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박지성 외

[스크랩] '보로맨' 이동국, "출전시간 적어 아쉬워"

도깨비-1 2007. 4. 21. 21:34
뉴스: <'보로맨' 이동국,
출처: 스포탈코리아 2007.04.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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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뛸 시간이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맨체스터 원정경기를 떠나기 직전, 미들즈브러이동국(28)이 남긴 말이다.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 있었으며 다소간의 답답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비운의 스타' 이동국은 그렇게 맨체스터행 버스에 올라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원정경기를 하루 앞두고 미들즈브러(이하 보로)의 연습구장에서 만난 이동국은 예상대로 밝은 표정이었다. 비록 보로에서 만족할만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안히 적응하고 있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텔레비전에서 본대로 밝은 금발머리로 염색을 하고 있었다.

보로는 경기 전날에는 반드시 오전 훈련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평소와 다르게 오전 훈련을 하지 않고 맨체스터로 이동을 해서 오후 훈련을 할 것이라고 이동국은 설명했다. 그는 맨유와의 원정경기에 나설 18명의 원정 멤버에 이름을 올렸고 이중 2명은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지 2개월, 그동안 느낀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동국은 가장 먼저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 출전시간이 짧아 아쉽다 " 라며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호소했다.

" 내 기량을 마음껏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시즌이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면 FA컵이나 칼링컵 등이 있어 많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인 지금은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아요. "

"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경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에요. 일단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습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출전 기회가 적어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를 기용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

이동국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여름 이동국의 독일행을 막아섰던 무릎 부상도 축구를 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나았다. 물론 오랜 재활기간으로 근육량이 줄었지만 꾸준한 운동은 그를 무릎을 강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몸 상태는 나쁘지 않으면서도 이동국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경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중용하다 보니 출전시간이 많은 비두카나 야쿠부가 이동국에 비해 기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동국으로서는 다소 답답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동국은 자신을 다른 경쟁선수들과 차별화시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자신을 영입한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충족시켜야 한다며 영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비두카나 야쿠부는 주로 수비수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정통 스트라이커입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움직여서 수비수 뒤로 파고들어가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슈팅으로 득점하는 특징도 살려야죠. "

짧은 인터뷰 내내 성실한 답변과 여유로운 웃음을 보여준 이동국은 잔뜩 구름이 껴 회색빛이 감도는 영국의 날씨와 어울려 편안해 보였다. 그가 편안해 보이는 이유는 좀처럼 터지지 않는 첫 골에 대한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네 경기가 남은 올 시즌을 적응기로 보고 있다. 그의 시선은 이미 내년 시즌을 향해 있었다.

" 첫 골이 안 터지니까 처음에는 마음이 급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골보다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두 골 넣었다고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거든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연히 넣는 골보다 게임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몇 번의 실패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갖게 된 이동국. 비록 올 시즌에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내년 시즌에는 날카로운 대포알 슈팅으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하는 공격수가 되길 바란다. 그가 세우고 있는 계획처럼 말이다.

달링톤(영국)=손춘근 기자

사진=이동국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