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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본프로야구 주름잡는 한국계 스타들 >

도깨비-1 2008. 10. 10. 15:15
뉴스: <일본프로야구 주름잡는 한국계 스타들 >
출처: 스포츠온 2008.10.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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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출신의 마쓰이 가즈오(3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8월 23일 오사카에서 발생한 화재 소식을 전하던 일본 언론이 이 사건의 소식을 다루면서 마쓰이의 조부인 " 박재윤씨가 사망했다 " 고 실명을 언급, 보도하여 공식적으로 마쓰이가 한국계임이 확인된 것. 이에 일본 야구팬들이 술렁거리고 있다는데…. 일본의 야구 스타 중에 한국계 선수는 어느 정도일까?

일본인들은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자이니치(在日)'라고 부른다. '재일 한국인'의 줄임말이다. 재일교포들은 약 60~7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민단계열과 조총련계 모두 포함한다. 우리는 이들을 재일교포라고 부르고 일본인들은 모두 자이니치로 부른다.
사실 1억 명의 일본인 가운데 재일교포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포츠계와 연예계는 물론 정계와 재계 문화계에도 한국계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는 게 정설로 통하고 있다. 한국인의 특유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프로듀서, 감독 등 연예계 쪽에 한국계 연예인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면 한번쯤 한국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한다. 확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국민배우이자 영화 철도원의 주인공 다카쿠라 겐과 인기남성그룹 스머프의 최고스타 기무라 다쿠야도 한국계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프로야구계에도 재일교표 선수들이 많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선수는 장훈이다. 통산 3085안타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일본에서는 하리모토 이사오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는 엄연히 한국인이다. 온갖 차별과 설움을 딛고 최다안타의 신기원을 이뤄냈다.

일본프로야구 선수 중 60~70명이 한국계?

장훈은 드러내놓고 한국인임을 밝히고 있지만, 일본의 12개 구단 가운데 재일교포 선수들이 몇 명이 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왜냐면 스스로 한국인 또는 한국계라고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선수를 관리하는 구단직원이라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일본여권이 아닌 한국여권을 가진 선수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한 팀에 10명 정도라는 설도 있는데, 대략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약 60~70명의 한국선수들이 뛰고 있다고 한다.

야구계의 원로 조해연 씨의 저서 < 이야기, 일본프로야구(지성사·1998) > 에 보면 일본프로야구 속의 한국인 유명선수를 몇 사람 소개하고 있다. 일본 최다승의 주인공 400승 투수 좌완 가네다 마사이치와 장훈의 이름이 거론된다. 아울러 일본 최초로 완전경기를 수립한 후지모토 히데오(이팔용)도 있다. 베이징올림픽 일본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선 호시노 센이치의 이름도 등장한다. 야쿠르트의 주전 내야수로 맹활약을 펼친 이케야마 다카히로와 세이부와 요미우리를 거쳐 얼마 전 오릭스에서 은퇴를 발표한 '무관의 제왕' 기요하라 가즈히로도 있다. 연속경기 풀출장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한신의 철인사나이 가네모토 도모아키도 거론했다.

이들과 함께 현재 한신 가네모토의 제자로 알려진 아리이 다카히로(한신)도 한국계 선수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일본대표팀 4번타자로 활약했다. 지난 2006년 WBC 대회를 앞두고 귀화했다고 한다. 아라이(新井)라는 성은 한국의 박씨다. 이승엽의 동료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도 한국계인데, 지난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의 설득을 받아 귀화했다는 설이 있다. 소프트뱅크의 에이스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우완투수 사이토 가즈미도 한국계이다.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는 증조부가 한국인이라는 말이 있었다. 고베 인근 구라시키 출신인 호시노 감독도 아버지 쪽이 한국계라는 설은 그럴 듯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야구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나가시마 시게오까지 한국계라는 말도 있다. 물론 이들이 이를 인정하거나 말하지 않기 때문에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일본이 국가대표로 출전을 시키기 위해 한국계 스타들을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선수들은 일본에서 초중고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규정상 외국인선수로 취급받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대표는 일본인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귀화를 해야 가슴에 일장기를 달 수 있다. 지난 2003년 11월 아테네올림픽 야구종목 아시아예선대회가 삿포로돔에서 열린 당시의 일이다. 일장기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섰던 재일교포 선수들이 새삼 조명이 된 바 있다.

