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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생면부지 환자에 골수 기증한 대학생>

도깨비-1 2007. 2. 22. 19:10
뉴스: <생면부지 환자에 골수 기증한 대학생>
출처: 연합뉴스 2007.02.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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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 환자에 골수 기증한 대학생>


(오산=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거창한 사명감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내가, 내 가족이 백혈병에 걸렸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니까 망설임 따윈 들지 않더라구요"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기꺼이 자신의 골수를 기증한 대학생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신대학교 신학과 4학년 한상돈(26)씨. 지난해 4월 백혈병을 앓고 있던 40대 여성에게 골수를 이식해준 한씨는 이 일로 23일 졸업식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상을 타게 됐다.

한씨가 맨 처음 한국조혈모세포은행에 골수기증 희망 등록을 한 것은 2005년 7월.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군대에서 골수기증을 해본 친구가 있는데 처음에는 그 친구를 따라 별 생각없이 기증 등록을 했어요.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죠. 그러다 한 행사에서 골수 기증을 받은 환자들이 나와 자신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말을 전하는데 그냥 호기심으로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더라고요. 그 날 이후로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죠"

드디어 지난해 2월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한씨는 그 자리에서 골수기증 의사를 밝혔다.

골수 기증 희망자로 등록을 해놓고도 막상 실제로 기증 요청이 오면 마음을 바꿔 응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씨에게는 순간의 망설임도 없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골수이식이 고통스럽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잘 몰라서 하는 말이죠. 오히려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빨리 나타난 것에 감사해요"

어릴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아들이 `그 위험하다는' 골수기증을 한다는 소식에 한씨의 부모님은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씨는 며칠 동안 부모님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허락을 받아냈다.

"부모님도 골수기증이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셔셔 반대가 심했어요. 하지만 `만약 내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생각해 보시라.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다면 어떻겠느냐'며 설득했죠"

처음에는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마음으로 골수기증에 관심을 갖게 된 한씨지만 이제는 `골수기증 전도사'가 다 됐다. 요새는 친구들에게 `같이 골수기증하자'고 권유하기 바쁘다.

"그냥 제가 해보고 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학교에서 상을 준다고 할때도 상받고 자랑하려고 한 일이 아니라 고민이 좀 됐는데 골수기증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받기로 했어요."

졸업 후 목사의 길을 걸으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에 더 큰 힘을 쏟고 싶다는 한씨는 "뿌듯함 같은 것 보다는 그저 저의 골수를 받은 환자분이 빨리 완쾌하셨으면 하는 마음 뿐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몇 번이고 골수기증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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