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스크랩] "시아버지 사랑 갚으려면 아직 멀었는데"

도깨비-1 2008. 5. 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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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컷뉴스 2008.05.08 10:23
출처 : 감동뉴스
글쓴이 : 노컷뉴스 원글보기
메모 : [부산CBS 장규석 기자]

부산 동구 좌천동의 아담한 2층 주택인 김돌자(52·여)씨 집에 들어서자 방 안에는 복막투석기 돌아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하루 2번 7시간을 꼬박 투석을 받지않으면 생명을 이어갈 수 없는 시아버지 안종석(82)씨 옆을 지키고 서서 인터뷰 도중에도 불편한 점이 없는지 쉬지않고 살피는 김 씨에게 대뜸 힘들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무심할 정도로 간단했다.
"제가 시집을 온 뒤로부터 시부모님이 저를 더 사랑해 주셔서 갚는 것일 뿐, 아직 그 사랑의 3분의 1도 아직 못 갚은게죠"

32년전 시집을 와 시조모에 시부모까지 모시고 살던 김 씨는 지난 99년 시아버지가 시각장애와 신장장애가 겹치면서 병석에 눕자 본격적으로 병수발을 들기시작했다.

또 4년전 시어머니가 대장암으로 몸져눕자 김 씨는 하던 일도 모두 접고 입원한 시부모를 간호하기 위해 병원을 집 삼아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시아버지를 위해 김 씨는 복막투석기 작동법과 주사놓는 법, 혈압재는 법 등을 손수 교육받아 시아버지를 소원대로 집으로 모셨다.

하루 2번, 7시간이 꼬박 걸리는 복막투석과, 주사, 몸무게 재기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하면서 외출은 잊은지 오래. 김 씨는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바깥 출입은 이제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밤낮이 없는 병수발을 들다보면 잠이라도 푹 잤으면 하는 마음도 들곤 한다.
김 씨는 "아주 조금이지만 소변을 받아내야 하고, 아버님이 불편한 곳이 있으면 봐드려야 하기 때문에 짬짬이 잠을 자곤 하지만 잠이 가장 부족한게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4명이나 되는 시누이들 이야기를 꺼내면서 김 씨의 얼굴은 다시 밝아졌다. 시누이들이 매일 전화를 한 통씩 걸어 안부를 물어오고, 이들이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한 비용을 대고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상 받을 사람은 제가 아니라 제 시누이들입니다. 우리가 형편이 어렵다보니 아버지 병간호 비용을 그네들이 모두 다 부담하고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도 30여년동안 딸처럼 자신을 돌봐준 시부모님을 생각하면, 자신의 노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 씨는 당연한 일을 하는 자신이 상을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부끄러워 했다.

"요즘 부모님을 잘 못 모시는 사람이 많다보니 저같이 자격없는 사람이 상을 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상 받을 자격이 없다"며 영상촬영은 고사하고 사진 찍기마저 거부하는 김 씨를 겨우 설득해 얼굴이 안나오게 찍겠다고 다짐을 받고서야 사진 한 장을 찍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는 기자를 붙잡고 김 씨는 시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결국 내가 잘되고 복받기 위한 겁니다. 그래서 효도하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김 씨의 세 자녀도 그렇게 어르신을 잘 공경한다고 소문이 났다.
ha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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