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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후반 39분부터 '마술의 8분'간 3골 몰아쳐

도깨비-1 2006. 6. 13. 13:41

2006년 6월 13일 (화) 08:30   뷰스앤뉴스

히딩크 "한국 명예시민인 게 자랑스럽다"


 
<독일월드컵> 일본 '히딩크 매직'에 종료직전 3골 먹으며 역전패

"한국의 명예시민이라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 한국팬들은 아마 오늘 경기에서 4년 전 한국과 폴란드전을 보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오늘 패한 일본은 한국을 4강으로 올려놓은 내가 지휘봉을 잡은 호주에게 패한 것에 대해 또 다른 느낌이 있을 것이다."

호주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일본에게 극적 역전승을 거둔 뒤 한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제2의 고향' 한국의 팬들에게 보낸 히딩크다운 립서비스다.

논란 여지 남은 일본 나카무라 선취득점

12일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D조 예선 1차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사커루' 호주 대표팀이 후반 막판 8분 동안 세 골을 몰아치며 일본에 3-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호주로선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거둔 역사적 첫승이었다.

그러나 초반전만 해도 운명의 여신은 일본의 편에 선 듯 보였다.

일본은 전반전 26초만에 나카타가 호주 PA 왼쪽 대각선 방향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챤스를 맞았으나 무위에 그쳤다. 그러나 일본은 미드필드부터 호주 대표팀을 강하게 압박, 경기초반 주도권을 쥐어나갔다.

그러나 호주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6분 주장 비두카가 일본 왼쪽 측면을 돌파, 두 차례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일본의 가와구치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비두카의 슈팅이 이후 호주는 패스웍과 압박이 살아나며 정상적인 페이스로 경기를 운영해갔다.

양 팀의 공방이 이어지던 전반 26분. 일본이 너무 손쉽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일본의 나카무라가 호주 오른쪽 대각선 위치에서 호주 문전으로 크로스한 공이 일본 공격수와 호주 수비수 누구의 몸에도 맞지 않은 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

호주의 골키퍼 슈워처가 나카무라의 크로스를 처리하려 나오다가 문전에 있던 다카하라와 충돌했으나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리플레이 되자 호주의 관중들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고, 호주의 히딩크 감독도 불같이 화를 내며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논란이 될 판정이었다.

어이없게 일본에 선취골을 허용한 호주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총공세를 취했으나 번번이 일본의 역습에 휘말려 위기를 맞곤 했다. 그러나 일본 또한 전반전 막판으로 가며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이렇다 첫 골 이후 이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전반전은 일본이 1-0으로 리드한 채 마쳤다.

후반전 시작. 일본은 수비에 치중하는 한편, 호주의 공격을 차단한 이후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서 천부의 승부사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케이힐, 케네디, 알로이시를 차례로 교체투입한 것. 그러나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 팀은 더운 날씨 탓에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패스 정확성이 떨어짐은 물론 볼 컨트롤도 부정확해져 갔다.

호주, 후반 39분부터 '마술의 8분'간 3골 몰아쳐

'히딩크 매직'은 경기 종료 8분을 남겨놓고 시작됐다.

후반 39분, 호주의 닐이 롱 드로인한 공을 후반 교체투입된 케이힐이 일본의 골문 안으로 슈팅,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그로부터 5분 뒤인 후반 44분에는 동점골을 성공시킨 케이힐이 일본 패널티에어리어 중앙 부근에서 날린 중거리 슈팅이 일본의 골포스트를 튕기며 그대로 골인, 호주는 전세를 2-1로 뒤집었다.

한번 시작된 골 축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저리 타임이던 후반 47분 역시 후반 들어 교체투입된 알로이시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번째 골을 성공시켜 결국 호주는 3-1 극적 대승을 거뒀다.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어퍼컷 세레모니'로 대역전을 자축했다.

일본은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 속에 펼쳐진 경기로 인해 후반 막판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무너져 참패했고, 일본관중들은 저주의 마술에 걸린듯 넋 잃고 일본팀의 침몰을 지켜봐야 했다. "일본의 약점은 감독"이라던 호주 언론들의 호언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오는 18일 1998년 월드컵대회서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22일 우승후보국 브라질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일본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 카이저슬라우테른=임재훈 기자 (jack@views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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