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이호영 객원기자] " 한심스런 4번 타자다 "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부진에 대한 현지 언론의 혹평이다. 이승엽은 17일 고시엔구장서 열린 '2007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세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하며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요미우리는 1-4로 패했다.
요미우리 입장에서는 1위를 지킬 수 있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73승 1무 60패를 기록, 센트럴리그 3위로 내려앉았다. 다른 팀 성적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없어졌다. 요미우리는 현재 1위 한신과는 0.5게임차, 2위 주니치 드래곤스와는 게임차 없이 승률 2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워낙 중요한 경기를 내준데다 이승엽의 부진이 두드러진 경기다 보니 그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49)은 " 유일한 타점이 된 다니의 홈런은 훌륭했지만 그것만으로 이길 수는 없다 " 며 이승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시노즈카 가즈노리 요미우리 타격 코치는 인터뷰에서 " 타순 조정을 고려해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 며, 현재 타선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이 말의 중심에는 4번 타자인 이승엽의 불만족스러운 성적이 있다.
요미우리 계열 신문인 < 스포츠 호치 > 도 이승엽을 겨냥해 " 1번 다카하시를 비롯해 중심타자들이 모두 무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4번 타자인 이승엽은 3타석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좋은 부분이 없었다 " 는 원색적인 표현을 썼다. < 니칸 스포츠 > 는 '한심스런 4번 타자임을 드러낸 경기'라는 혹평을 그대로 실었다.
이승엽은 4번 타자로 나선 이후 8경기에서 34타수 6안타(타율 0.176)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특히 타점이 단 1개에 불과하다. 이는 4번 타자의 중책을 생각해 볼 때 상당히 미흡한 성적이다. 더구나 일본에서 이승엽은 철저한 '외국인 선수'이기에 비난의 강도는 더할 수밖에 없다.
이승엽은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지난 2경기에서 8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비교적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고 스트라이크에만 타격을 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그러나 직접적인 팀의 득점과 연관되는 상황이 적은 것은 '옥에 티'였다.
반면 3번 타자였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는 선제 투런 홈런을 때리는 등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으로 중심타자의 면모를 확실히 과시했다. 모두 팀 성적과 직결되어 의미는 더욱 컸다.
일본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차별은 심각하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오히려 이승엽 자신이 불러온 굴욕이라 할 수 있다. 성적이 잘 나오는 선수를 언론이 무작정 비난하지는 않는다. 만약 부진이 지속될 경우 엄지손가락 부상 투혼도 그대로 묻히게 될 공산이 크다.
이승엽은 지난 7일과 8일 한신전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친 때의 좋은 타격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일본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찬사로 바꿀 수 있는 주인공은 오직 그 자신뿐이다.
▲ 이승엽 2007년 정규시즌 성적 (이하 센트럴리그 18일 오전 기준)
501타수 136안타(12위) 27홈런(공동 7위) 64타점(15위) 37볼넷 110삼진
타율 0.271(25위) / 출루율 0.322(공동 27위) / 장타율 0.489(공동 12위) / OPS 0.811(14위)
▲ 2007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상위권 3개팀 순위
1. 한신 타이거즈 / 70승 4무 56패 / 승률 0.556
2. 주니치 드래곤스 / 70승 2무 57패 / 승률 0.551 / 0.5게임차
3. 요미우리 자이언츠 / 73승 1무 60패 / 승률 0.549 / 게임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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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이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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