥을 몇번하면 경사면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7m 수심 정도에 엥커가 있다.

 

여기서 경사가 급했다가 30m 수심 정도에서 완만해진다. 30m 수심에 배의 잔해가 모래에 거의 묻혀 있다시피 했는데 그 범위가 좁아서 나는 이것이 난파선의 파편에 불과하고 본체가 더 깊은 쪽 어디에 있을 거라고 두리번거려 보았다. 그런데 그 잔해의 끝인 45미터 수심에 까지 내려가 보아도 난파선은 보이지 않았다. 45미터 수심의 하얀 모래밭에 앉아있던 중간 크기의 화이트팁 상어 한마리가 도망갈 뿐이었다.

 

알게 된 것은 우리가 본 그 파편이 난파선의 전부였다. 18세기 시절의 25m짜리 배였으니 그 정도 흔적만 남든 것도 다행이었다. 목선에 발라져 있던 구리판들이 남아서 잔해를 이루고 있는 것이었다. 난파선은 해양생물이 많이 부착된 것도 아니었다. 실망하여 상승하려고 하는데 나의 컴퓨터가 3m수심의 감압정지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난파선다운 난파선이 보이지 않아 진짜 난파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방황해 다닌 탓에 시간을 넘겨버린 것이다. 마을이 또 조급해져 올라가는데 25미터 수심에서 갑오징어를 만났다. 이 수심에서 지체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포즈를 멋지게 취해 주고 있는 갑오징어 촬영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 이후 일행은 얕은 경사면을 흘러가며 드리프트 다이빙을 했는데 시야는 괜찮았지만 평범한 리이프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이걸 보려고 호텔을 옮겨가며 멘장안섬으로 왔나 후회가 들 정도였다.

 

7. 멘장안섬 일 가든 (Eel Garden)

여기서의 뱀장어는 모래 속에 구멍을 파고 수직으로 몸을 내놓고 있다가 다이버가 접근하면 모래 속으로 몸을 완전히 감추는 가든일(Garden Eel)을 말한다. 사이트 이름을 풀이 하자면 '가든 일 가든(Garden Eel Garden)' 즉 '가든일이 많은 정원' 이다. 발리의 다이빙 사이트를 소개한 서너 개의 책자에는 일 가든 포인트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일 가든 사이트는 드리프트 다이빙을 하는 긴 코스중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다. 멘장안에서 멋지다고 생각한 다이빙이 이곳의 드리프트 다이빙 이었다.

 

우리가 다이빙했던 날은 드리프트를 하다가 잠수를 거의 끝내야 하는 후반에 가든 일에 도착하는 식으로 조류가 흘렀다.

 

멘장안에서 두번째 다이빙으로 가든 일에 들어갔는데 첫 다이빙 이었던 엥커 랙(Anchor Wreck)에서 감압에 걸렸기 때문에 깊이 들어가기를 주저했다.

 

역시 얕은 수심에 직벽의 테라스가 놓여 있었고 그것을 넘어서니 60m 높이의 직벽이 내려 꽃혀 있었다. 다이버들은 이 직벽을 드리프트 했는데 잘 생긴 지형이며 산호들이 풍부했다. 고기들도 풍부했는데 아메드만 못했다. 이는 아메드나 투람벤 쪽이 워낙 물고기가 풍부한 탓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에 점점 얕은 수심으로 진행하다 보면 절벽 위 평원지대에 하얀 모래가 깔린 펄이 나오는데 '가든 일'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이 일 가든을 지나면 안전감압을 실시하기 좋은 수심이면서도 풍부한 열대고기가 집중되어 있는 코랄 가든 형태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찌 보면 팔라우의 불루코너를 닳기도 했다.

