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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워싱턴 갓파더..물질적 기부를 넘어선 동포애

도깨비-1 2007. 10. 1. 17:11
뉴스: 워싱턴 갓파더..물질적 기부를 넘어선 동포애
출처: 머니투데이 2007.10.01 12:10
출처 : 감동뉴스
글쓴이 : 머니투데이 원글보기
메모 : [머니투데이 美씨애틀=김정태기자][편집자주] "CAN DO IT."

물질적 기부를 넘어 입양아 출신 재외동포를 비롯한 한국인에게 '하면된다'는 정신을 심어주고 정치지도자로 성장하도록 큰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다.

신호범(미국명 폴 신) 美워싱턴주 상원부의장(73세)이 바로 그 주인공. 신 의원은 워싱턴주 상원 3선 의원으로 미국에서는 최초의 동양계 상원의원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의 인생역정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신 의원은 한국에서 거리의 부랑아로, 미국에서는 입양아라는 빙점에 다다른 극한의 삶을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인간승리의 대표적인 한국인이다.

그는 이 같은 성공을 개인의 안녕과 영화을 위한 여생으로 보내지 않고 재외동포 사회와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온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2007 당당한 부자]<14-1>"한국계 美대통령 나오도록 헌신하겠다"]

#입양아의 아버지

"입양아들도 한국이 뿌리입니다. 한국에서 버림받고 이역만리 땅으로 떠나온 그들을 우리가 잡아주지 않으면 누가 잡아주겠습니까."

신호범 美워싱턴주 상원부의장은 입양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의원 역시 입양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의 아들(39세)과 딸(37세)도 한국에서 입양했다.

한국계 입양아들이 미국 13만명, 유럽 2만5000명, 호주 1만명, 캐나다 7000명 등 전세계에 18만명이나 흩어져 있다. 신의원은 "입양아들 대부분이 왜 살아야하는지 동기를 모른다"며 "입양아도 해외동포인데 뿌리(한국인 기록)가 없어 외국인 처럼 무관심하게 대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미국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입양아 후원회를 조직했다. "입양아들은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문화'가 따로 있고 '한'이 따로 있습니다. 입양아들도 한국의 피가 흐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사와 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같은 소식을 듣고 펜실바니아주에 한 한인교회 목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목사는 "우리 주에 입양아들이 많은데 이 아이들이 불쌍합니다"라고 말하자마자 신 의원은 전화를 확 끊었다. 그로부터 곧 다시 전화가 와서 "혹시 제가 결례라도 한 말이 있습니까"라고 물어왔다. 신 의원은 "입양아들은 동정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인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라며 또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이 목사는 "제가 잘못 생각했다"며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그는 입양아를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는 편견을 단적으로 보여 준 예라며 애정으로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신의원의 노력으로 교민사회와 단체들이 동참해 지금까지 150명가량의 입양아와 그의 가족들이 후원을 받고 있다.

#한인 2세에게 '뿌리 교육'을

신 의원은 입양아 출신뿐 아니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2,3세에 대한 교육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인 사회가 겪고 있는 가장 큰 고통은 한국사람으로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1세와 미국인으로서 한국 가정에 살고 있는 한인 2세의 갈등"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태어나 공부하더라도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중문화'를 익혀야 균형감각이 생기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알아야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의 이중국적과 투표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외동포들이 조국에 대한 관심과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의 꿈



"미국 각 주에 한인 정치지도자 1명씩,궁극적으로는 한국계 출신 미 대통령을 배출할수 있도록 헌신하겠다." 신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꿀수 있는 힘이 정치에 있다고 믿고 있다.

신 의원은 미국생활 50여년 중 31년을 교직생활을 했다. "대학교수로 재직중일 때 그 대학의 총장을 면담하려면 편지를 써서 요청하고 전화를 걸어 간청을해도 1~2개월씩 기다려 겨우 5~10분 정도 면담할수 있었죠. 그러나 2001년도 내가 상원 부의장이 되고 나니 대학총장과의 입장은 완전 뒤바뀌었습니다. 신호범이라는 자연인의 파워가 아닌 부의장이라는 직책으로 대학의 예산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정치의 힘입니다."

그는 또 다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워싱턴주립대학교 한국어학과가 예산문제로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을 때 신 의원은 정치생명을 건 도박을 걸어야 했다. 민주당이 집권한 워싱턴주정부의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공화당과 팽팽한 표대결을 벌이고 있을 때 신 의원은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파 입장과 관계없이 한국어과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던 것이다. 결국 한국어과를 살린다는 전제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으로 KBS로부터 '자랑스런 해외 동포상'을 받았고 이 때 받은 상금을 다시 워싱턴주립대 한국어과에 기부했다. 그는 "그때 일을 계기로 정치인을 길러내는 장학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세기게 됐다"고 회고했다.

신 의원은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99년에 '한미정치교육장학재단'을 만들어 예비정치인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입양아 출신과 2세 한국인 가운데 성적이 우수하고 정치에 뜻을 둔 대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는 것. 지금까지 10여명이 이 장학금을 받았는데 3명은 주의원과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학금 혜택을 받은 강석희씨가 2004년 캘리포니아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입양아출신인 합거드(hopgood)씨도 미시건주 하원의원으로 뽑혔다.

이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서 교민사회와 고국에서도 장학금 기증과 후원회설립이 잇따랐다. 2002년 한국에서 후원회가 결성됐고 2005년에는 뉴욕과 LA지역에 후원협의회가 생겼다.

고희(古稀)를 넘어선 신 의원은 아직 큰 꿈이 있다. "죽기 전까지 미국 각주에서 1명씩 모두 한국계 정치인이 탄생될 수 있도록 남은 생을 다바칠 겁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계 미국 대통령이 나올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정치 지도자 힘이 220만 한국 교민의 권익신장과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될 뿐 아니라 조국과 미국의 우호관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를 무대로 더불어 사는 민족

그는 한민족의 미래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한국문화에는 '한(恨)'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열등감도 많고 남을 신용 못하고 질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한이 바탕이 돼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이제 정치,경제적 안정과 번영을 이룬만큼 '한'은 점차 없어질 것이고 남을 축하하고 더불어 사는 여유를 가진 민족,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민족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겁니다."

신 의원은 이를 위해 한인들끼리 경쟁하기 보다 세계를 무대로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같은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FTA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계층이 있겠지만 미국에 우수한 인력이 진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할수 있어 경제적 번영을 누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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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씨애틀=김정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