국가대표 되기 위해 일본으로 귀화

당시 아테네올림픽 일본 대표팀에는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때는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명예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최초로 전원 특급 프로선수로 드림팀을 구성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었던 선수들 가운데 재일교포 출신들이 포진되어 있었던 것이다.

눈길을 모은 선수는 마쓰이 가즈오(세이부, 현재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이었다. 퍼시픽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들이었던 이들은 대회직전까지 재일교포였다. 이들의 국적이 한국인지 북한인지는 모르지만,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일본야구계의 설득을 받아 나란히 일본으로 귀화했다.

당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 기자들과 야구계에서는 불문율로 여기고 있지만 대개 재일교포 선수들이 누구인지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소속으로 삿포로 예선 취재에 나섰던 기자는 친분이 있던 자유기고가에게 마쓰이 가즈오와 오가사와라의 국적 문제를 문의해본 결과, 얼마 전까지 재일교포였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이미 내부적으로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게 하나의 룰이었다. 일본의 방송이나 신문에서 이들의 국적을 밝히는 기사는 단 한건도 없다. 황색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주간잡지에서 간혹 거론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이들의 국적을 거론하는 자체를 금기시하고 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구단관계자 등 어느 누구도 그냥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재일교포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드러내놓고 한국인임을 밝히는 이들도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의 증언이 뒷받침한다. 선동열 감독이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하고 있을 때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신의 간판선수 히야먀 신지가 직접 찾아와 " 나도 한국인입니다. 선상이 잘해서 기분이 좋다 " 고 직접 밝혀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닛폰햄 파이터스의 외야수 모리모토 히초리(森本稀哲) 역시 한국인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그의 이름 히초리는 희철의 일본식 발음이다. 이름에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한국인으로 밝혀져 곤욕을 치렀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모두 불문율로 여기고 이를 금기시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땀을 흘리며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스포츠라는 특수성이 이처럼 민감한 문제를 막아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적이 아닌 실력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재일교포 선수들. 이들이 스스로 국적을 밝히지 않거나 숨기는 것을 가지고 비난할 수는 없다. 더욱이 귀화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볼 것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선택일 뿐이다. 2차대전이 끝난 후 이제 60년이 지났다. 재일교포는 4세대까지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유지하라는 것은 억지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그들이 지닌 언어와 문화는 일본인의 정체성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뿌리를 박고 있는 곳이 한국이 아닌 바로 일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재일교포들의 국적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시대가 될 것이다. 한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일본에서도 차별대우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다만 그들이 한국이라는 뿌리를 잊지 말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우리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다.

PLUS INFO) 연예계의 한국계 스타들은?

연예계 쪽은 스포츠계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이미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인지 여러 차례 소동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지난 1990년 야스다 나오미(安田成美)라는 가수겸 탤런트의 도중하차 사건이다. 그녀는 1년간 방영될 예정이었던 NHK의 간판 드라마 < 봄이여 오라! > 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는데, 촬영 1주일 만에 돌연 중도하차했다. 태평양 전쟁을 그린 장면을 찍은 직후였다. 이를 놓고 온갖 억측이 일었다. 한 평론가가 아침 버라이어티쇼에 출연 " 야스다는 이른바 자이니치 2세로 태평양 전쟁에 불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하차했다 " 고 발언, 파문이 일었다. 이후로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재일교포로 밝혀져 하차했다는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재일교포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이 필연적으로 스포츠와 연예계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엄연히 차별이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신분으로는 공직진출이 제한되어 있다. 직업선택의 자유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원, 아니면 개인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스포츠와 연예계 쪽은 큰 차별 없이 성공만 한다면 부와 명예를 단숨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재일교포들의 목표가 된다.

일본의 대중오락인 빠징코 자본의 대부분이 재일교포들의 소유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야쿠자 쪽에서도 중간 보스급에 많이 포진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곱지 않는 시선을 받지만 스포츠와 연예계는 다르다. 실력만 있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고 이미지도 좋기 때문이다. 지금도 스포츠와 연예계 쪽에는 수많은 재일교포 준비생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한다.

이선호(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