 

우리는 일 가든을 다이빙하고 나서 멘장안섬에 온 본전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8. 멘장안섬 포스ll 비치
9. 멘장안섬 포스ll 절벽

말했듯이 멘장안섬에는 공원 경비용으로 두개의 가드 포스트(Guard Post, 또는 ranger post)가 세워져 있다고 했는데 안내서에 나오는 '포스I (POS I)' 이나 '포스Ⅱ(POS Ⅱ)'는 이것을 뜻한다.

 

멘장안섬 둘레에 있는 직벽들은 해변으로 부터의 거리가 짧고 절벽의 테라스(난간 지점)도 얕은 수심에 있어서 좋다 포스Ⅱ 사이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이빙 보트들이 엥커를 내리는 위치에서 바로 앞쪽을 다이빙하면 '포스Ⅱ 비치를 다이빙하는 것이고 입수하여 절벽을 내려가 왼쪽으로 돌면(동쪽으로) 포스Ⅱ 절벽을 다이빙하게 된다. 우리는 절벽을 다이빙했다. 배가 엥커 되어있는 상태에서 비치의 얕은 물로 입수하면서 다이빙을 시작하는데 보트가 안 따라 오는 줄 알았더니 나중에 따라 오도록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오후에 마지막 다이빙으로 했는데 역시 절벽의 모양은 좋았다. 늘 조류가 없는 조용한 물이라고 하는데도 고르고니언 산호들이 잘 성장해 있었고 연산호들도 많았다.

 

직벽은 30여미터 이상 수심으로 떨어져 있는데 세번 째 다이빙이라 밑에 까지는 내려가지 않았다. 굴곡과 틈 같은 변화가 있는 절벽이다.

 

절벽에는 고기들이 많지 않았었는데 출수 때 얕은 평지 쪽을 보니까 모든 고기들이 거기서 몰려다니면서 산호밭을 쪼아먹고 있었다 큰 앵무고기, 버팔로 피쉬, 나포레온 피쉬 같은 것들도 그 곳에서 작은 고기들과 어울려 돌아다니고 있었다. 진작에 그것을 보았어야 했다. 바다 속은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발리에서 멘장안섬이 우선인가 동북부가우선인가? 

발리 다이빙을 소개한 몇개의 책자들에서 보면 멘장안섬이 발리 최고의 다이빙 사이트인 것처럼 말한다.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는데 필자의 말이 틀렸다면 우리가 멘장안 다이빙 사이트를 다 보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내가 추측하는 한가지 이유에서 일 것 같다.

 

멘장안섬은 연중 수중시야가 맑다는 것이 특징인데 안내서의 주장으로 보아 가시거리 20m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으며 5Om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반면에 아메드나 투람벤 같은 곳은 시야가 15m 이하로 어두워질 때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시야 문제에서는 동부에서 실망하지 않았으므로 수중의 경치와 해양 생물상으로만 양쪽을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동부에서 본 물속은 모두 A급이라고 점수를 준다면 멘장안 섬에서 들어가본 3군데 포인트는 그 중 한군데가 A급이었고(일 가든) 또 한군데는 A마이너스(포스Ⅱ 절벽) 나머지 한군데는 C급(엥커 랙)이었다고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일년 어떤 시기에 동부의 시야가 불량하다면 연중 늘 맑은 시야가 유지되는 멘장안섬은 C급 포인트까지 A급으로 격상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안내서들이 멘장안섬을 우선 순위로 꼽는 것이 이해가 된다. 멘장안섬의 A급 포인트(Eel Garden)는 충분히 찾아갈 가치가 있었는데 C급인 엥커(Anchor) 포인트에서 실망하여 평균점수를 낮추게 되었다. 이는 필자 일행이 특정 기간에 특정 사이트만 다이빙해 보고 내린 결론이므로 신뢰성에는 한계가 있다.

