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문화
글쓴이 : 문화일보 원글보기
메모 : “제 개인이 상을 받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전통 예절이 대접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사이래 예절에 대해 포상을 하는 것은 처음이니 의미가 클 수밖에요.”
4일 ‘국민추천 정부포상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김득중(76) 한국전례연구원장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힘이 느껴졌다.
국민추천 포상제는 행정자치부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제도로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의 각계 인사 55명이 추천한 인물들을 현지 조사와 공적 심사 등을 거쳐 시상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 30여년간 전통 예법을 보급하는 데 헌신해온 공로가 인정됐다.
그는 1977년 서울 을지로 3가에 전례연구원을 설립하고 월간 잡지 ‘실천예절’을 펴내는 한편 예절지도자 육성 사업을 펼쳐 1200여명의 예절지도사를 양성했다. 전통예절을 현대에 살리는 구체적 실천 방법을 담은 서적 20여권을 펴내기도 했다. 그동안 전국 곳곳에 예절 특강을 1만여차례 다녔으며 방송 출연 6000회, 신문잡지 기고 2000회를 소화했다.
“제가 전례연구원을 만든 것은 47세 때입니다. 그동안에는 공직과 사업에 몸을 담고 가족들을 부양하는 데 애썼지요. 늦은 나이였지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입지에는 400년 전 ‘가례집람(家禮輯覽)’을 펴낸 조선 예학의 종장으로 불리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직손이라는 자부심도 한 몫을 했다.
전례연구원을 세운 지 6주년이 되는 날부터 그는 ‘예의생활실천운동’이라는 대형 깃발을 들고 매일같이 서울시청 앞으로 나갔다. 시청역 1번 출구, 덕수궁 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잡지와 유인물을 나눠줬다. 그런 노력 때문에 언론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많은 이들이 예절지도사가 되겠다고 찾아왔다.
“전통은 과거부터 존재해서 현재를 거쳐서 미래로 이어져야 할 것을 말합니다. 전통 예절은 현재도 실천할 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원장은 부부 간에 서로 경어(敬語)를 쓰는 것이 전통 예법에 맞다며 젊은 부부들이 이를 실천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집마다 예절이 다를 수 있다는 가가례(家家禮)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절이란 누대의 공동체 생활에서 모두에게 인정받은 것을 말하기 때문에 통일된 예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400년 전에 절이 다 같았다고 한다. 우선 남자 절은 손을 벌리고 엎드리는 게 아니다. 우리 절의 기본 손동작은 공수(拱手)다. 공수란 양손을 공손히 모아 잡는 동작이다. 남녀가 마찬가지다. 손을 모아 잡고 양 무릎을 꿇어 모은 손등에 이마를 대면 큰절이고 이보다 덜 숙이면 평절이다.
여자의 경우, 큰절일 땐 공수한 손을 쳐들었다가 앞으로 내리고, 평절일 땐 손을 양 무릎 옆으로 짚고 앉는 것만 다르다. 여자가 큰절을 할 때 한 무릎을 세우고 앉는 것은 기녀나 하던 절이라 한다. 손의 위치는 남녀가 다르다.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쪽에 가게 포개어 잡아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려고 돌출행동을 쉽게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지요. 예절은 인간이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자각에서 나옵니다. 남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지요. 소위 사회 지도층이나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4일 ‘국민추천 정부포상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김득중(76) 한국전례연구원장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힘이 느껴졌다.
국민추천 포상제는 행정자치부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제도로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의 각계 인사 55명이 추천한 인물들을 현지 조사와 공적 심사 등을 거쳐 시상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 30여년간 전통 예법을 보급하는 데 헌신해온 공로가 인정됐다.
그는 1977년 서울 을지로 3가에 전례연구원을 설립하고 월간 잡지 ‘실천예절’을 펴내는 한편 예절지도자 육성 사업을 펼쳐 1200여명의 예절지도사를 양성했다. 전통예절을 현대에 살리는 구체적 실천 방법을 담은 서적 20여권을 펴내기도 했다. 그동안 전국 곳곳에 예절 특강을 1만여차례 다녔으며 방송 출연 6000회, 신문잡지 기고 2000회를 소화했다.
“제가 전례연구원을 만든 것은 47세 때입니다. 그동안에는 공직과 사업에 몸을 담고 가족들을 부양하는 데 애썼지요. 늦은 나이였지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입지에는 400년 전 ‘가례집람(家禮輯覽)’을 펴낸 조선 예학의 종장으로 불리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직손이라는 자부심도 한 몫을 했다.
전례연구원을 세운 지 6주년이 되는 날부터 그는 ‘예의생활실천운동’이라는 대형 깃발을 들고 매일같이 서울시청 앞으로 나갔다. 시청역 1번 출구, 덕수궁 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잡지와 유인물을 나눠줬다. 그런 노력 때문에 언론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많은 이들이 예절지도사가 되겠다고 찾아왔다.
“전통은 과거부터 존재해서 현재를 거쳐서 미래로 이어져야 할 것을 말합니다. 전통 예절은 현재도 실천할 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원장은 부부 간에 서로 경어(敬語)를 쓰는 것이 전통 예법에 맞다며 젊은 부부들이 이를 실천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집마다 예절이 다를 수 있다는 가가례(家家禮)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절이란 누대의 공동체 생활에서 모두에게 인정받은 것을 말하기 때문에 통일된 예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400년 전에 절이 다 같았다고 한다. 우선 남자 절은 손을 벌리고 엎드리는 게 아니다. 우리 절의 기본 손동작은 공수(拱手)다. 공수란 양손을 공손히 모아 잡는 동작이다. 남녀가 마찬가지다. 손을 모아 잡고 양 무릎을 꿇어 모은 손등에 이마를 대면 큰절이고 이보다 덜 숙이면 평절이다.
여자의 경우, 큰절일 땐 공수한 손을 쳐들었다가 앞으로 내리고, 평절일 땐 손을 양 무릎 옆으로 짚고 앉는 것만 다르다. 여자가 큰절을 할 때 한 무릎을 세우고 앉는 것은 기녀나 하던 절이라 한다. 손의 위치는 남녀가 다르다.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쪽에 가게 포개어 잡아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려고 돌출행동을 쉽게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예법에 어긋나는 것이지요. 예절은 인간이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자각에서 나옵니다. 남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지요. 소위 사회 지도층이나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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