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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철우의 1S1B]이승엽과 편견 그리고 스트레스>

도깨비-1 2008. 9. 11. 11:33
뉴스: <[정철우의 1S1B]이승엽과 편견 그리고 스트레스>
출처: 이데일리 2008.09.11 10:11
출처 : 최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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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얼마 전 SK 포수 박경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러던 중 박경완은 꽤 흥미로운 말을 했다.

" 사실 홈런은 현대에 있을 때 욕심이 좀 있었다. 수원 구장이 홈런치기 아주 유리했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 처럼 넓지 않았고 좌중간과 우중간이 직선으로 짧아 홈런이 많이 나왔다. 대전이나 대구보다 훨씬 유리했다. "

평소의 상식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말이었다. 수원 구장이 대구나 대전 구장보다 홈런 치기가 좋았다고?

문득 '국민 타자' 이승엽이 떠올랐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개의 홈런으로 단일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해 홈런 2위는 현대 소속이던 심정수(54개.현 삼성)였다.

물론 당시 스포트라이트는 이승엽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그 한켠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좁은 대구 구장을 홈으로 쓴 덕을 보고 있다'는 비아냥이 그것이었다.

수원구장이 홈구장인 심정수와 은근한 비교도 자주 입에 오르내렸다. 심정수가 불리한 조건이었다는 가정이 전제에 깔려 있었다. 수원구장이 대구구장보다 '훨씬'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경완의 말 대로라면...

홈런은 그냥 홈런일 뿐이다. 이승엽의 시원한 한방 덕에 많은 사람들이 후련한 쾌감을 여러차례 경험해봤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클수록 어쩌면 우리는 이승엽에게 그만큼씩 냉정해졌는지도 모른다.

지난 2006년 41개의 홈런을 때려냈을 땐 솔로 홈런이 너무 많다고 수근거리기도 했고, 지난해엔 손가락 부상 속에서도 일본에서 3년 연속 30홈런을 해냈지만 2할6푼대로 떨어진 타율을 아쉬워했다.

그런 마음들은 현해탄 너머 이승엽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승엽은 올초 한 인터뷰서 " 나는 스트레스 덩어리 " 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승엽은 지금 또 한번의 큰 아픔을 겪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2군에 있는 이승엽은 매우 낯설다. 안정돼 보이던 그의 진로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듯 하다.

많이 힘들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괴로워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에서 뭐라고 생각할까...'하는 고민 따윈 애초에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길 바란다.

'이승엽'은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을 때쯤이면 기다렸다는 듯 역전의 한방을 때려내는 불멸의 영웅'과 동의어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우리에게 이 사실을 차고 넘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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