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점심을 먹으로 나가기 직전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당선인은 “뭐하세요?”고 물은 후 “밥 먹을거면 저하고 밥이나 먹지요”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날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이 당선인과 함께 단둘이 냉면을 시켜 먹었다.
이렇듯 이 당선인이 ‘식사번개’를 마음껏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유 교수다. 이 당선인은 다른 사람에게는 좀처럼 하지 않는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나 어릴적 좋지 않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도 유 교수에는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이 넘는 인연을 통해 사생활에서부터 국정철학과 정책목표까지 이 당선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유 교수는 “이 당선인보다 이 당선인을 더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1950년 상주 태생인 그는 동양인 최초로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직을 맡을 정도로 지리학계의 거장이다.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키일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의 전공은 국토론, 사회지리학, 지역정책 등이다. 1980년에 30세로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됐고 이후 미국 버클리대,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객원교수를 지냈다. 1989년부터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과 정책기획위원회 간사위원으로 10년간 봉사했고 교육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서울시 등 정부 여러 부처에서 정책자문을 한 ‘정책통’이다.
이 당선인과의 첫 만남은 1996년도다. 이 당선인이 서울 종로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으로 활동하던 그해 7월 이 당선인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시한 ‘경부대운하’ 구상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정 자문단을 조직하고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을 주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돈독해졌다.
2006년 가을부턴 이 당선인이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이 개편된 국제정책연구원(GSI)의 원장직을 맡았고, 대선 과정에서는 핵심 브레인으로 이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대운하’ 프로젝트를 비롯해 ‘나들섬 남북 공동개발’과 ‘한반도 선벨트 개발’의 큰 그림을 그렸다. 대선 후 이 당선인이 청와대 안가에 초청한 테니스 멤버 11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의 시장 시절부터 연설문을 작성해온 유 교수는 ‘이명박의 또 다른 입’으로도 통한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후보 수락 연설, 대통령 당선 기자회견, 대통령 당선인 신년사가 그의 손을 거쳤고 지금 대통령 취임사를 쓰고 있다. 그는 연설문을 통해 “이 당선인을 한발짝 더 나가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 당선인은 “그래, 이거야”라고 매번 흡족해 한다는 후문이 들린다.
유 교수는 이 당선인에게 직언을 하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 성품 때문이다. 대선이 끝난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해달라는 이 당선인의 요청을 뿌리치고 “대업을 이뤘으니 제 소임은 끝난 것 같다”며 프랑스로 떠난 일화는 유명하다. 육사교관으로 복무했고, 숙명여대 약학부 교수인 부인 표명윤(59)씨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경북 상주(58세) ▲경북 상주고 ▲서울대 지리학과·독일 키일대 박사 ▲서울대 교수 ▲브리태니커 세계백과사전 책임감수위원 ▲프랑스 지리학회 종신명예회원 ▲서울대 교무처장 ▲세계지리학대회 부회장 겸 집행위원 ▲세계지리학회(IGU) 사무총장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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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대통령실장 유우익· 경호처장 김인종 |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새 정부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에 유우익(58) 서울대 교수, 경호처장에 김인종(62) 전 2군 사령관을 각각 내정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브리핑을 하고 "유우익 대통령실장과 김인종 경호처장이 공식 내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 내정자는 당선인에 대한 오랜 정책자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를 잡아왔고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정책목표를 잘 이해하고 공유하고 있다"면서 "세계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글로벌 마인드의 소유자로, 화합적이고 원만한 성품을 바탕으로 대통령실을 잘 이끌고 대통령을 보좌할 최적임자라고 당선인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경호처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오랜 군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경호할 적임자이자 군과 경찰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잘 이끌어 낼 분"이라고 평가했다.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경북 상주 출생으로 이 당선인의 외곽자문기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으로, 10년 이상 이 당선인과 가깝게 지내온 최측근이다. 한반도대운하와 남해안개발 공약 성안을 주도했으며, 각료 후보군 검증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 경호처장 내정자는 제주 출신으로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수도방위사령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는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국방정책자문단을 이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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