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명소

나를 찾는 가을여행…“1박 2일 내가 주인공”

도깨비-1 2009. 8. 21. 14:42

가슴찡한 그곳
충절이 숨쉬고
역사가 뛰노네



여름 휴가가 끝나가면서 짧은 ‘1박2일’ 휴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추석 때까지 42일 동안은 연휴는 커녕 공휴일 조차 하루도 남아 있지 않기에 더욱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요긴한 때다. 그동안 TV 속 1박2일을 보며 매일 여행을 떠나는 연예인들을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면 이제 당신도 출발할 때다. 섬으로, 시골로, 자연으로… 주말을 이용해  떠나는 가까운 여행, ‘1박2일’ 코스를 소개한다.

이번 ‘1박2일’ 여행지는 비단 놀러가는 길뿐 아니라 역사를 되돌아볼 만한 곳을 찾아봤다. 일본이 자신의 영유권이라고 주장하는 독도, 우리 영토의 동쪽 끝 독도에는 커다란 태극기가 수놓여 있다. 6개월 동안 육지를 밟지 못하고 바다만을 바라보는 독도 경비대원들의 모습은 가슴이 찡하다.


‘하늘내 들꽃마을’이 있는 전북 장수는 정절의 상징 논개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진주 남강은 경상우병마사였던 남편 최경회가 왜적을 막다 힘에 부쳐 투신해 자살한 곳이다. 논개는 선조 26년 7월 7일, 남편의 원수를 갚고 국치를 설욕하고자 7월 7일 촉석루에서 벌어진 왜군 승전잔치에 기생을 가장하고 참석해 술에 취한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를 남강가 바위로 유인, 그의 허리를 껴안고 함께 강 속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 당시 논개의 나이는 19세에 불과했다.

남편에 대한 부덕(婦德)과 나라에 대한 충성을 다한 논개는 이후 예문관으로부터 의암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국가에서는 진주 촉석루 곁에 사액 정문을 지어 그 넋을 위로ㆍ추모했고 투신한 바위를 의암이라 부르게 됐다.

‘비구절’ 동학사는 서슬 퍼런 시대에도 굴하지 않고 충절을 지킨 선비들이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동학사는 특히 조선 초기였던 1394년 고려의 마지막 충신 야은(冶隱) 길재가 공민왕과 정몽주에게 제사를 지낸 곳이다. 조선 초에 있어 고려는 ‘금기’의 대상이었지만 길재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공민왕과 정몽주를 애도했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1457년, 단종이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김시습이 단종과 안평대군, 김종서ㆍ사육신(死六臣)의 제사를 동학사에서 지냈다. 자칫하면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충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제사를 강행한 것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천혜의 대자연 간직한 절대비경

▶“독도는 우리땅” 경북 울릉 독도
=독도는 서도와 동도라는 두 개의 섬과 작은 바위들로 이뤄진 화산섬이다. 이 중 동도에 한해서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가능하다. 단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곳이기 때문에 1일 입도 가능 인원은 현재 1880명으로 제한돼 있는 상태다.

화산섬인 독도는 비록 크기는 작지만 화산암 특유의 날카로운 모양새는 수석(壽石)을 생각나게 하는 기암괴석의 모습을 보여준다. 독도에는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희귀한 바다새들이 살고 있다. 유리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닷물과 그 위로 솟아오른 절묘한 형상의 바위들은 해상조각공원 같은 분위기를 낸다.

아쉽게도 독도에는 숙박시설 자체가 없다. 울릉도에서 독도에 들어가는 도동항 근처에는 모텔과 여관이 많은 만큼 이쪽에서 숙박하는 것이 좋다. 식사 역시 울릉도에서 해결해야 한다. 울릉도의 별미는 유명한 울릉도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 불고기와 홍합밥 등이다. 문의:독도관리사무소 (054)790-6641 


고향처럼 포근한 농촌체험공간

▶“하늘과 여울, 들꽃이 아름다운 정겨운 곳” 전북 장수 하늘내 들꽃마을
=요즘 시골에는 ‘폐교’가 많다. 젊은 사람들이 시골을 떠나니 아이들이 없어 학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폐교들은 시골의 흉물로 남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박물관이나 마을 공동의 공간 등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전북 장수에 있는 ‘하늘내 들꽃마을’은 폐교가 멋진 농촌 체험공간으로 되살아난 예다. 이곳은 ‘하늘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여울과 맑은 하늘, 그리고 들꽃이 어우러진 산이 함께 자리한 포근한 공간이다. 마을에는 작은 자갈로 된 지압산책로, 나무그늘 아래에는 통나무 벤치, 그네의자 등이 놓여져 있다. 연못에는 연, 부레옥잠 등 10여종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붕어 버들치 미꾸라지 우렁 다슬기 등 토종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농촌체험공간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농작물 수확하기부터 냇가의 천렵(개울에서 고기잡기), 경운기 타기, 별 관찰하기, 두부만들기, 천연염색하기, 감자 구워먹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덕산계곡이나 와룡자연휴양림이 있으며 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인 게야무라 로구스케를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사당도 찾아볼 만하다. 문의 : 하늘내 들꽃마을 (063)353-5185



푸른 숲ㆍ시원한 계곡 ‘완벽조화’

▶“백제의 정기가 서린 역사의 땅” 충남 공주 계룡산
=‘기인이사(奇人異士)’들에겐 지리산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바로 계룡산. 산세가 험하고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있어 예부터 ‘정기가 강한’ 산으로 이름나 있다. 백제의 옛 수도인 충남 공주에 자리잡은 이 계룡산에는 특히 동학사와 갑사 등 고찰들이 많다. 흔히 ‘봄 동학사, 가을 갑사’라고 불릴 만큼 이 두 고찰을 잇는 계곡과 능선의 아름다움은 널리 알려져 있다.

‘비구절’로 유명한 동학사 앞 계곡은 원래 벚꽃이 유명해 ‘봄 동학사’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울창한 숲의 푸르름과 계곡의 시원한 기운이 어우러지는 여름에 가도 좋은 장소다.

백제의 토성이었던 ‘공산성’ 또한 공주가 추천하는 볼거리다. 조선시대 때 석성으로 다시 태어난 공산성 옆길은 한가롭게 산책하기 좋다. 또 우거진 숲과 숲 사이에도 산책로가 있어 최근 유행하는 트래킹 코스로도 손색없다.

공주에는 ‘석갈비’가 유명하다. 숯불에 잘 달궈진 돌판(곱돌)을 얹어 훈제 양념갈비를 구워먹기 좋게 잘라 만든 음식으로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공주까지 걸음을 했다면 석갈비는 한번 먹고 오는 것이 좋다. 문의:공주시 사적지관리소 (041)856-0331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2009.08.21 (금) 헤럴드경제문화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