 

멘장안섬이 최고의 다이빙 사이트라는 소개 책자들의 진실을 무시할 수 없어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A마이너스로 평가한 포스Ⅱ 사이트도 어떤 때는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다이빙을 하고 출수할 때 다이빙 코스인 직벽에는 없던 고기들이 절벽 위 얕은 평원에 떼거지로 몰려있었을 뿐 아니라 버팔로피쉬나 나포레온 피쉬들도 그곳에 있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멘장안섬의 기타 사이트

물론 다른 여러군데의 사이트가 있다. 포스1에 있는 간이 독크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곳에서 스노클링을 하면 역시 수많은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바닥은 하얀 모래이다.

 

섬의 북변 중간 지점인 멘장안 노스(Merugra North), 멘장안 사우스(남변 중간)도 안내서에는 우수하다고 소개되어 있다.

 

페니다섬의 다이빙 (Nusa Penida)

페니다(Nusa penida)는 렘봉안과 세닝안 두개의 부속섬을 가지고 있다. 이들 섬들은 유인도이며 렘봉안과 세닝안섬은 썰물 때 수위가 낮아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거리는 수백 미터이다. 렘봉안섬의 크기는 길이가 4km 이다.

 

페니다섬은 차로 한바퀴 돈다면 70km의 주행거리가 나오는 크기의 섬이다. 인구 45,000명이며 기후가 건조해 논농사는 없다. 발리 사람들에게 페니다섬은 전통적으로 악마의 섬이며 불행의 섬으로 인식되어 있다. 발리섬 사람들은 악귀를 쫓아내 달라는 기도를 하기 위해 페니다섬의 사원을 참배한다.

 

페니다섬은 발리 남부의 누사두아나 사누르에서 떠나면 34km의 거리이며 파당바이에서 떠나면 17km의 거리 이다.

 

페니다섬의 다이빙은 힘들고 위험하게 알려져 있다. 조류가 4노트 이상으로 세차며 매우 불규칙한데다가 상승조류까지 있어 예측을 불허한다. 또한 상승조류를 만나면 수온이 매우 차갑다. 상승조류가 없다 해도 수온약층이 수시로 나타난다. 특히 페니다섬과 세닝안섬의 해협이 더 난조를 보인다. 그런데도 다이빙 사이트는 이 해협에 더 몰려있다.

 

따라서 페니다섬 다이빙은 운영 시스템이 좋은 신뢰할 수 있는 다이빙 센터와 계약을 하고 실시해야 하며 초보자를 대동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트의 엔진이 불시에 꺼 져도 위험하며 선원들이 숙련되어 있지 않아도 위험하다.

 

페니다섬의 대략적인 물속 지형은 해변 쪽에 8~12미터 수심권에 평평한 산호밭이 있고 그 밖으로 30미터 수심까지 가파르다가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600m 수심까지 이어진다.

 

페니다섬이 유명한 것은 대해 회유성 어족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치, 만타, 잭 같은 것 말고도 개복치(Mola-Mola 또는 Sunfish)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개복치는 크기가 2m 이상 되는 고기로 그 모양이 우습고 해괴하게 생긴 것이다. 길쭉한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2m 이면 그 무게는 엄청나게 나간다. 발리의 유명한 다이빙 업자는 매년 평균 15회 다이빙에 한번 꼴로 개복치를 만났다고 한다.

 

10. SD포인트 (Sekolah Dasal Point)

11. 페드 포인트(Ped Point)

12. 삼파란 포인트(Sampalan Point)

페니다섬의 북변 해변 전체가 위 세가지 이름의 포인트 이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물속의 성격은 비슷하다.

 

우리는 첫날 이곳에서 3회 다이빙을 했다. 칸디다사의 푸리바구스 호텔에서 봉고차고 20여분 결려 파당바이 항구의 한 쪽 귀퉁이 모래해변에 도착하니 바루나 회사의 큼직한 다이빙 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릎 위까지 차는 물을 걸어가 보트에 올라갔다. 동행 손님은 벨기에에서 온 나이든 아주머니와 장성한 두 아들이었다.

