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한국시간) 새벽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06-0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미들즈브러-왓포드전.
후반 44분 이동국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한 호주 출신 공격수 마크 비두카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것이다.
이미 승부의 추는 4-1로 앞서 가던 미들즈브러 쪽으로 한참 기울어진 상황.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동국에게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한 교체라기 보다는 이날 맹활약을 펼친 비두카가 홈팬들에게 박수 받을 기회를 연출하기 위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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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체 출전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곧바로 자신이 출전한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무엇인가를 보여 주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투입되자 마자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장면을 연출했던 이동국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상대 수비 3명을 두고 넘어지며 한차례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비록 짧은 출전 시간이었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경기후 영국 스포츠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동국에 지금까지의 최고 평점인 8점을 주며, '창조적이었다'(Creative)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지난 2001년 브레멘 시절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브레멘에서 피사로-아일톤 투톱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이동국은 6개월의 임대 기간 동안 8경기에 출전, 1도움만 기록한 뒤 쓸쓸히 보따리를 쌌다.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자 팀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후반 교체 출전하면 경기에 집중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실패의 중요한 이유였다.
사실 미들즈브러에서 이동국의 주변 상황은 6년전과 흡사하다. 이동국은 프리미어리그 입성 이후 이렇다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동국이 출전 기회를 잡은 경기는 총 6차례(FA컵 포함). 그러나 한차례의 선발 출전(3월 17일 맨체스터 시티전), 후반 19분 교체 출전 1회(3월 3일 뉴캐슬전)를 제외한 4번은 모두 후반 40분 이후의 투입이다.
남은 프리미어리그 일정 동안 이동국에게 지금보다 많은 출전 시간이 보장될 전망도 그리 높지 않다.
현재 10승9무13패(승점 39)로 12위를 달리고 있는 미들즈브러는 남은 6경기서 총력전을 펼쳐 다음시즌 UEFA컵 참가 티켓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확실한 투톱 비두카-야쿠부가 꾸준히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서도 '실험'과 '변화'를 꾀할 여유가 없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9일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 스쿼드의 대폭 물갈이를 예고했다.
" 남은 6경기에서 선수들의 활약상을 살펴 본 뒤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게 될 것이다. 선수들은 나에게 이 기간 동안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야 한다 " 고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이동국도 예외는 아니다.
6년전과는 다르게 이동국이 이런 악조건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확실한 사실은 그때와 지금의 '라이언킹'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8일 왓포드 전에서 3분의 짧은 출전 시간 동안 이동국은 이를 증명했다.
/이지석기자 jslee@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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