 

페니다섬의 북변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는데 결코 심심하지 않았다. 돌아 을 때는 선원이 낚시로 잡은 참치로 즉석 회를 떴는데 백인 아주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외면했으나 그녀의 두 아들은 회를 맛있게 먹었다.

 

SD 포인트의 SD란 말은 현지 말로 초등학교의 머리글자이며 Ped와 Sampalan은 지명이다.

 

페니다섬은 조류가 불규칙하고 위험하다고 했는데 필자의 상상이지만 지형으로 보아 세닝안 해협 이 대표적으로 그런 곳이고 패니다의 북변은 덜 위험한 곳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포인트 안내는 잘 받았다고 생각된다.

 

세 포인트는 모두 연결된 구간이며 수중의 특성도 모두 비슷했다 해변도 모두 낮은 육지도 되어 있었고 전체가 거의 일직선 해변이다.

 

입수는 항상 해변으로 더 가까이 접근해 얕은 수심에서 했으며 그 얕은 수심은 특별한 조류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심이 깊어지면 조류가 강해지기는 했는데 보트가 따라다니는 드리프트 다이빙에 어울릴 정도의 조류였다.

 

수시로 불규칙한 수심에서 수온약층을 만났다가 벗어나곤 했는데 3미리 슈트에 후드까지 쓴 나는 '이 냉대가 오래가면 괴롭겠는데 ‥‥ !' 생각할 정도로 추웠으나 곧 냉대를 벗어나게 되곤 했다. 어떤 곳에서는 찬 상승류를 만나기도 했다. 안내서의 말대로 조류와 해류가 변화무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북변 해변이길래 망정이지 세닝안 해협이면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속은 만족스러웠다. 산호가 풍부한 경사면하며 풍부하다고 생각되는 어류들이 일품을 만들어 냈는데 발리에 오면 페니다섬 북변은 반드시 둘러볼 코스의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격식을 갖춘 바루나 회사의 트윈 보트로 다이빙해 볼 코스가 이 코스 밖에 없다는 이유도 이곳 다이빙의 경험을 추천하는 동기가 된다. 은근히 개복치를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13. 토야파케(Toyapakeh)

우리가 다이빙해 본 곳은 아니다. 세닝안 해협의 강한 물살이 시작되기 직전 위치에 있는 다이빙 사이트로 이곳도 좋은 포인트라고 소개된다.

 

페니다섬의 기타 포인트

지도에 보듯 여러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렘봉안섬과 세닝안섬 주변은 사나운 수류 속의 다이빙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를 참고할 일이다 어떤 소개책자는 페니다섬의 동쪽에 있는 말리브 포인트(Malibu point)를 꼽아 주기도 한다.

 

발리섬의 기타 다이빙 사이트들

발리섬의 다이빙 사이트는 5개 권역으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①누사두아와 사누르 지역 ②페니다섬 ③파당바이와 칸디다사 지역 ④아메드(또는 세메룩)와 투람벤 지역 ⑤페무테란과 멘장안섬 지역이다.

 

이틀 중에서 필자가 다려왔고 해설해둔 ②,④,⑤ 이렇게 세군데가 발리에서는 가장 나은 다이빙 사이트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 따라서 발리에서 장기간 체류하지 않는다면 본지의 내용대로 다이빙 코스를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외의 다른 다이빙 사이트들을 종합적으로 말하던 관광지에서 접근하기는 쉽고 시야가 좋지는 않으나 물고기들은 제법 있어서 초심자들에게 적당한 곳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타 사이트들이 또는 초심자에게 적당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칸디다사 가까운 해안에 길리 밈팡 (Gili Mimpang)섬, 테페콩(Tepekong) 섬, 리쿠안(Likuan) 섬 등이 있지만 조류가 강하고 수온도 차다는 소문이 있다. 숙소에서 가까웠었는데도 바루나 회사가 그곳을 안내하지 않은 것을 보면 소개 시키는 데는 후 순위라는 뜻이다.


풍 등 출 판 사
Scuba Diver : 1998. 1/2월 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